(X) 지역·기관 활동 소식

기왓장 사이에 애기똥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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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연합 사무실 뒷편, 제법 오래된 기와장 집이 있습니다.

이 집 지붕은 퇴색해 풀들이 자라난 한옥 기와지만, 몸 전체는 붉은 벽돌로 채워져 있습니다.

단층 기와집은 3층 짜리 주변 건물에도 가려져 큰 길에서는 흔적 조차 볼 수 없습니다.

 

일요일 오후, 이른 더위 만큼이나 뜨겁게 달궈진 머리를 식히려 옥상에 올랐습니다.

요즘들어 머리 용량과 성능에 깊은 회의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담배 때문인가? 아니면 술 때문인가?’ 잠시 핑계를 찾지만, 이내 내뿜는 담배 연기에

사라져 버립니다.

 

볕이 잘 드는 기와장 고랑따라 노란 물결이 바람에 따라 흔들립니다.

황토로 채워진 기왓장 속에서부터 조그만 틈새를 비집고 애기똥풀이 맺혔습니다.  

애기똥풀은 곡선이 넘쳐나는 지붕에서 일자로 뿜어 냅니다만, 왠지 안쓰럽습니다.  

 

지붕 한편에서는 담쟁이 넝쿨이 지붕 전체를 덮을 기세로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건물에 가려 일찍 볕이 가려지는 남쪽에서 자란 놈들은 거침없이 벽을 타고 넘어와  

기와집 지붕의 전략점 거점을 이미 점령했습니다.  

용마루에서 팔만 내리면 지붕 전체가 이들 차지가 될 듯 합니다.  

 

올 여름, 스무평 남짓되는 기와지붕에서는 담쟁이 넝쿨과 애기똥풀과의 혈투가 벌어질 것입니다.

괜시리 애기똥풀이 안쓰러워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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