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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댐은 대안이 아니다.

http://blog.naver.com/ecocinema/120159401445

<이 글은 2002년 10월 월간 마운틴에 실린 글입니다>

http://www.emountain.co.kr/contents_main.htm?upmenuid=401&menuid=401&contentsid=546

 

 

더 이상 댐은 대안이 아니다
물길 거스르지 말아야… 산은 천혜의
‘녹색댐’
글·사진 | 이철재 |
(leecj@kfem.or.kr)

 

지난 달 영남지방의 물난리에 이어 태풍 루사가 할퀴고 지나간 전국의 모습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액만도 5조원을 훨씬
넘었다. 정말 하늘이 원망스러울 정도다. 그런데 조금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이번 수해를 정말 하늘이 만든 재해로만 생각할 수 있을까? 한번
생각해 보자. 이번 수해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로 연간 강수량이 1250mm인 우리나라에 하루 사이 900mm가
내렸다는 것이 원인이 된다. 그리고 둘째는 유한한 자연을 무한하게 착각하는 현대산업사회의 필연적인 결과물이 아닐까? 흐르는 강물을 막아 버리고,
또는 완전히 덮어 버리거나 도로를 만들어 버리고, 잔뜩 물을 머금어야 할 울창한 산림들은 가차없이 베어 버리고 산은 제살 깎아 만든 커다란
건물로 뒤덮이고… 하늘을 원망하기 앞서 지난 시기의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낙동강을 예로 들자. 원래 낙동강 유역은
홍수기에 물을 흡수하고 갈수기에 물을 공급하는 배후 습지가 풍부하게 발달된 곳이었다. 그러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배후 습지에 공단과 도로가
들어서게 되었고 좁아진 강폭을 위해 높고 획일적인 제방을 쌓아 올렸다. 이러한 직선 제방은 하천의 유속을 빠르게 하며 그 강도를 더욱 높게
하였다. 그 결과 부실한 제방이 부서지면서 피해를 더욱 크게 만든 것이다. 인간에 의해 저질러진 파괴가 고스란히 인간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정말로 슬픈 현실은 환경 파괴에 대한 자연의 경고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수해를 핑계로 또다시 대규모
환경파괴를 자행할 수밖에 없는 댐 건설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국어 사전을 보면 댐은 ‘발전·관개·수도·수량 조절 등의 목적으로, 바다나
강을 가로질러 막아 쌓은 대규모의 둑’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로 중요한 단어가 빠져 있는 것은 아닐런지. 그것은 ‘엄청난 환경
재앙’이란 표현이다. 왜냐하면 지난 세기가 댐 건설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댐에 의해 발생된 피해를 복구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지난
20세기 동안 전세계적으로 80만개의 댐이 건설되어 강줄기를 가로막고 산림을 황폐화 시켰다. 그중 ‘국제 대형 댐 위원회(ICOLD)’ 기준으로
15미터 이상 되는 대형 댐은 45,000개에 달한다. 인류는 거대한 구조물인 댐을 세우면서 인간이 자연을 정복할 수 있는 증거라고 기뻐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댐의 건설은 많은 주민들이 농경지와 고향을 떠나도록 하고, 자연생태계를 교란시켜 엄청난 환경 재앙을 가져 왔다. 특히 대형 댐은
세계적으로 4천만 내지 8천만 명의 주민을 고향과 삶의 터전에서 이주시켰으며 이로 인해 이주민들은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고,
지역공동체 붕괴, 정신적·신체적 건강 상태의 악화를 초래하였다. 또한 수많은 어류 및 수생동식물을 멸종시키고, 육상동물의 이동로를 차단하였으며
광대한 숲과 습지, 농토를 파괴하였다.

댐은 그 자체의 안전성 때문에도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대형 댐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1950년부터 1981년까지 3,200개의 댐에서 사고가 발생하였다. 그리고 세계에서 최악의 댐 사고라 할 수 있는 것도
중국에서 발생하였다. 1975년 8월 태풍이 중국 중부의 헤난 지역을 강타했을 때 양쯔강 하류의 지류인 하우이 강에 있던 반퀴아오댐과 쉬만탄댐이
붕괴하여 85,000명 이상이 수장되었다. 게다가 145,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 지역에 닥친 전염병과 기근으로 인해 사망하였다. 인간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건설되었다는 댐으로 인해 처참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1972년 인도 구자라의 맞추II 댐과
1963년 이탈리아 알프스에 있는 바이온트 댐에서 최악의 참사가 발생하여 각각 2,000여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대형 댐
765개로 세계 7위의 댐 보유국이며 추가로 132개의 댐이 건설 중에 있다. 그리고 농업 관개, 공업용수, 식수공급, 홍수조절 등의 목적으로
건설된 크고 작은 댐을 모두 합하면 무려 2만여 개에 이른다. 2만여 개의 댐이 건설되기까지 우리의 자연은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 상상조차
어려울 것이다.

산림의 수원함양 가치는 13조 2990억

우리나라에서 댐 반대 운동의 시작은 1997년
강원도 인제군에서 일어난 내린천댐 반대운동부터 찾을 수 있으며 본격적인 운동은 동강 댐 반대운동을 들 수 있다.내린천댐 반대운동의 경우
지역주민과 지자체의 승리였다고 한다면, 동강댐 반대운동은 전국민은 물론 전세계적인 반대 운동의 승리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댐 반대 운동은
2001년 다시 불붙기 시작했는데 같은 해 7월, 건교부는 봄 가뭄을 핑계로 한탄강댐, 지천댐, 적성댐, 밤성골댐 등 12개 지역에 새로이 대형
댐 건설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에서는 건교부 발표의 부당성을 알려 나가면서 전국적인 연대모임을 결성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환경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 대책위가 결합한 ‘댐 반대 국민행동’이다.

‘댐반대
국민행동(www.nodam.or.kr)’은 환경과 생명 파괴를 초래한 댐이 더 이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알리고 있다. 그리고 현실적 대안으로 공급위주의 물 정책이 아닌 수요 중심의 물 정책으로의 전환을 추구한다. 한 예로 댐 건설비용의
0.5퍼센트도 되지 않는 800억 원을 들여 절수형 변기를 전국에 도입하기만 해도 연간 3억 6천만 톤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녹색댐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자료에 의하면 북한강 수계인 소양강댐, 화천댐, 춘천댐, 의암댐에 의해 수몰된 지역은 여의도 면적의 10,000배가
넘는 875,160㎢나 되는데 거의 대부분 산림 지역이었을 것이다. 녹색댐이란 산에서 하천으로 흘러드는 빗물의 속도를 느리게 하여 산지가
머금은 물의 양을 늘리고, 가뭄에는 머금은 물을 흘려 보내 하천유입수의 양을 일정하게 하는 숲의 기능을 말한다. 이때 댐의 기능을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산의 토양 공극(孔隙)인데, 이러한 조건은 수목이 있어야 가능하고, 또 낙엽과 수풀과 관목 등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역할 하는
지렁이와 개미, 미생물 등의 활동에 의해 발달하므로 산지 전체를 녹색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산림청은 우리의 산림을 충분히 가꾸었을
경우,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서 밝힌 계획 목표용수의 5배에 가까운 57억 톤을 확보하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2000년 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천문학적 수치인 총액 49조 9510억 원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이중
수원함양의 가치를 13조 2990억 원으로 산정하여 산림의 공익적 가치 중 두번째로 평가하고 있다. 더구나 녹색댐은 홍수와 가뭄을 막는 것
외에도 대기정화기능, 수질정화기능을 수행하고 토사유출을 막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림자원을 육성하고 야생동물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등 그 공익적
가치가 크다.

이러한 사실은 더 이상 댐이 대안이 될 수 없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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