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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체르노빌 22주기 -한국 핵산업계의 비밀주의를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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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2)


 


[체르노빌 핵참사 22주기]


한국 핵산업계의 비밀주의를 경고한다


 


 


1. 체르노빌의 교훈비밀주의의 참담한 결과


벌써 22년이 지난 일이다. 1986년 새벽 1 24분에 구소련 첨단과학의 상징이던 체르노빌핵발전소가 폭발했다. 핵분열 연쇄반응이 제어되지 못해 수증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1차 폭발로 1,000톤에 달하는 원자로 지붕이 날아갔다. 연이은 폭발로 쏟아져 나온 50여톤 가량의 핵물질이 1km 상공까지 치솟고 핵연료봉은 2000℃가 넘는 온도로 녹아내렸다.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무기의 핵물질이 45kg에 불과한 것에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이 핵물질들은 반경 30km 지역을 오염시켜서 지금도 출입금지 구역이 되어 있고 대기를 타고 북반구 전체로 퍼져나가 일본에서도 검출되었다.


 


정전 시에도 안전시설이 가동 될 수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해서 비상디젤발전기와 비상냉각장치, 비상신호체계도 끄고 제어봉 개수도 줄이면서 무리하게 실험을 강행하다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판단착오에서 폭발로 이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56초에 불과했다.


 


각종 보고서에 의하면 전 유럽의 40%가 당시 방사능 낙진에 의해 오염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높은 수준의 방사성물질에 의해 오염되어 있는 야생동식물이 발견되고 있다. 당시에 피폭되었거나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한 이들은 물론 그 아이들에게서 갑상선암, 백혈병 증가가 보고되고 있으며 20년 이상의 긴 잠복기를 가지고 있는 유방암과 같은 고형암의 피해보고도 이제 시작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수 십 만 명이 여전히 고통 받고 있으며 그 숫자는 세월이 지날 수 록 늘어나고 있다.


 


체르노빌 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발생했던 크고 작은 핵시설 관련 사고의 연장선상에서였다. 1957년 첼라빈스끄의 고준위폐기물 저장고 폭발 사고, 1980년 꾸르스끄 핵발전소 사고 등이 발생했지만 구소련 당국은 사고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이전 사고의 원인과 피해가 공개되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고, 안전에 대한 일상적 감시를 통해 사회적 긴장감이 유지되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에 의해 정보가 통제되던 구소련은 소수의 관료와 과학자들이 스스로 건 안전신화의 집단최면으로 결국 그들조차도 상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재앙을 일으킨 것이다. 시민에 의한 적절한 통제기능이 상실된 비밀주의 사회에서는 어떤 첨단 기술로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2. 철저한 비밀주의에 갇힌 한국의 핵산업계


한국핵산업계의 비밀주의도 극에 달하고 있다. 1984년과 ’88년에 월성 1호기 냉각수 누출 사고가 ’88년 국정감사 때까지 감춰졌다. 1995년 월성 1호기 방사성물질 누출도 1년 뒤에 보도되었고 1996년 영광 2호기 냉각재가 누출도 몇 주 후 주변 환경을 오염시킨 뒤에야 알려졌다. 2002년 울진 4호기 증기발생기의 관 절단으로 인한 냉각수 누출사고도 단순 누설사고로 축소 은폐했다. 2004년 영광 5호기 방사성물질 누출이 감지되었으나 재가동을 강행했고 일주일간 방치했다. 지난해는 핵물질 3kg이 들어있는 우라늄 시료박스가 소각장으로 유출된 사건이 3개월이나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졌지만 분실된 우라늄은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핵산업계의 대처는 전형적인 비밀주의 행태로 사고 초기에는 은폐하고 더 이상의 은폐가 힘들어지면 사고를 인정하되 방사성물질 누출이나 심각성을 부정하거나 미미한 것으로 치부해 버린다.


 


핵시설 안전성 검증을 위한 기본 자료도 공개하지 않는다. 2003년 부안을 핵폐기장 적합지역으로 선정할 때도 선정 후 한 달 동안원전수거물 관리시설 후보부지 예비조사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지 않다가 TV 공개토론회에서 지적당하자 다음날로 공개했는데 그 내용이 형편없어서 지질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았었다. 그런데 경주를 핵폐기장으로 지정해서 지난해 말 착공했는데도 지금까지 본보고서 뿐만 아니라 예비조사 보고서조차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고리 1호기 역시 지난해 말에 수명연장 허가를 얻어 재가동되고 있음에도 수명연장에 필요한 안전조사 보고서 일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아직 세계적으로 한 기도 수명연장이 추진되지 않았던 캔두형 원자로인 월성 1호기도 마찬가지로 진행되고 있다.


 


절대적 위험이 내재된 핵산업은 무엇보다 투명성이 보장되고 사회적 견제를 통한 긴장감이 유지되어야 안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된다. 미국과 같이 독립적인 규제기관도 없는 한국의 현실에서 핵발전 기술을 진흥하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관리감독도 병행하다 보니 규제기능은 사라지고 핵산업계의 들러리로 전락해버린 지 오래다. 한국민은 핵사고 안전 예방을 위한 정부의 기본적인 역할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3. 최악의 핵사고를 불러일으킬 한국 핵산업계의 비밀주의에 경고한다.


공익적 목적에 사용하도록 전기요금의 일부를 적립한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매년 100억원이 넘는 돈이 원자력문화재단의 홍보 사업에 쓰이고 있다. 2006년에는 129억원의 돈을 핵에너지의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광고하는 데 사용했다. 기본을 지키지 않고 겉만 치장하는 기만적인 방식으로는 속만 썩어 들어가게 만든다. 한국의 핵산업계는 어두컴컴한 비밀주의에 쌓여 핵사고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


20개의 핵발전소 중에 8기가 대도시인 부산, 울산, 경주 인근에서 가동되고 있고 여기에 6기가 건설 또는 계획 중이다. 좁은 땅에 인구밀도도 높은 한국에서 지금 핵산업계와 정부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효율성 향상만으로 유럽에 가동 중인 140여개의 핵발전소를 2050년까지 폐쇄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 2005년에 발표했다. 한국정부도 전력소비 효율 증대와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통해 장기적으로 저탄소, 탈핵 국가로 가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동시에 가동 중인 핵발전소와 건설 중인 핵폐기장의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핵산업계와 관련된 관료들의 비밀주의 행태를 엄중히 경고하며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1. 경주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리장의 부지안전성 조사 보고서 일체를 공개하라.


1. 고리 1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수명평가서 등 안전성 검증 조사 보고서 일체를 공개하라.


1. 핵발전소 추가 건설계획 중단하고 가동 중인 핵발전소 폐쇄 계획에 돌입하라.


 


 


 


 


 


2008 4 24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윤준하 ▪ 조한혜정 ▪ 최재천 사무총장 안병옥


 


 


문의: 에너지기기후본부 양이원영부장 (018-288-8402 yangwy@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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