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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수법을 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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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5일 서울시가 4대강 주변 개발법으로 불리는 ‘친수 구역 활용 특별법(이하 친수법)’을 전면재검토해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친수법이 한강 주변에 관광과 레저 사업 등을 허용해 서울시민들의 식수원인 팔당 상수원이 오염될 우려가 있다는 서울시의 지적이다.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MB 정부의 4대강 사업에 태클을 걸었다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시장 입장에서 친수법이 가져올 상수원 수질 오염을 그냥 좌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지적은 매우 타당하다. 

 

이에 대해 국토부 해양부는 곧바로 해명자료를 발표 해 “친수법 및 지침에서 상수원 보호구역은 수질보전을 위해 친수구역 지정 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 및 친수법에 대해 이런 저런 이유를 끌어다 변명과 괘변을 늘어 논 이전 사례에 비해 이번 서울시의 친수법 문제제기에 대한 국토부의 해명자료는 이례적으로 매우 짧다. 친수법에 대해서는 크게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것과 이 순간만 넘어 가고 보자는 국토부의 꼼수가 읽혀지는 대목이다. 그러면 국토부의 주장처럼 친수법이 수질 오염과 상관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법률 때문에 4대강 주변 난개발과 그에 따른 수질 오염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친수법은 지난 2010년 12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한 2011년 예산 통과 과정에서 함께 날치기 처리됐다. 당시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날치기의 진짜 목적은 예산이 아니라 친수법이었단 말이 나올 정도로 MB 정권과 개발 진영에게 최대의 선물이 됐다. 4대강 사업의 마침표를 이 법을 통해 구현하겠다는 것으로 정권 입장에서는 4대강 화룡점정법이다.  

 

하지만 친수법은 절차적, 실체적, 법률적으로 중대한 하자 덩어리다. 2010년 1월 당시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 등에 의해 발의된 친수법은 해당 상임위에서조차 단 한 차례의 토의나 공청회조차 없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 입법권한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다.

 

토건의, 토건에 의한, 토건을 위한 특별법

 

법률 내용을 살펴보면 이 법의 문제점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친수법은 4대강사업지역은 물론 국가 하천구역을 개발할 수 있게 만든 법이다. 현행 하천법 44조의 ‘친수구역 개발’에서 착안한 것으로 친수법 시행령에 의하면 ‘하천구역 경계로부터 양안 2킬로미터 범위를 50% 이상 포함한 지역(최대 4킬로미터)을 친수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2만4천 평방킬로미터가 개발 대상이 되는데 비율로 따지면 전국토의 23.5%라는 광대한 면적이 직접 및 잠재적 개발 가능 지역이 됐다.

 

친수구역 개발주체는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와 토지주택공사, 지방정부, 지방공기업으로 한정하고 수공을 우선사업자로 지정했다. 이는 4대강 사업에 8조원의 선투자를 감행해 적자경영이 불가피한 수공의 개발권을 확보해주는 특혜이자 지방정부의 개발욕구를 반영, 4대강 사업 반대명분을 약화시키고 토건카르텔을 공고히 하는 방편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수공은 4대강 사업에 ’10년 3.2조원, ’11년 3.8조원, ’12년 1조원 등 3년간 총 8조원을 투자함으로써 부채가 2008년 1조 9,600억원에서 2014년에는 15조원으로 7.6배 증가하고, 부채비율은 2008년 19.6%에서 2014년에는 135%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는 4대강 사업비 차입에 따른 금융비용(이자) 전액을 정부가 보전하는 것을 가정하여 추계한 것으로 만일 금융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수자원공사가 부담하게 될 경우 수자원공사의 재무건전성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수 있다.  

 



수공은 이미 2010년 공사비 3조 2천억 원 전액을 회사채 발행으로 충당했고 2012년까지 총 8조원을 아마도 같은 방식으로 확보, 투자할 예정이다. 이러한 수공의 선투자금을 회수할 방안으로 4대강 유역의 친수구역개발권을 수공에 우선배정하고 사업비는 전액 국가재정에서 충당함으로써 4대강 사업의 충실한 이행자인 수공을 지원하고 있다. 만약 친수구역 개발사업이 정부계획대로 수익이 나지 않아 적자가 늘어나면, 2010년 LH공사 적자 보전 사례처럼 국민세금으로 수공 손실을 보전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국민의 70%가 반대한 토건사업에 또다시 국민혈세가 낭비되는 사례를 만드는 것 이다.

 

수질오염특별법, 난개발 조장법

 

친수법에 의한 더 큰 문제는 개발단위를 소규모로 가능하게 한 것이다. 친수구역 개발규모를 최소 10만 평방킬로미터 (3만3천평)로 정했으나 필요할 경우 3만 평방킬로미터 (1만평)도 가능하게 완화조항을 설치함으로써 자본력이 없는 지자체나 공기업에 의한 난개발을 허용하고 있다. 

 

친수법은 친수구역 개발이익금 (친수구역조성사업으로 인해 정상지가상승분을 초과한 토지초과이익의 일부)으로 4대강의 수질과 생태계 보전이 아닌 하천공사와 하천의 유지보수공사에 사용하도록 명시한 ‘하천관리기금’을 조성할 것이 포함돼 있다. 이 기금은 개발이익과 전입금, 기금운용수익금 등으로 조성하는데 전액 국고로 귀속돼 지방정부나 지역시민사회가 개입할 여지가 전혀 없고, 기금용도를 하천공사로 제한해 친수구역 개발에 따른 4대강 등 하천수질악화에 대한 대책은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아닌 자의 비용으로 시행한 국가하천공사비용을 이 기금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민간기업이 대행한 하천공사까지도 기금사업으로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갖고 있다. 정리하자면 4대강 유역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발과 하천유지관리를 위해 만들었다는 친수구역활용특별법은 토건의, 토건에 의한, 토건을 위한 법률이라는 말이다.  

 

국토부는 상수원지역은 친수법에 의한 개발 대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법률 내용은 그렇지 않다. 국가하천 양안 최대 4킬로미터 구간에 친수구역이 지정되면 ‘4대강 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 상 ‘수변구역’이 자동 해제된다는 것이 법률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설사 상수원지역이 포함되지 않다하더라도 상수원 상류 지역이 개발되면 그에 따른 수질 오염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불특정 지역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원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개발 전 산지보다 개발 후 도시화된 지역에서 BOD(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는 92배, SS(탁도)는 24배 비점오염원이 증가하는 것으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친수법에 의한 친수구역이 지정되면 오염원은 크게 증가하는 반면 비점오염원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1989년부터 2007년까지 환경부 수질관리예산 분석해 보면 수질개선을 위한 정부대책의 비점오염원 대책은 전체의 0.25% 수준에 불과했다. 또한 정부의 4대강 사업 수질 관련 예산도 비점오염원에 대한 대책은 극히 낮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강물이 정체돼 수질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데, 하천변 개발은 수질을 더욱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어쩌면 시화호 사례처럼 ‘관리 불가’ 수준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4대강 변 전체를 잠재적 친수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함으로써 토건세력은 4대강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친수구역개발을 통해 지속적 개발을 할 수 있게 됐다. 친수구역 개발사업의 내용은 <주거, 상업, 산업, 문화, 관광, 레저> 등 도시개발은 물론 관광 산업단지도 가능하다. 나아가 운하시설로 활용가능한 <마리나항만> 도 만들 수 있게 됐다. 4대강 본류의 평탄화와 직강화에 이어 선박정박시설도 설치 가능하게 한다는 것은 운하개발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친수법 폐기가 정답

 

정부는 친수법에 의한 친수구역 시범지구를 올 상반기에 지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4대강 주변의 외지인 토지소유 비율이 70%가 넘었다는 언론보도가 있는 만큼 상황이 수상하다. 아니나 다를까 유력한 친수구역 후보지인 남한강 이포댐 인근과 낙동강 구미댐 인근 지역의 지가는 비상식적으로 뛰었다. 환경운동연합이 주요 지역의 토지대장 등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친수법이 날치기 통과되기 전부터 이 지역의 지가 상승은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해당 지역 지자체들은 자체적인 거대 개발 구상을 밝히며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조장하고 있다.  

 

게다가 친수구역을 지정하는 친수구역조정위원으로 MB 최측근이며 청계천 뇌물 비리 전력자를 인사를 선임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친수구역조정위원회는 국가하천 양안 4Km까지 개발할 수 있는 친수구역의 지정 및 변경,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핵심기구다. 여기에 양윤재 전 서울시부시장이 자리를 차지했다. MB는 청계천 뇌물 비리로 구속된 양 전 부시장을 대통령 취임 해에 사면복권 시키더니 같은 해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다.  

 



MB와 양윤재 전 서울시 부시장은 흡사 주군과 가신 같은 관계를 위지하고 있다. 비리 전력이 있는 인사를 친수구역 조정에 앉힌 의도는 너무도 분명해 보인다. 정권말기에도 MB 뜻대로 개발 세력을 위한 ‘작업 반장’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깝게는 총선, 멀게는 대선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이 정권의 숨은 꼼수다.

친수법은 처음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이 법을 발의한 새누리당 백성운 의원은 입법 의미에 대해 “하천주변의 난개발을 방지하고, 친환경적이고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 밝히고 있지만 실상은 난개발과 투기만 조장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 식수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과 4대강 사업 저지 운동 진영은 친수법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야당에서는 2011년 친수법 폐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이다. 하지만 현재의 야당 세력으로 4대강 사업 후속법인 친수법을 지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을 넘어서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가장 어리석은 것은 과거에 잘못을 되풀이 하는 것이다. 90년 대 중반 ‘준농림지’ 제도는 난개발을 부축였고, 그에 따라 4대강 수질을 악화됐다. 친수법은 이전 오류를 되풀이 하고 있다. 따라서 친수법은 수정 또는 보완이 아니라 폐지되어야 한다. 그것이 정답이다. 그리고 그 정답을 맞추기 위해서는 이번 총선에서 MB 정권과 새누리당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있어야 한다. 잘못된 정권을 심판하는 것은 시민들의 당연한 권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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