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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는 갯벌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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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는 갯벌매립
이혜경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인천국제공항을 가기 위해 영종대교를 지나다 보면 오른쪽 편으로 붉은 빛의 융단이 광활하게 펼쳐진 장관을 만나게 된다. 혹자는 아름다운 풍경이 보고픈 날 영종도로 가서 붉게 물든 갯벌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세계에서 보기드문 자연경관인 붉은 빛의 갯벌은 우리나라 최대의 칠면초 군락지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이 경관을 보며 탄성을 자아낸다. 그리고 이곳이 한국의 첫인상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 갯벌을 매립하겠단다.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취화선에서 인상깊게 남아있는 붉은 뻘밭으로 많은 사진작가들의 촬영장소로 사랑받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인 갯벌을 매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얼마나 은밀히 추진되었던지 벌써 공람공고와 주민설명회까지 끝마치고 항만기본계획을 변경해 기본계획이 수립된 상태인데 내용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조차 없다. 게다가 인천시는 사전환경성 검토서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었음에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당선 초기 송영길 시장이 내건 ‘갯벌 추가매립 금지’에 대한 공약은 이미 잊어버린지 오래다.

전국에서 갯벌감소가 가장 심각한 인천에 또다시 대규모 갯벌매립이 등장했으나 여전히 관심밖이다. 이번 갯벌매립의 목적은 ‘준설토투기장’ 조성을 위해서라고 한다. 준설토 투기장이란 배가 다니는 항로를 유지하기 위해 바닥을 파낸 준설토를 투기하는 곳이다. 지난 1985년부터 남항 제1, 2, 3투기장, 북항 투기장, 청라투기장 등 많은 갯벌이 준설토 투기장 조성을 위해 사라져갔다. 전국적으로 50개 지정항만 곳곳에 준설토 투기장이 조성되고 있어 준설토 투기장으로 인한 갯벌파괴와 연안훼손은 심각성이 정도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대응은 속수무책이다. 해양수산부가 존속했던 당시 준설토의 재활용에 대한 용역을 진행 바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양수산부가 사라지고 국토해양부로 통합되면서 이 용역은 돌연 중단되었다. 그리고 해양을 보전할 의무가 있는 국토해양부가 오히려 준설토 투기장 조성이란 명분으로 전국 곳곳의 갯벌을 훼손하고 있으나 이를 누구도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이 대형화되고 대규모 항만이 개발되면서 준설토 투기장이 급격히 증가되고 있다. 지난 10년 전에 비해 준설토투기장 증가율은 200%가 넘을 정도로 대형화 되고 있다. 이번에 추진되고 있는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북측)과 신항 준설토 투기장 면적만해도 7.9㎢(240만 평)에 달한다. 지난 20년간 조성한 준설토투기장 면적 12.2㎢의 65%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이러다간 준설토 투기장 조성으로 인해 끝도 없이 갯벌매립이 진행될 상황이다.

더 황당한 것은 이미 송도신도시 등 갯벌매립을 하는 곳에 준설토를 투기하면 따로 투기장을 조성하지 않아도 될 것을 국토해양부는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준설토를 먼 바다에 투기하는 것도 거부한다. 바다에서 얻은 것은 바다로 돌려주는 것이 생태순환에 맞거늘 가당치도 않은 이유를 둘러댄다.
 
영종도 갯벌은 국제적인 멸종위기 조류인 저어새가 번식하는 수하암이 바로 인근에 있고 인천을 찾는 두루미가 도래하는 지역이다. 특히 드넓게 펼쳐진 칠면초의 염생식물 군락지는 정화능력이 탁월하여 한강에서 유입되는 오염물과 수도권매립지의 침출수 그리고 경인아라뱃길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을 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영종도 갯벌은 생태와 환경적인 측면에서 볼 때 오히려 국가 차원에서 보호해야 하는 갯벌이다.
 
게다가 이 지역은 갯벌의 퇴적고가 높아 준설토 투기장 조성을 위한 입지로도 부적할 한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투기량 효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그럼에도 국토해양부가 굳이 이 지역을 매립하려는 이유는 국가기관이 토지확보에 눈이 멀어 황금갯벌과 맞바꾸려는 작태로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바다를 끼고 달리는 영종대교의 붉게 물든 갯벌의 아름다운 풍광은 인천의 자랑이다. 인천의 자랑을 준설토 투기장과 맞바꾸기엔 손실이 너무 크다. 

인천일보 칼럼 2012년 03월 1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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