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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조작식품 꼼수’, 그만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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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조작식품 꼼수’, 그만 하시죠
[먹을거리 주권을 지키자②] 소비자들 뿔나게 하는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

서울환경연합에서 오마이뉴스에 [먹을거리 주권을 지키자]는 연재 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두번째 기사로 유전자조작식품과 관련한 표시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먹어야 산다. 먹는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 우리 몸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먹을거리는 늘 불안하다. 수입식품, 식품첨가물, 화학조미료, 유전자조작식품, 환경호르몬, 농약 등 먹을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많은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을 피해서 먹자니 먹을 게 없는 거 같고, 정보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내가 먹는 모든 것을 농사지어 먹을 수도 없는 현실.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지어진 먹을거리를 믿을 수 있는 유통구조를 통해 내 밥상에 올리는’ 먹을거리 주권이 과연 나에게는 있을까? 나에게는 얼마만큼의 먹을거리 선택권이 있을까? 지금 우리 먹을거리 현실을 살펴보고 식량주권을 지키기 위해 새롭게 불어오는 착한 먹을거리에 대해 다섯 번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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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 FDA 홈페이지

ⓒ F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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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을 FDA라고 부른다. 식품안전의 최고 권위기관으로 인정받으며 각종 건강식품이나 의약품 광고에 ‘미 FDA 승인’을 얻었다고 자랑스럽게 별을 달고 등장할 만큼 FDA의 한마디는 최고라고 인정받는다.

 

한국 식품안전정책에 불신문제가 커질 때면 종종 전문가들은 미국 FDA의 사례를 들면서 권위와 신뢰회복을 말한다. 하지만 그런 FDA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부터 미 FDA의 회전문 인사(제약회사나 식품관련기업 임직원이 FDA 임원으로 임용되거나 그 반대로 채용되는 경우를 빗대어 일컫는 말)에 대한 비판여론은 있어 왔다. 그러나 최근 일고 있는 FDA에 대한 문제제기는 세계 최고의 식품안전 권위기구라는 신뢰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지속적인 안전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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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시제를 요구하라!

ⓒ 미 식품안전센터
icon_tag.gif표시제

미 식품안전센터 (The Center for Food Safety)는 미국 350여 개 단체와 기업들과 함께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 시행을 촉구하는 서명과 청원을 시작했다. 유기농단체와 소비자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는 이번 청원운동에 대해서 ABC 뉴스는 설문조사를 통해서 미국 소비자 93퍼센트가 유전자조작식품 의무표시제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1. 6.19)

 

청원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식품안전센터는 유럽연합의 15개 회원국과 러시아,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 많은 국가에서(대한민국은 표시제를 시행하는 ‘등 국가’에 포함된다)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미국은 유전자조작식품 표시 제도를 요구하지도 않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 식품안전센터는 미국 소비자들은 아무런 표시도 없고, 미 FDA의 자체적인 실험조사도 없는 유전자조작식품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구매해서 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FDA는 유전자조작식품을 생산하고 개발하는 기업들의 자체조사결과와 자문에 의존해서 추가적인 안전성 조사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미 식품안전센터의 주장이며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이런 문제제기를 하고 있지만 미 의회나 정부가 요지부동임을 지적하고 있다.

 

식품안전센터에서 말하듯이 미국 내 유전자조작식품 표시 및 반대운동은 10년이 넘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서 관련 제도개선은 크게 이루어지지 않은 편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유전자조작작물을 연구, 개발, 생산하고 있는 국가이며, 그간 미국 내에서 유전자조작작물이 주로 사료나 식품첨가물, 바이오연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더 민감한 주제가 아닐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기농업 시장이 확대되고, 유전자조작 연어 개발 및 상업화가 추진되며,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직접 이해당사자들이 늘어나면서 표시제 요구의 목소리가 더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제출된 서류로만 검사하는 ‘한국 유전자조작식품 안전제도’

 

미국 상황에 비교한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은 아직까지 상업적으로 유전자조작작물을 재배하고 있지는 않다. 그렇다고 유전자조작식품 안전지대도 아니다. 이미 식품용 78종, 사료용 67종이 안전성 승인을 받은 상태이며(8월 29일 현재, 출처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1652곳의 연구시설에서 유전자조작 관련연구를 진행 중이고, 허가를 받아야 하는 유전자조작 연구를 하는 시설도 23곳이나 된다.

 

2010년까지 벼, 배추, 콩, 고추 등 유전자조작 작물에 대한 환경방출 실험도 77건이나 진행되었다. 유전자조작 식품과 사료의 수입도 꾸준히 늘고 있어 지난해 식용으로 수입된 콩과 옥수수는 190만 톤에 달한다. 식용으로 수입된 콩은 대부분 식용유에 사용되고, 옥수수는 전분과 전분당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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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식용 유전자조작작물 수입현황 (출처: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icon_tag.gif식용 유전자조작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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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 사료용 유전자조작작물 수입현황 (출처: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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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표시제도 시행하고 있고, 상업적으로 재배하고 있지 않으며 수입되거나 상업화하기 위한 유전자조작작물에 대한 안전성 심사도 진행하고 있으니 이만하면 괜찮은 제도를 갖추고 있는 것 아닐까?

 

제도의 틀은 갖추고 있으나 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느냐라는 부분에서 한국의 제도는 문제가 많다. 우선 안전성 심사 제도부터 살펴보자. 미국 식품안전센터와 시민단체들이 미 FDA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있는 부분과 한국의 상황은 정확하게 일치한다. 한국의 안전성 심사제도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전자조작식품 제조사와 수입승인을 요청하는 회사에서 제출한 서류만 심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국내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심사서류 보완을 요청하고 지적을 하여도 제조사 측에서 충실하게 제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제출하는 자료 외에는 검토할 수 있는 근거자료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또한 심사과정 중에도 안전성 검증을 할 전문가와 시민과 농민의 참여보장이 부족하다.

 

제조사에서 후대교배종(서로 다른 유전자조작작물을 교배해 둘 이상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유전자조작작물)과 그 제조과정에 사용된 유전자조작작물의 심사승인을 요청한 경우, 개별 작물 심사승인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후대교배종을 미리 심사승인 완료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안전성심사제도의 취지인 유전자조작작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인체 및 자연환경위해성에 대한 사전예방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만든다.

 

비의도적혼입허용치 기준 3%… 정치적 판단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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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GMO반대 시위

ⓒ 환경운동연합
icon_tag.gifGMO

2001년부터 시행된 유전자조작식품 및 농산물의 표시 제도를 살펴보자. 1998년 국정감사를 통해서 한국에도 유전자조작 농산물이 수입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한국 소비자,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유전자조작식품 수입 중단과 동시에 표시제 도입을 요구했다. 당시 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은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해서 미국 FDA와 입장을 같이하며 유전자조작식품과 일반 식품은 영양성분이나 특성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표시를 해서 관리할 필요가 없다는 ‘실질적 동등성의 원칙’을 주장했다.

 

당시 한국 식약청은 미국 무역대표부 및 공보부와 시민단체 대표 등의 면담도 주선하는 등 미국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 이후 한국소비자원과 풀무원의 유전자조작두부 파동 등을 거치면서 소비자들의 표시제 요구는 더욱 거세졌고 당시 김성훈 농림부 장관이 시민단체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유전자조작농산물 표시제가 시행되게 되었다.

 

표시제 도입 당시 유전자조작작물의 비의도적혼입허용치를 정하는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자면, 우리나라가 표시제 도입을 위해 벤치마킹할 수 있는 곳이 유럽연합과 일본이었다.

 

유럽연합은 1.0 퍼센트의 비의도적혼입허용치(우연히 또는 실험상의 오차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오차허용치)를 가지고 있었고, 일본은 5퍼센트의 비의도적혼입허용치를 가지고 있었다. 유럽연합과 일본은 유전자조작식품표시제 시행을 위한 준비과정을 거쳤고 그 가운데 설정된 기준이었는데 반해, 한국의 경우는 준비과정이 부족했고 따라서 정치적 판단으로 기준치를 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정해진 기준이 3퍼센트이다. 그리고 그 기준은 2011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반지(反GMO)의 날,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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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날’ 관련 안내 그림

ⓒ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icon_tag.gifGMO

-식량주권과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해서 생각해봅시다.

-수입농산물과 수입가공식품을 사지 않습니다.

-식품 겉면의 원료 표시를 확인하여 GMO가 들어간 원료를 피합시다.

-시중 식당에서 콩이나 옥수수, 육류가 들어간 음식을 사먹지 맙시다.

-우리 농산물은 비교적 안전합니다. 우리 농산물로 밥상을 꾸립시다.

-생협이나 유기농 직거래단체를 이용합시다.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제공)

2001년 표시제가 시행된 이후 2011년까지 지속적인 표시제 강화 요구가 있었지만, 정부와 식약청의 입장변화는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 이후 MB정부는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때까지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지적한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 문제점에 대한 요구사항은 ▲ 비의도적혼입허용치를 낮출 것 ▲ 표시대상 예외조항을 삭제할 것 ▲ 표시의무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더불어 비의도적혼입허용치 결정과정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던 것처럼 정치적 판단으로 제정된 기준을 유럽연합 수준인 0.9퍼센트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표시의무대상을 확대하자는 것은 즉석가공식품과 식당 등에도 유전자조작식품 및 원료사용여부를 밝히는 것을 의무로 하자는 주장이다. 식품기업 등에서 가장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바로 표시대상 예외조항 삭제부분이다. 현재 유전자조작식품표시제도는 유럽연합과는 달리 검출기반 기준을 가지고 있는데 검출기반 기준이란, 원료의 가공과정 중에서 DNA가 파괴되거나 검출이 불가능한 식품, 예를 들면 간장이나 식용유, 전분당 등을 표시대상에서 예외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표1에서도 나타나듯이 식용으로 수입되는 유전자조작 옥수수와 콩이 대부분 전분당과 식용유에 쓰이면서 표시대상 예외가 된다는 점이다. 식용유 가공을 위해서 착유하고 남은 찌꺼기(대두박)는 사료로 사용되는데 이 때는 유전자조작 사료라는 표시를 해서 판매하게 되어 있다. 즉 식용으로 수입해서 표시도 안 하고 판매하고, 같은 콩으로 만든 가축사료에는 유전자조작이라는 표시를 해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표시제도의 문제점은 식품성분 중에서 유전자조작원료가 중량대비 5순위 이하면 표시를 안 해도 되는 예외조항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3월 서울환경연합에서 누리꾼들의 모금으로 진행했던 햄, 소시지의 유전자조작원료 사용여부 조사 발표에서도 지적했듯이 햄과 소시지에 6번째로 사용된 원료에 유전자조작 콩이 사용되었지만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예외조항의 문제점은 수입산 식품에서 더 심해지는데 식품 전성분 표시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수입식품 수입원장에 중량대비 순위를 표시하고 있지 않아 어떤 것이 5순위 이내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 따라서 유전자조작원료를 사용하고도 5순위 이내임을 밝히기 어려워 허위 표시 등으로 수입식품회사에 제재조치를 취할 수 없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2년 넘게 제자리인 MB정부의 ‘식품안전 정책 강화’

 

2008년 MB정부의 표시제 강화 약속은 식약청의 고시 개정안을 받아서 총리실 산하 식품안전정책위원회에서 논의를 진행할 때까지만 해도 일정 정도 강화가 될 것으로 기대를 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 머물러있다. 규제개혁위원회 각 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2년여 동안 묶여 있는 상태다.

 

농민·소비자·생협단체들의 연대인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에서 총리실에 문의한 결과 외교통상부에서 한미FTA 관계로 이견을 제기하고 있고,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에 대해서 식약청이 위해성에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고시 개정을 통한 산업적인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는 답장을 받았다. 결국 미국 눈치보고, 식품기업들 눈치 보느라 표시제를 강화하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다. 결국 MB정부는 식품안전 정책에 대해서 눈앞에 촛불의 외침이 보일 때는 급한 불은 피해보자는 심정으로 표시제 강화를 약속하고 시간만 끌면서 시민들의 관심이 사그라질 때만을 기다렸던 셈이다.

 

시민들은 여전히 표시제도와 안전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에서 진행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에 대한 표시를 할 필요가 있음에 대해서 88.8퍼센트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간의 감소추세를 보고 MB정부는 시간이 지나면 여론이 돌아설 것으로 믿는지 모르겠지만 순진한 착각이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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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인식조사 (출처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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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길이 국내 대두유 시장에 진입하겠다고 밝힌 10월,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소속 회원들은 명동성당 앞에서 ‘반지의 날’을 선포했다. 2010년 나고야에서 생물다양성협약에 참석한 세계 민간단체들이 ‘세계 식량의 날’이자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이기도 한 10월 16일을 ‘몬산토 반대의 날’로 선포했던 것을 기념하여 생명운동연대는 몬산토뿐 아니라 생명을 파괴하고 농업시장을 왜곡하는 유전자조작식품(GMO)를 몰아내기 위해서 “反GMO의 날”을 선언하고 활동을 하였다. 이렇게 두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고 있는 99%의 시민들이 있는 한 MB정부의 시간끌기 꼼수도, 몬산토와 카길 같은 다국적 농업기업의 횡포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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