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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중단’ 국민의 심판은 엄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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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가 끝난 후 국민들의 냉혹한 심판에 대해 청와대는 “겸허하게 민의를 수용하겠다.” 했다. 지방선거쟁점 2호로서 70%의 국민이 반대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하여 한강을 제외한 전국의 강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이 민의로 확인되었으니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그러나 6월 4일 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부서가 내놓은 입장은 국민을 다시 한 번 우롱하는, 민의를 두려워하기는커녕 심대하게 왜곡하는 것이어서 매우 개탄스럽다.

국토해양부가 4대강 사업은 정부가 하는 국책사업이고 국회에서 예산이 승인된데다 지역주민이 찬성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돼야 하며, 지방정부가 중단시킬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참으로 안타깝고 어리석은 정부다. 아니 관료다.

 

현직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는 것은 중앙부처의 최고위직 공무원에게는 미덕일 수 있다.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분명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기획하고 진두지휘하는 4대강 사업을 중단할 의사가 전혀 없는 마당에 국민이 중단하란다고 해서 그리하겠다고 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멀리 있는 국민보다 가까운 대통령의 권력이 훨씬 더 무섭기 때문에 불가피했을 것이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중앙권력과 대립각을 세울 수만은 없는 지방권력을 교체한 것에 지나지 않고, 수도권(서울, 경기)을 다행히 지켰으니 민의는 균형점을 이룬 것이라고 자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민심보다 대통령의 화를 더 두려워하는, 지방권력을 얕잡아보는 정부 관료의 태도는 문제를 키울 뿐이다. 4대강 사업 강행으로 중앙권력과 새로운 지방권력간의 긴장관계가 형성되고 확장될 뿐 아니라 창의적인 지방하천행정을 차단하며, 공사가 진전될수록 환경비용과 최종 복구비용을 증가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선거결과에서 드러났듯이 낙동강 사업구역의 절반을 통치하는 경남, 금강 사업구간 전부를 통할하는 충남, 금강사업의 일부인 미호천과 남한강 사업 일부가 추진되는 충북, 그리고 영산강사업 전 구간을 관할하는 광주 전남에서 민심은 4대강 사업 중단을 선택했다.

 

파괴적이고 폭력적이며 퇴행적이기까지 한 이명박식 4대강 사업의 폐기를, 통상적 하천치수사업의 범위를 넘어서 한반도대운하의 토대를 마련하는 보 건설, 대량의 준설사업을 중단하라고 명령한 것이다. 민의에 부응해 당선자들은 4대강 사업의 즉각 중단과 이를 실현할 구체적인 수단을 마련하는 데 착수했다. 4대강 사업 중단을 공약한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의 연대구축에 나섰으며, 4대강 사업 반대운동을 추진해온 시민사회단체의 제안으로 4대강 사업반대 단체장과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학술단체와의 협력체계를 만들어 공동행동을 취하기로 한 것이다.

 

4대강 유역의 지역민이 4대강 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바란다는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유일하게 한강에서 인정받았다고 하는 4대강 사업도 서울에서 0.6%, 경기에서 5%정도의 지지율 격차를 보였을 뿐이다. 이번 선거가 4대강 사업 단일사안에 대한 투표는 아니지만 후보자와 유권자가 4대강 사업 등의 선거쟁점을 중심으로 소통하고 경쟁했던 선거과정, 유권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쟁점 2위가 4대강 사업이었음을 상기한다면 4대강 사업 반대여론이 전국적으로 강력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따라서 정부가 지역민의 요구가 있어 4대강 사업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지방정부와 지역주민의 의지는 명확하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4대강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고, 지금까지 진행된 사업의 마무리 방안과 대책 등을 마련하는 데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막힌 언로와 소통구조에도 불구하고 전혀 줄어들지 않은 4대강 사업 중단요구,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종교계까지 나서 침묵과 단식으로 4대강의 생명과 지역사회를 살릴 것을 요구한 범 국민행동이 마침내 표로써, 거스를 수 없는 민심으로 드러난 이상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의 명령에 똑바로 답해야 한다.

 

민의와 반대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4대강 사업 지속추진의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더욱 호된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4대강 사업 반대 민심이 바닥에서 결집해 더욱 굳건해지는 과정을 통해 결국 중앙권력까지 상실하는 위기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의도 국제무역항 지정으로 가시화된 한반도 대운하, 4대강 사업의 중단 없는 추진은 보수정권 재창출은커녕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무덤으로 끌고 가는 특급열차가 될 것이다.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민심을 제대로 읽고 따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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