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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차 기후변화 당사국총회 (멕시코 칸쿤) 참가기 – 3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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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We can Cancun!”

 

 

12월 6일 셋째날, 월요일. 아침부터 서둘렀다.

작년 코펜하겐에선 참가 등록을 위해 영하 8도의 날씨에서 이틀 이상을 기다렸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셔틀버스를 타고 칸쿤메세로 갔다. 대중교통으로 가긴 불편한 외곽 지역에 가건물로 지어진 칸쿤메세는 본회의장과 약 20km가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NGO들의 장인 클리마 포럼 장소는 칸쿤메세에서도 또 20km가 떨어져 있다. 그러니 어느 곳이던 한번 들어가면 다른 장소로 이동하긴 어렵게 되어 있었다. 공간의 정치라고 했던가. 이러니 올해 클리마포럼장은 썰렁하단 이야기가 들린다. 하여튼, 이런 지리적 이유 때문에 멕시코 정부는 셔틀버스를 24시간 운행하고 있었다. 아침, 저녁 사람들이 많이 이동할 때는 10분의 한 대도 있지만, 평상시엔 30분엔 한 대가, 한밤중엔 한 시간에 한 대가 운영된다. 등록서류나 등록증을 보여주면 무료로 탈 수 있다.

 

칸쿤메세에 도착해 등록을 하기 위해 줄을 섰다. 우리가 늦은 참가자여서인지 등록하는 곳은 한산했다. 무사히 등록을 마치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UN은 기후변화당사국총회를 열 때마다 총회장 외에도 공식 사이드 이벤트와 홍보 전시 부스를 운영한다. 사이드 이벤트는 각 나라 정부는 물론 국제기구, NGO, 연구기관, 대학, 노동조합 등 다양한 단체들의 토론과 세미나를 위한 공간이다. 올해에는 약 250여 개의 세미나가 개최되며 주제도 매우 다양해 사이드 이벤트만 참여해도 이번 회의의 주요 쟁점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다.

 

 

10시 정도에 들어간 사이드 이벤트장은 아직은 이른 시간인지 한산했다. 어떤 부스들이 있는지 둘러보는데 우리나라 녹색성장연구소 부스가 눈에 보였다. 4대강 사업에 대해 홍보하며 아주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정보가 들어있는 USB도 나눠주고, 플래카드를 재활용해서 만든 장바구니도 나누어 주고 있었다. 부스 또한 화려하게 만들어 눈에 띄기까지 해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는 마음이 참 편치 않았다. 어떻게 그렇게 많은 환경파괴를 하고 건설 과정에서도 어마어마한 CO2를 배출하는 사업이 녹색일 수 있는지, 또 기후변화 사이드 이벤트에서까지 홍보를 할 수 있는 것인지 그 발상 자체가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하루 먼저 참여한 녹색연합 손형진 활동가는 한국정부가 부스 설치 말고도 ‘녹색성장을 위한 협력: 글로벌 녹색성장 연구소(GGGI: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라는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한다. 이 세미나에서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과 함께 기후변화와 수자원 대책으로 한국의 4대강 사업을 소개했다고 한다. 이미 4대강 사업은 국내외 시민사회의 거친 비판을 받고 있는 사업이다. 그런데 자국에서도 박수받지 못하는 사업을 이제는 국내도 모자라 국제적으로 개발도상국들에게까지 전파하겠다고 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회의장 한 가운데에는 칸쿤의 상징인 치첸이사 피라미드 모형이 서 있었다. 모형 중간에는 큰 글씨로 “Let’s Put the Can in Cancun”이라고 쓰여 있었다. “Cancun”에 “Can”이라는 글씨 때문인지 “Cancun Can”이란 메시지는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이번 16차 총회가 내년 회의의 징검다리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다’라던가, ‘이번 회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성과는 없다’던가 등등 비관적인 전망들이 많았고 물론 지금 회의도 그렇게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사이드 이벤트에 참여한 NGO들은 기후변화 해결은 ‘우리가 할 수 있’으니 ‘행동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었다.

 

 

 

처음 와본 기후변화총회 사이드이벤트를 둘러보며 느낀 점은 기후변화는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었다. 기후변화 피해를 가장 심각하게 받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는 기후변화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자국의 상황을 홍보하고 있었으며 FAO는 기후변화와 식량에 대한 보고서를 나눠주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먹을 식량은 없을 것이란 말을 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상황은 기후변화가 탄소시장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에 대한 전시와 홍보가 그것이고 개발도상국들이 투자를 받기 위해 홍보를 하고 있는 것 또한 그런 흐름을 만들고 있었다. 일례로 스리랑카 정부는 기후변화로 파괴되고 있는 생물종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해 국립공원과는 별개로 생물다양성공원을 만들고 있으며, 생물종다양성이 풍부한 자국에 만들기 위한 투자를 홍보하고 있었다. REDD(Reducing Emissions from Deforestation and forest Degradation)도 시민사회의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부상했다.

 

때문에 이날 200개의 NGO들은 선언을 통해 탄소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는 기금을 당장 고통받고 있는 나라들을 위한 적응정책 투자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또 작년 코펜하겐에서 이루어낸 중요한 성과인 기후재정(2012년까지 300억달러, 그리고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를 마련하기로 한 것) 중 단 13% 정도만 모였고, 이의 확보를 위한 실질적은 계획은 내놓질 못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들은 이 기금을 위해 새로운 재정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지원하던 구호기금을 전환하는 등의 편법을 동원하고 있으니 이와는 별개로 ‘새로운’ 기금을 만들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지구의 벗은 일일브리핑을 통해 현재 UN 기후협상이 두 번째 주를 지나고 있지만 어떤 성과도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을 비판했다. 지구의 벗은 교토 의정서를 지지하며 교토 의정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과학적이면서도 평등하게 그리고 시장집중적이지 않게 대안을 마련해야 하며, 교토의정서의 빈 공백이 길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선진국들이 미국을 중심으로 밀실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하며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 우리 모두의 회의로 열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여기저기 둘러보는 가운데 어느 덧 밖은 어둑어둑해 졌다. 우리 일행은 다양한 부스를 다니며 얻은 무거운 자료를 각자 장바구니 가득 담아 밖으로 나왔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 식사를 하며 클리마 포럼장을 다녀온 이야기도 나누고 내일 있을 NGO 행진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도 나누었다. 내일 행진은 기후정의 그룹이 먼저 주도하고 나중에 비아캄페시나그룹이 참여한다고 힌다. 우리도 미리 준비해온 부채를 나누며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드디어 나도 사진이나 뉴스를 통해서만 보던 대규모 NGO 행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다양한 세계의 시민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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