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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대통령의 죽음마저도 이용하는 김태환 소환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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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대통령의 죽음마저도 이용하는 김태환 소환대상자
민주주의 이미지를 도둑질하는 제왕적 도지사
2009년 08월 20일 (목) 16:13:36 김동주 객원기자 mzsinbi@gmail.com

  8월 20일, 오늘과 내일은 26일(수) 열리는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김태환의 해임을 묻는 주민소환투표의 부재자투표일이다. 이미 8월 초 부재자신고를 하였고, 지난 월요일 선관위에서 보낸 투표용지와 투표공보를 우편으로 받아보았다. 투표공보에서 주민소환운동본부는 김태환 소환의 당위성과 소환찬성에 대한 주장을 내었는데 비해, 김태환 소환대상자는 ‘불참하는 것도 권리행사’라면서 아예 투표하지 말 것을 도민들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모두 다 알다시피 김태환 소환대상자는 이번 주민소환투표에 대한 무대응 전략으로 투표율 낮추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공식적인 투표운동도 벌이지 않고, TV토론에도 불참하며, 지난 주에는 본인의 홈페이지 팝업광고를 통해 ‘투표 불참, 쉽고 확실!’이라며 선동하고 있다. 또한 열리지 않는 TV토론을 대신해 만들어진 옥내합동연설회에도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투표 보이콧이라는 민중들의 저항수단을 권력자 본인의 정치적 생존을 위해 도둑질하는 일은 비열한 짓이라고 비판했었지만(8월 14일), 오늘은 그보다 더 가증스러운 짓을 추가했다. 20일 자 <제주일보>와 <제민일보> 1면 하단 광고에 김태환 소환대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면서도 ‘투표불참도 유권자의 권리로 보장되었다’며 투표불참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주민소환에 대한 무대응 전략으로 차량연설, TV토론, 옥내연설회 등 공식적인 선거운동은 하지 않으면서도 갑자기 신문광고를 하는 것은 또 무슨 일인가? 처음부터 무대응이라면 신문이나 인터넷 광고도 하지 않는 것이 자신이 세운 원칙에 맞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결국 이번 신문광고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추론할 수 있다. 즉, 김태환 소환대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기회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이미 김태환 소환대상자는 제주도내에 차려진 모든 분향소를 참배했다. 심지어 신산공원에 차려진 시민합동분향소에도 들렀으며, 어제(19일)는 직접 서울 세브란스 병원에 있는 빈소까지 가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오늘은 지방일간지의 1면 광고를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미지와 본인을 연결시키고자 하였다.

  이렇게 김태환 소환대상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죽음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를 위해 투쟁한 전직 대통령을 애도하는 듯 하면서, 자신과 김 전 대통령을 동일시하도록 보이게 만드는 일종의 착시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이미 이러한 전략은 지난 5월말 소환투표청구 서명기간 당시에 발생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서도 약간 보여준 바 있으며, 이제는 아예 노골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어찌 가증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미 지난 도지사 선거 당시 공무원을 동원한 불법선거혐의로 고등법원에서 까지 유죄판결을 받은 그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해군기지를 적극 유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도민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진 이른바 ‘해군기지-선거법 무죄 빅딜설’은 그 진위여부와 상관없이 그가 도민을 우선하는 지도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준다. 본인이 살기위해 제주도를 군대에 팔아먹었다는 의심에 이어, 이제는 전직 대통령의 죽음까지도 이용하는 모습은 역겹고, 짜증나는 일이다.
 
  특히 4개 시/군을 폐지해 주민들의 자치권을 축소시켰으며, 해군기지와 영리병원 등 각종 정책결정 과정에서 비민주적인 모습으로 강행 추진해 제왕적 도지사라는 비판을 받았고, 그 결과 제주도민 7만 7천 여 명의 기명서명에 의해 주민소환대상자로 전락하는 등 풀뿌리 민주주의 및 주민자치와는 동떨어진 자가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한 김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도둑질하는 짓은 그냥 놔둬서는 아니 된다.

  이런 점에서 오늘자 <한겨레>에 실린 한홍구 교수의 김대중 전 대통령 추모 칼럼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말해준다. 한 교수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정부에 옳은 소리로 비판하고, 그렇게 못하는 사람은 투표를 해서 나쁜 정당에 투표하지 않으면 되고, 나쁜 신문을 보지 않고, 집회에도 나가고, 인터넷에 글 올리고, 하다못해 담벼락을 쳐다보고 욕을 할 수도 있다”며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되는지 알려주셨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그와 같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헌신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씀을 따르자면, 우리는 제왕적 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투표에 적극 참가해야 하며, 이는 거부하는 김태환 소환대상자의 투표불참 선동은 한낱 독재자의 외마디 비명에 지나지 않는다. 김태환 소환대상자가 아무리 김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이미지를 도둑질 하려고 해도, 이미 알 만한 사람은 김태환 소환대상자가 반민주적인 제왕적 도지사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

  투표불참이 김태환에 대한 지지가 아니듯이, 투표참가 또한 그에 대한 반대가 아니다. 투표는 투표일 뿐, 중요한 것은 투표에 부쳐진 안건이 ‘김태환의 해임’에 대한 찬성과 반대라는 것이며, 우리는 그것을 판단해야 할 의무가 있다.

  더욱이 주민소환투표는 권력자가 4~5년 마다 한번씩 부여한 선거를 더욱 직접 민주주의에 가깝게 보완하는 한 단계 수준 높은 투표이기에, 우리 도민들이 직접 만들어낸 주민소환투표라는 기회는 그 자체가 ‘민주주의의 민주화’에 대한 증거이고, 풀뿌리 자치의식의 소중한 결실이다. 이 지점을 김태환 소환대상자와 투표독려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선관위는 망각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죽은 자의 명예를 훼손하면서까지 살아남으려는 권력자는, 역사상 최초로 주민들에 의한 해임이라는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있으며, 그러한 역사를 만들 수 있는 주체가 바로 우리 제주도민들이다. 8월 26일, 주민소환투표에 참가해서 민주주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직접 써나가자.

/김동주(제주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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