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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주민이 원하는 민주주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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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주민이 원하는 민주주의란
같은 제주도민으로서 억울한 일을 당한 도민들과 연대해야
2009년 09월 18일 (금) 14:37:57 김동주 객원기자 mzsinbi@gmail.com

2009년 9월.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대천동 종합발전계획안 설명회와 관련하여, 강정마을 주민들은 용역결과에 대한 주민설명회 전제 조건으로 1) 찬성주민 참석을 적극 독려하고 설명회 장소를 강정 마을의례회관으로 할 것 2) 정부와 제주도의 책임있는 관계자의 설명회 참석 3) 용역결과에 대한 정부와 제주도의 이행각서 작성 4) 최종 주민설명회 이후 해군기지 유치찬반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와 결과에 대한 승복 등 4가지를 요구했다.

  지역주민의 이러한 요구는 매우 당연한 것이다. 왜냐하면 1) 해군기지 건설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마을에서 설명회를 개최해야 해당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참석할 수 있고, 2) 국책사업이라고 밀어붙이면서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는다면 발전계획안 자체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도 없으며, 3) 서면으로 근거를 남기지 않는다면 공허한 답변에 그칠 것이고, 4)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미래에 삶에 대한 결정권을 보장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조건에 대해 박영부 서귀포시장과 김방훈 제주도 자치행정국장 등은 9월 9일(수) 강정마을회와 만나 이에 대해 논의 했으나, 앞서 3가지 조건을 들어줄 수 있지만, 마지막 조건인 주민투표에 대해서는 이미 결정된 사항이므로 들어줄 수 없다며 협상은 결렬되었다.

  그리고 10일(목) 오후, 설명회 개최는 강행되었고, 문제를 제기하던 강정마을 부회장이 연행되었으며, 강정마을 주민들은 설명회장에서 퇴장했다. 서귀포시는 그 직후 의견은 서면으로 받겠다고 발표한 후 설명회를 재빨리 마무리했다.

  이러한 상황은 강정마을이 해군기지 유치예정부지로 결정된 지난 2007년 5월 이후 계속되어 왔다. 해군기지 입지를 결정지은 여론조사의 문제는 이미 드러났지만, 그에 대한 재검토는 관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그들 몰래 해군기지 유치에 적극나선 마을회장을 해임시켰고, 마을 자체 주민투표를 통해 94%의 해군기지 반대의견을 표명했한지 2년이 넘게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와 해군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이 문제는 해군기지를 강행한 김태환 도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추진으로까지 이어졌지만, 김태환 소환대상자의 비열한 행위로 인해 어떤 결론도 얻을 수 없었다.

  다만 주민소환투표를 통해 알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지난 2007년 강정마을 자체 주민투표 참가자가 725명이었으나, 2009년 주민소환투표 참가자는 720명으로 강정마을 주민들은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꾸준히 해군기지 반대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선택지는 두 가지다. 그냥 억울한 일을 당한대로 살아가거나, 아니면 억울한 일을 풀기위해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든가. 강정마을 주민들이 선택한 것은 후자다. 그리고 그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게도 해군기지 입지결정 자체가 객관적 타당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결여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이후를 살펴보면, 해군은 밀어부치기식 군사기지 건설을 강행하고 있고, 김태환 지사는 정부에 쫓기듯이 해군기지를 유치하였다. 제주도 남부해안 아무데라도 해군기지를 짓고자 하는 해군은 화순에서 5년, 위미에서 2년, 그리고 강정에서 2년째 일을 벌이고 있다. 김태환 지사는 그 동안 제대로 된 협상도 못한 채, 중앙정부와 해군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다가 결국 알뜨르 비행장, 지역개발 지원금 등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공군기지까지 받아들여버렸다. 그러다가 주민소환까지 추진당하는 불명예를 얻었고, 그 과정에서 졸렬하고 비열한 짓거리를 일삼아 겨우 목숨을 부지했을 따름이다.

  김태환 지사와 박영부 시장은 해군기지 유치의 일등공신이다. 그들의 관료로서 성과를 위해서 나머지 강정주민, 그리고 제주도민 전체가 ‘기지의 섬’이라는 멍에를 평생 동안 짊어져야 하는가? 우리는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며, 정부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

  무엇이 두려운가? 마을 보조금 지원 중단을, 승진과 연봉에서 불이익을 두려워해서 이보다 더 무서운 민주주의 압살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주민소환투표에서 확인된 도민들의 모습은 김태환 소환대상자가 자행한 ‘두려움의 정치’의 희생자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을 스스로 떨쳐내야 한다. 강정마을 주민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도민의 주인 된 권리를 위해서다.

   
▲ 김동주 제주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과정 ⓒ제주의소리

강정주민이 원하는 민주주의는 우리가 실현하고자 하는 민주주의와 다른 것이 없으며, 지금도 충분히 실현할 수 있고, 이미 강정주민들은 2년 전 실현시켰다. 
 
  그런데 왜 관료들이 나서서 주민의 민주주의를 거부하는가? 관료로서 권위와 정당성도 갖지 못한 자들이 나서서 제주도의 한 마을를 억압한다면, 우리는 같은 제주도민으로서 그들과 연대해야 한다. 도민으로서의 동료의식과 연대의식을 갖고, 제주도의 진정한 화합과 평화를 위해 혼자만 감당해 힘겨워 하고 있는 강정주민들과 함께 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살면서 억울한 일을 당한 적이 있거나, 앞으로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힘없는 자들끼리 연대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들이 생존하는 방법이다.
[작성 : 2009.09.10, 수정 : 2009.09.18] 
/ 김동주 (제주대학교 대학원 사회학과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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