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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립했던 조간대를 복원하는 것만이 최적의 기후변화 적응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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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초점] 탑동 매립지 월파 피해

매립했던 조간대를 복원하는 것만이 최적의 기후변화 적응방법이다

김동주(본회 대안사회팀장)

탑동 매립지 월파 피해 현황 및 대응

  지난해 제주시 탑동 매립지에는 거친 파도가 몰아쳐 방파제 등이 훼손되는 피해가 발생하였다. 특히 지난 연말인 11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친 월파로 인해 도로 옹벽과 방파제에는 균열이 발생하였고, 계단과 인도는 부서지고 내려앉았다. 또한 파도에 밀려 매립지내 맨홀 뚜껑이 열려 바닷물이 솟구쳤으며, 바닷물이 역류하면서 쓰레기도 밀려왔다.

  탑동 방조제는 노출된 철근이 바닷물에 부식되고 팽창하면서 콘크리트의 균열을 가속화했으며, 이때 파도가 심하게 치면 방조제가 균열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항만설비의 내구연한을 50년 정도라고 보는데 탑동은 겨우 20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심각한 현상이다. 또한 방파제 밑으로 바닷물이 들고나갈 수 있게 만들어 져, 심한 파도가 몰아칠 때는 방파제를 들어올리기 까지 한다. 

  제주시에 따르면 피해규모는 1억 5천 여 만원이고, 복구를 위해서는 2억 3천 여 만원이 예상된다고 한다. 특히 2002년 태풍 ‘루사’ 때 9억 7천만 원, 2007년 태풍 ‘나리’ 때도 6억 3천 여 만원 등 지속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서 탑동 매립지 월파 피해에 대한 대응방안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해 12월 31일자로 제주시는 탑동 일대 23만여 제곱미터를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하였다. 이에 따라 소방방재청의 중장기 5개년 정비계획에 반영되면, 수리보수 비용에 국비가 60%가 지원되며, 이와는 별도로 제주시는 현재 탑동 매립지에 대한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시행하고 있고, 오는 8월(혹은 10월)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1) 또한 피해가 발생한 380m의 호안에 대해서는 이미 공사비를 확보하였으며, 1월 말 긴급보수공사를 발주해 4월 중순경 완료할 것이라 한다.

월파 피해의 원인 

  그러면 왜 이러한 월파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가? 전문가들에 따르면, 강한 북동풍이 넓은 지역에 걸쳐 지속적으로 불어서 높은 파도가 형성되는데, 이때 바닷물의 만조시간과 겹쳐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이러한 월파피해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또한 이런 현상은 일반적이므로 피해는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제주항 항만공사로 조류 변화가 발생하여 탑동 매립지 구조물 자체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결국 무엇보다도 원래 탑동 해안가는 조간대로서,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다와 육지가 공존하는 장소였기에, 이러한 자연스런 바닷물의 흐름을 막다보니 당연하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이곳은 예전부터 가끔씩 해일피해가 벌어지는 곳이며, 이미 월파피해는 매립공사 당시부터 발생하였다는 점이다. 즉, 처음부터 피해발생이 예상되는 공사를 개발이익을 위해 진행했던 것이다. 

  더욱이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고, 해양의 에너지도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매립된 조간대의 안전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더 나아간다면 최근 제주도 주변 바다에서 발생하는 지진과 그에 따른 지진해일(쓰나미)에 대한 방어는 고려조차 않은 채 탑동 방파제가 건설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재난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으며, 몇몇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매립지 지반 침하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항이다.

탑동 매립지 개발사업의 성격

  따라서 문제의 원인이었던 탑동매립지 개발사업의 성격에 대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원래 탑동 매립지는 1970년대에 현 오리엔탈호텔 지경에 1차 사업이 완료되어 성공적으로 평가받자, 그 후 2차 사업을 검토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2차 매립과 관련하여 제주시에서도 초기에는 해안 자연경관 보호, 사업을 둘러싼 이해관계 갈등, 기존 지역개발계획과의 양립 불가, 그리고 해녀 어업권 피해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을 제출하였었다.2)

  하지만 ‘(주)제주해양개발’이라는 회사가 광주지역의 ‘범양건영’을 끌어들여 사업권을 따 냈고, 이 과정에서 국가권력의 특혜 및 각종 불법의혹이 불거졌다. 특히 공사비용보다 매립을 통해 조성된 부지를 매각해 벌어들이는 개발이익이 엄청나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그런 상황에서 매립공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었기에, 탑동 매립에 대한 지역사회의 대응은 부당한 매립면허 취소에서 개발이익 도민환수로 나아갔다. 그 결과 사업자는 일부 매립부지를 환원하지 않는 대신, 인근 병문천을 복개하여 기부하고 덧붙여 장학금 20억원도 기부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이러한 이익환원규모는 그 당시 기준으로 약 1,500억원이라 추정되는 전체 개발이익의 측면에서 큰 정도도 아니고, 오히려 하천 복개라는 또 다른 환경훼손사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천 복개는 오히려 원활한 유수 유출을 방해하여 2007년 태풍 나리 당시 하천 복개로 인한 재난 발생과 직결되는 원인이 된다. 

  결국 탑동 매립 사업은 투기 자본가가 전두환 독재정권과 결탁하여 지역의 공간구조를 변형시킨 사건으로, 그 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비리로 얼룩졌으며,3) 사업의 결과 환경재난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탑동 매립지 피해, 어떻게 할 것인가 

  탑동매립지의 월파피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제안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탑동 방파제 앞에 서부두 횟집거리 앞에 쌓아놓은 테트라포트(TTP, 일명 삼발이)를 쌓거나, 또는 바다 앞에 파제벽을 설치해서 파도의 충격을 완화하자는 방법이다.4) 그러나 이 방법을 할 경우, 사업비도 많이 들 뿐 만 아니라, 탑동이라는 친수공간에서 바다에 대한 조망권과 경관이 훼손된다는 점도 고려해 보면, 최적의 방법은 아닌 듯 하다. 또한 고병련 제주산업정보대 교수가 1월 14일 KBS 방송토론에 출연하여 밝혔듯이, 탑동 방파제의 공법이 원래는 호수나 강가에 적합한 것이라, 이렇게 풍랑이 거센 바다에 설치하는 것은 처음부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설치지역에 적합지 않은 공법을 시공한 것이고, 현재도 안전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방조제를 유지하기 위한 보수공사는 올바른 정책결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탑동을 매립한지 약 20년이 흐른 지금 시점에서 다시금 탑동이라는 공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다. 매립시점에서부터 환경파괴, 어장훼손, 권력특혜, 불법허가 등 논란이 많았고, 그 이후에도 재난이 꾸준히 발생하였기 때문에, 변화하는 기후에 따른 자연재난에 적응하고,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보장을 위해 탑동 매립지를 원래의 먹돌 조간대로 복원하는 것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이러한 사업은 도시개발면적 증가에 따른 도심공동화로 인해 침체된 구도심 활성화 방안과 연계하여 생태․문화 복원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사업비용의 경우, 당연히 원인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탑동을 매립한 사업자가 부담해야 마땅할 것이다.

매립된 조간대를 복원하자 

  콘크리트 방조제 및 해안가 매립은 기후변화로 인해 강력해진 자연재해의 위협에 매우 취약한 곳이 된다. 이미 지난 2007년 태풍 나리를 통해서도 제주도민들은 그것을 경험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가능하면 해안개발을 자제해야 되며, 불가피할 경우 해수면 상승 및 해안 침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육지와 바다의 완충지대의 조간대를 기존의 딱딱한 콘크리트가 아니라, 부드러운 기술로써 사빈을 공급하거나, 사구와 습지 등을 복원하는 방법으로 연안을 보호하는 것이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과 해일 피해에 대응하는 적절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한다.5)

  썰물이 될 때 맨손으로 먹돌을 뒤집으며 보말과 어랭이, 졸락등을 잡던 대표적인 제주의 조간대 탑동의 모습을 이제는 볼 수 없다.6) 이는 현 세대의 이익을 위해 후세대가 누릴 환경권을 박탈하는 것이다. 세대간 환경정의를 위해서도 앞으로는 해안매립과 콘크리트 방조제 건설을 자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에는 해안 조간대 매립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호해수욕장 옆 조간대가 관광개발사업자의 의해 매립되었으며, 현재는 탑동매립지 보다 규모가 2배 이상 되는 ‘해군기지’가 서귀포 강정마을 앞바다에 건설될 예정이다. 마을 주민들은 부지예정지인 ‘중덕’과 ‘구럼비’ 해안에는 해일이 가끔씩 덮치는 곳이라고 한다.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이곳을 매립하게 되면 끔찍한 재난이 벌어질 것이다. 이미 제주도민들은 탑동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섣부른 바다매립은 후세대에게 큰 짐을 떠맡기는 꼴이 될 것이다. 아픈 과거를 반복하지는 말자.

[오름과바당], 2010년 2월호, ‘초점’

1) KBS제주, 제주MBC.


2) 부만근, 1997.


3) 조성윤, 1998. 그러나 이후 병문천은 200여 미터를 남기고 중앙초등학교까지 복개되었으나, 장학금은 지급이 되지 않았다가,지난해 말 제주시와 협약을 다시 맺어 병문천 제3저류지를 건설하는데 지원하는 것으로 결정하였습니다.

4) 제민일보, 2009년 12월 7일자.

5) 맹준호, 2007.

6) 이장오, 1994:420.

※ 참고자료

          – 부만근, 1997, 『제주지역주민운동론』, 온누리.

– 맹준호, 2007,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변화와 대응과제 :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영향을 중심으로”, 『‘재해없는 안전제주’ 건설 전략과 도의회의 역할』, 제주특별자치도의회․(사)제주지방자치학회 정책포럼, 2007년 12월 28일, 제주상공회의소.

-이장오, 1994,『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 배달환경.

-조성윤, 1998, “개발과 지역주민운동 : 제주시 탑동 개발 반대 운동을 중심으로”, 『제주사회론2』, 한울.

– KBS제주, 2009년 12월 11일자,「시사파일 제주」, “탑동 방파제 월파, 대안은 없나”.

– KBS제주, 2010년  1월 14일자, 「집중진단 제주」, “탑동매립! 그 후 20년 오늘의 교훈은?”

-제주MBC, 2009년 12월 7일 ~ 11일자,「뉴스데스크 제주」탑동 관련 연속보도물.

– 제민일보, 2009년 12월 7일자, “탑동 월파 피해 근본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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