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호남·서해안 ‘사상최대’의 폭설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12월 22일 호남지역에 내린 폭설이 38년 광주기상청 관측 이래 67년 만에 최고라고 한다. 2000
년 폭설, 2001년 가뭄, 2002년 하루 870mm 기록적인 폭우의 태풍 루사, 2003년 태풍 매미, 2004
년 중부지방 최대 폭설, 그리고 올해 호남지역 폭설까지 한 해도 빠짐없이 ‘사상 최대’라는 이
름으로 기후재앙이 일어나고 있다. 비단 한반도뿐만이 아니다. 12월 22일 일본 전역에 폭설과 한
파로 135만 가구가 정전되고 신칸센과 전철 운행이 중단되어 도시기능이 마비되었다. 중국 산둥
성도 100년만의 최대의 폭설이 내렸다.
기상청은 최대의 기상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일시적인 현상처럼 말해왔다. 이번에도 단지 ‘찬 고
기압과 따뜻한 해수면이 만나 많은 눈구름대를 형성해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라고만 할 뿐이
다. 호남에서는 공장가동이 멈추고, 학교가 휴교하고, 재산피해만 2000억원이 나고 있지만 자연
재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세계의 대부분 기상학자들이 1990년대 이후 속출하고 있
는 기상이변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를 보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의 기상청은 너무 안일하게 대
처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온도상승으로 인해 폭서, 폭설, 홍수, 태풍 등의 자연현상이 더
욱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만드는 원인이 된다.
환경연합은 지난 유럽에서 2002년 백년 만의 홍수, 2003년 1만 5천여명의 생명을 앗아간 살인 더
위, 미국 최대의 태풍 카트리나 등을 통해 전지구적인 기후재앙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해왔다. 최
근 국내외에서 나타난 일련의 기상재해들은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IPCC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100년간 산업화의 결과로 지구 평균기온이 약 0.6도 상승했다. 온실
가스 세계 최대증가율을 보이는 한국은 세계 평균의 세 배 가까운 1.5도가 상승했다. 이러한 기
온상승이 안정적인 지구생태시스템을 붕괴시켜 이상기후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 재
보험사인 뮌헨리는 올해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천억 달러, 보험처리가 되는 손실이
700억달러를 능가하는 등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를 남긴 한해로 기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왕립학술원의 로버트 메이 원장은 “해수면 상승과 신선한 물 공급의 차질, 홍수·가뭄·허
리케인 등 이상기후가 초래할 파괴력은 대량살상무기(WMD)에 비견할 만하다”고 할 정도로 기후
변화로 인한 기후재앙은 21세기 우리를 가장 위협하는 요인 중에 하나이다.
이번 몬트리올 기후변화협약 결과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제적 체제는 한
층 강화되고 있다. 이제는 이와 더불어 피할 수 없이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대책
도 필요하다. 기후변화를 인정하고 자연재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아닌 일상적인 대응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국가적 차원의 방재대책, 종합적 기후변화 적응 프로그램, 기후영향 조사
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마련하고 여러 가지 가상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들에게는 이상
기후변화에 쉽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피해를 최소화 시켜야 한다. 내년에도 일어날 자
연재해가 단지 ‘사상최대’로 인한 사후대책 마련이 아닌, 사전에 우리가 재난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2005년 12월 23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신인령, 윤준하
사무총장 김혜정
<문의 : 에너지기후변화 팀장 안준관 (735-7000, 018-241-2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