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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강? 가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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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강? 가짜 강?
한강과 태화강에서 4대강사업을 비춰보다

 트위터로 보내기   등록일: 2010-05-17 12:09:30   조회: 84  


▲ 한강의 상류인 남한강이 섬강과 만나는 흥원창. 비록 한면은 콘크리트 제방이지만 하천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서울한강과 이 곳 중 어느 곳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가? ⓒ박도훈

 

얼마 전, 출장을 다녀오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새빨간 노을을 만났었다. 서울 출신인 회사 팀장님은 연신 ‘너무 좋다, 너무 이뻐’를 외치며 휴대전화로 사진 찍기에 바빴다. 삭막한 고속도로, 바쁘게 지나가는 자동차 사이에서 무엇이 그리도 아름답고 마음을 감흥 시키는 지 아무리 생각해도 몰랐다. 시골에서 20여년 무럭무럭 자란 나는, 저 정도 노을에 감탄을 하는 모습을 보며 진짜 좋은 것이고 아름다운 것인지 생각해보았다.

얼마 전, 다니는 교회에서 큰 논쟁이 있었다. 바로 A 집단이 사이비와 정통 종파인지 논쟁이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큰 흥밋거리는 아니겠지만, 그 당시엔 교회 내외부에서 태풍이 불었고, 바람이 거셌다. 성도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흘러 나왔지만 목사님은 웃으시며 한 마디로 정리하셨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진짜를 연구하는 겁니다. 진품과 짝퉁을 구별하는 사람들은 바느질과 로고만 보고 확인이 가능합니다. 진짜를 알면 가짜는 너무 쉽거든요”

목사님의 논리에 따르면, 진품과 가품의 차이를 구별하는 방법은 성경의 온전한 해석이었다. 이단은 달콤한 목소리로 유혹하지만 진실은 온전한 성경에 있다는 것이었다.

요즘은 사회적으로 생명 살리기와 생명 죽이기 논쟁이 치열하다. 정부와 여당의 주장은 4대강 사업은 강을 살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의 혹시 모를 재난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야당과 종교계, 시민단체들은 생명경시 풍조와 정부 주장의 허구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통해 모든 강을 한강과 울산의 태화강처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리고는 16개 보를 세워 물을 가두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강과 태화강이 과연 강을 살리는 길인가? 그것은 목사님 논리대로 강의 본질을 알면 참 쉽다.

 


▲ 거대한 콘크리트 수로를 흐르는 한강 서울 구간. 정말 이 강이 아름다운 진짜 강일까? ⓒ한숙영

 

강은 원래 깨끗했다. 발원지에서부터 강의 상류부분의 물은 어떤 여과장치가 필요 없이 그냥 마셔도 탈이 없다. 하지만 중류부분에서부터 물의 상황은 달라진다. 인간의 욕심으로 공장에도 사용되고, 각종 오폐수가 유입되는 강에서는 생명을 잉태하기는 어렵다. 또한 댐 건설로 예전만큼의 수량이 흐르지 못한다. 적은 수량과 각종 오폐수의 유입으로 강은 더러워졌다. 원래 깨끗했던 물이, 사람의 욕심으로 더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의 연속이 우리나라 강의 본질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기본적인 논리 없이 물 확보에 혈안이다. 얼마 전 방영되었던 ‘아마존의 눈물’이 화제의 중심에 섰던 이유는 원시의 밀림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시의 밀림과 개발과의 공존은 지구의 화두이자, 우리나라 안방의 쟁점이었다.

우리나라 강의 진실은 이미 사라져가고 있다. 아마존의 눈물이 아니라 4대강의 눈물이 되고 있는 요즘은,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한강을 보면서 ‘아름답다. 좋다’를 외치는 사람이 옳지 못한 것이 아니다. 생각해보자면, 그 사람들은 원시의 강과 강변의 모래를 보고 밤하늘의 은하수를 본 적이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그들이 자라온 환경이 한강을 가장 아름다운 강으로 만든 것이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어떤 생명이 잉태될 수 있을까? 태화강을 보면서 ‘좋아졌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은 왜 태화강이 좋아졌는지 진실을 알아야 한다. 보를 없애고, 오염 물질의 차단을 억제시키면서 태화강은 자연스레 좋아진 것이다. 강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취지와는 달리, 이미 수많은 생명이 길을 잃고 방황하는 모습이 4대강 사업의 본질이다.

진품과 짝퉁의 구별법, 특히 제품이 아닌 4대강 사업에서는 정말 알기 쉽다.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는, 한강과 태화강의 진실을 알아야한다. 훼손되지 않는 강의 순수 모습을 보면, 한강이 실패한 정책인지 잘 알 것이다. 강의 본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고속도로 위에서 휴대전화로 노을을 찍던 팀장님을 걱정하던 제 마음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글 : 안철(환경연합 그린리포터)
      담당 : 환경연합 대안정책국 한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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