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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4기 수주’, 세부내용이 수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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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4기 수주’, 세부내용이 수상하다
400억 달러 내역 뜯어보면 ‘손해보는 장사’
09.12.30 11:30 ㅣ최종 업데이트 10.01.01 19:43

 

아랍에미리트 원전 계약금액이 엄청나다. 400억 달러, 47조 원에 이른다고 한다.

 

처음 이 소식을 접했을 때 도대체 아랍에미리트와 원전을 몇 기나 계약했기에 이렇게 계약 금액이 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140만kW짜리 4기에 불과하다. 그리고 200억 달러는 건설하는 비용이고 나머지 200억 달러는 운영하는 비용이다. 건설비용도 그동안 알고 있는 원전 건설 비용에 비하면 엄청나고 석탄이나 석유화력발전소에 비해 연료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을 내세운 원자력산업계의 주장에 비하면 운영비도 엄청나다. 그래서 국내 상황과 비교해 봤다. 궁금한 점이 몇 가지 생겼다.

 

국내 원전 8기는 26조, 아랍에미리트 원전 4기는 12조?

 

  

아랍에미리트연합국(UAE) 원자력공사(ENEC)는 지난 27일(일), 중동지역에서 최초로 추진되는 UAE 원자력발전사업 프로젝트에 한전컨소시엄이 프랑스(Areva)와 미국(GE)-일본(Hitachi)컨소시엄과 경합 끝에 최종사업자로 선정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 청와대
UAE원전

지식경제부는 송배전을 담당하는 한국전력공사와 분할된 발전자회사들의 의향을 바탕으로 2년마다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세운다. 2006년에 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작년에 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해서 어디에 어떤 발전소를 몇 개나 얼마나 비용을 들여서 세우는지 자세히 나와 있다.

 

2006~2020년까지의 계획인 3차 계획을 보면 사업자 의향은 10기였지만 계획에 반영된 원전은 총 8기(100만kW짜리 4개, 140만kW짜리 4개)로, 총 17조 926억 원의 투자비용을 예상하고 있다.

 

2008~2022년까지의 계획인 4차 계획을 보면 사업자 의향은 13기인데 계획에 반영된 원전은 총 12기(100만kW짜리 4개, 140만kW짜리 8개)로 140만kW짜리 4개 발전소가 추가돼 26조 2155억 원의 투자비용을 예상하고 있다.(아래 표 참조) 

 

  

4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된 발전소 건설 계획

ⓒ 양이원영
전력수급기본계획

 

 

바로 아래 표를 보면 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투자비용이 전체 발전소 투자비용인 36조8천여억원 중에 71%인 26조2155억원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투자기간이 2009년부터 2022년까지이므로 이미 건설 중인 100kW 4기 이외에 올해 터닦기가 시작된 신고리 3, 4호기부터 2021년에 완공될 예정인 신울진 3, 4호기까지 8기의 140만kW 원전에 대한 투자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 100만kW 원전비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겠지만 이미 이들의 주설비 기기 계약은 끝난 상태이므로 140만kW 8기의 비용으로 26조를 잡아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4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예상하는 각 발전원별 투자 비용

ⓒ 양이원영
전력수급기본계획

 

그런데 아랍에미리트에 제공하기로 한 원전은 140만kW 4기인데 어떤 셈으로 23조의 비용이 산출되게 된 걸까.

 

한 일간지를 보니 건설비용 200억 달러 중에 100억 달러는 원전 건설비용, 나머지 100억 달러는 지원시설 비용이라고 한다. 4기 원전 건설비용은 23조 가량이 아니라 12조 가량이 되는 셈이다. 한편, 건설비용에서 한국형 원전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WH-도시바의 몫이 8억 달러이고 두산중공업 몫은 32억 달러라고 한다. 두산중공업이 발주받은 기기들은 원천기술을 가진 WH-도시바가 하청을 받을 테니 이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140만kW는 APR(Advanced Pressurized Reactor)로 기존의 가압경수로인 PWR(Pressurized Water Reactor)을 개선한 가압경수로다. ‘개선형 가압경수로’라고 부를 수 있겠다(앞선 글에서 밝힌 3개 다국적 원자력 업계는 이 모델을 개발하는 데 경쟁이 한창인데 벌써부터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지만 이 얘기는 뒤로 미루자).

 

국제 원자력산업계는 이 모델을 가압경수로의 차세대 모델로 삼아 가격경쟁, 기술경쟁이 한창인데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리가(더 정확히 말하면 WH-도시바와 우리가) 기술이 더 좋아서 가격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즉, 프랑스는 kW 당 2900달러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2300달러라는 것. 결국, 140만kW APR 원전 1기 당 32억2천만 달러의 비용이 드는 셈이고 4기는 129억 달러라는 비용 계산이 나온다.

 

그럼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긴다. 하나는 100억 달러로 APR 140만kW 4기 원전을 건설하는데 비용이 모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국내 원전 건설 비용을 고려해도 1조원 가량이 부족하고 지경부가 발표한 단가로 보면 29억 달러가 부족한 셈이다. 3조가 넘는 돈이 부족하다. 프랑스가 360억 달러를 입찰했는데 우리가 200억 달러로 낙찰 받았다는 것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그럼 이 모자라는 돈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WH-도시바가 낮은 금액을 받아갈 리 만무하고 국내 유수의 건설업체들도 적자를 보려고 하지 않을 거다. 그럼 한국전력이 적자를 보고 작년처럼 적자 보전을 국민세금으로? 글쎄다. 한국전력과 지경부가 답해야할 차례인 것 같다. 참고로, 원가에 못 미치는 요금 책정으로 인해 한국전력과 가스 공사가 입은 적자 보전 비용으로 작년 추경예산에서 1조원 가량이 투입된 상태다.  

 

100억 달러는 폐기물 처분 시설 비용?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후(현지시각) 아부다비 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전컴소시엄의 UAE 원전사업수주 소식을 전하고 있는 모습.

ⓒ 청와대
UAE원전사업

두 번째로는 100억 달러에 이르는 지원시설이 도대체 무얼까 궁금하다. 그 정도 비용으로 건설하는 시설이라면 핵폐기물 처분시설밖에 없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일부 언론사에서 폐기물 처분시설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폐기물 처분이라고 하면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원자로 폐로 비용, 중저준위 폐기물, 사용후 핵연료 처분 비용이다.

 

원자로 폐로 비용은 건설 비용과 맞먹거나 1.5배 정도 된다고 추정되지만 국제에너지기구가 2001년에 59만kW 고리 1호기 폐로 비용을 1조원을 산정한 것만 반영하더라도 4기에 4조원이 된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드럼으로 처분하는데 드럼 당 처분 비용은 폐기장 건설 비용과 운영 비용으로 나뉜다. 59만kW 고리 1호기가 30년간 운영되면서 발생한 폐기물을 1만 드럼이라고 보면 140만kW 원전을 60년 운영하면 4만7500 드럼이 나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4개의 원전에서 발생하는 중저준위 핵폐기물은 19만 드럼에 이르는데 현재 경주에 동굴 처분 방식으로 건설하고 있는 중저준위 폐기장은 10만 드럼 규모에 1조 6천억 원을 산정했다. 지경부가 산정한 중저준위 핵폐기물 드럼 당 운영비용은 208만 7천원이다. 19만 드럼으로 계산하면 약 4천억원의 비용이 든다. 지금까지만 해도 합은 6조원이다.

 

그런데 문제는 폐기물 처분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용후 핵연료 처분 비용이다. 지경부가 산정한 사용후 핵연료 처분 비용으로 계산해 보자. 지경부는 사용후 핵연료 1다발 당 처분비용을 4억 1천만 원으로 산정했다. 140만 kW APR 4기는 60년간 전기를 생산하고 나서 약 1만9000다발의 사용후 핵연료를 쓰레기로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계산해 보면 약 7조 8천억 원의 비용이다.

 

결국, 전체 폐기물 처분비용은 14조 원 가량이 든다. 지원시설, 즉 폐기물 처분비용도 100억 달러로 모자랄 판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사용후 핵연료 처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의 비용은 매우 낮게 책정된 것이다. 세계적으로 아직 처분해 본 나라들이 없어서 산정비용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경우, 레이건 시대에 13조의 비용을 산정했지만 부시 정부 때에 재평가했을 때 97조로 늘어났다.

 

이를 차치하고라도 발전소와 폐기물 시설은 보험비용을 포함해서 안전 비용이 더 늘어난다는 것을 그동안 원자력 관련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계약에서 폐기물 처분을 우리가 책임진다고 했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처분 비용이 더 늘어날 것이다. 단지 시설만 건설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계약한 비용은 한참 모자랄 것으로 보인다.

 

손해 보는 장사, 국민들에게 떠넘기지 않았으면

 

원전 사업은 비용이 참 크다. 그런데 그렇게 큰 비용만큼, 제대로 산정하지 않으면 입게 되는 손해도 엄청날 수밖에 없다.  역대 최대 계약을 따냈다고 흥분만 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사실을 취재하며 분석하는 언론의 역할이 참으로 중요한 시점이다.

 

그래도 이만큼 큰 돈이 돌면 우리 경제에 그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다. 그러면 잠깐 화제를 돌려 보자. 우리나라는 이번 분기에 역대 최대 무역흑자를 냈다. 그런데 ‘여러분의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상위 5%에 부과하는 법인세와 소득세를 감세했다. 재정적자를 무릅 쓰고 감세한 이유에 대해 정부 관료들은 이렇게 설명했다.  상위계층과 대기업의 불어난 이익이 재투자로 이어지고 재투자는 일자리를 늘릴 것이며 결국 서민경제가 살아날 거라고 했다. 그런데, ‘일자리가 좀 더 늘어나던가요?’

 

원자력산업계가 400억 달러 수주한 계약이 우리 살림살이를 과연 나아지게 할까? 눈덩이 처럼 불어나는 한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해소에 도움이 될까? 이미 해외 투자자들은 이번 원전 수주 건에 대해 11월부터 정보를 가지고 관련 주식에 투자했고 이제는 회수해 가는 중이라고 한다. 순진한 개미투자자들이 뒤늦게 오를 만큼 오른 이 시장에 뛰어 들어 해외투자자들에게 돈을 대주는 것은 아닐까? 냉정하게 돌아 볼 일이다. 

 

환경연합 미래기획팀 양이원영 부장

 

출처 : ‘UAE 원전 4기 수주’, 세부내용이 수상하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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