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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93세 노인의 자살… 유서 “무덤으로 피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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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후쿠시마 위기에 비관한 한 93세 노인이 6월말 “무덤으로 피난 갑니다. 미안합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후쿠시마현 미나미소마에 있는 자택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후쿠시마 사고는 방사능 오염을 넘어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심각하고 치명적인 영향을 남기고 있다. 국내에 거의 보도되지 않은 이 소식을 <에너지탐정>이 다시 소개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난 뒤 노인은 소마시에 있는 둘째 딸의 집으로 강제 대피되고 이어서 2주간 입원한 뒤 5월3일 미나미소마에 있는 자택으로 돌아왔다. 이 지역은 핵 사고로 인해 긴급시 피난 준비구역에 포함됐다.

미나미소마에서 숨진 93세 노인이 남긴 유서. 사진=마이니치신문

유서에는 “우리가 다시 피난하게 되면, (나 같은) 노인들은 짐만 될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다.

노인은 72세 장남과 71세 그의 아내 그리고 두 명의 손주와 함께 조용한 벼농사 마을에 살고 있었다고 7월9일자 <마이니치> 신문이 전했다. 아픈 다리에도 어머니는 매일 분주하게 일을 하며 꾸준히 일기도 썼다고 아들이 말했다.

원전으로부터 22킬로미터 떨어진 자택에서 노인과 가족들은 3월17일 피난했다. 그는 소마에 있는 딸의 집에 머물고 3월18일 아들과 나머지 가족들은 군마현 카타시나에 있는 여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노인은 4월말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해서 2주간 치료를 받은 뒤 5월3일 자택으로 돌아왔다. 그는 군마현에 있는 아들과 가족들에게 여러번 전화 통화를 해 돌아오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마침내 6월6일 집으로 돌아온 아들 가족을 노인은 기쁘게 환영했지만, 아들은 어머니에게 핵발전소 사고 상황이 악화되면 다시 피난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섯 가족이 일상으로 복귀한 지 2주 지난 6월22일 93세 노인은 정원에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후 가족, 부모 그리고 가까운 이웃 친구들 앞으로 남긴 4통의 유서가 자택에서 발견됐다.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 노인은 “핵발전소 사고 소식에 매일 가슴을 졸였다”고 썼다.

또 부모에게 남긴 유서에는 “이런 짓(자살)이 내 아이들과 손주들 그리고 친지들의 이름에 먹칠하는 것이겠지만 현재 세상에서는 이럴 수밖에 없습니다”고 적었다.

자살 소식을 들은 후 이웃들은 노인의 자택으로 찾아와 망자를 위해 기도를 했다. 유서를 받은 한 지인은 목이 메어 흐느끼면서 “어째서 이런 일이 일어났나”라며 물었다.

노인의 장례식에서 독경을 한 미나미소마의 한 절에 있었던 74세의 스님은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집과는) 다른 천장을 확인하고서 침울해하는 피난민들을 꽤 봤다. 노인들에게 피난은 매우 힘든 일이다”고 말했다.

노인의 아들과 아내는 <마이니치> 기자에게 “독자들에게 어머니가 왜 자살하게 됐는지 제대로 전해달라”고 말했다.

이지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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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악몽은 진행형…’원전 마피아’를 경계하라”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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