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생태보전 보도자료

고로쇠축제에 부쳐

여러분이 마시는 고로쇠 수액은 고로쇠나무의 피입니다.
자연식품으로 현대인의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유행이 바람처럼 불고 있습니다. 고유한 우리네
삶의 방식을 스스럼없이 버리고 서구지향주의로 매진하더니, 온갖 공해와 오염이 양산되자, 인간
들은 다시 자연 속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합니다.

자연이 소중한 것은 그 자연스러움에 있습니다. 그러나 고로쇠 수액을 집단적으로 채취해서 마
시는 일은, 더구나 그 일을 ‘축제’라고 이름 붙여 행사를 치르는 것은 결코 자연스럽지 못한
일입니다.
고로쇠나무는 단풍나무과 교목으로 습기가 많은 산골짜기에 모여 삽니다. 식물은 각각의 생태
적 특성에 따라 습기가 많은 땅에서 살아가는 것이 있고, 건조한 땅을 좋아하는 식물도 있습니
다. 고로쇠나무는 다른 나무들보다 많은 수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른 봄 그들의 혈관인 물
관을 통해서 땅의 수분을 끌어올립니다. 우리가 그 수액을 먹는 일은 그 나무의 피를 가로채서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지난 수년 동안 우리 단체는 고로쇠나무의 수액채취 현장을 조사하였습니다. 산림청에서 정한
최소한의 규칙조차 지켜지는 곳은 드물었으며, 지름 30cm도 안되는 나무 밑둥에 7~8 개의 구멍
을 뚫어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갈취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수분을 빼앗긴 나무는 아래부터 가지가 말라가고 있으며, 나무의 표피도 쩍
쩍 갈라져서 건강한 다른 나무들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도 꼭 고로쇠수액을 빼내
서 돈을 사고, 마셔서 건강해진다면 산림청에서 정한 기준이라도 지켜야 할 것입니다.
인간을 제외한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동식물들은 수분이나 영양분을 취할 때, 자신에게 꼭
필요한 양만큼만 섭취합니다. 따라서 고로쇠나무의 수액을 인간이 채취하는 일 그 자체가 분명
한 잘못입니다.

다른 생명의 죽어가는 고통을 모른 채하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축제판을 벌인다는 것
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입니다. 또한 나무의 피를 빨아내 그걸 먹으면서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반
생태적이고 반환경적인 이 기막힌 축제는 이제 없어져야 합니다.

2004년 2월 6일

거 제 환 경 운 동 연 합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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