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생태보전 보도자료

단식5일째를 보내며

대구환경운동연합 문창식 사무처장의 단식농성 5일째 일기(?)를 보내며, 더 많은 분들의 관심
과 지지를 바랍니다.
-대구 공정옥-

단식 5일째다.
4일째 목욕탕에 가서 달아본 체중은 72.8kg, 평소 75-76kg 정도였으니 4일만에 약 3kg이 빠
진 것이다. 의사는 탈수현상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몸에 나타나는 구체적인 변화는 아직 잘 느
끼지 못하겠다. 방문하는 사람들의 말이 얼굴이 검게 탔다, 홀쭉해졌다, 눈이 쑥 들어갔다고 하
는 걸로 봐서는 외모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가끔 머리가 조금씩 아프고, 손발이 저리고, 앉았다 일어서면 어지러운 것을 제외하고는 정신
은 더욱 맑아지고, 몸은 훨씬 가벼움을 느낀다.

난생 처음 하는 단식이라 단식을 들어가기 전에는 두려운 마음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단식의 경험이 있는 선배(?)들이 단식을 들어가기 전에 했어야 될 일과 단식 후에 잘못되면 건
강을 망칠 수도 있다는 엄포를 할 때는 솔직히 왜 단식이라는 극한 방법을 선택했을까 하는 후회
가 되기도 했다. 그것도 기약없는 단식을 말이다.
앞으로 며칠을 더 견딜 수 있을까? 도저히 견디지 못할 상황은 설마 오지 않겠지?
그들의 반응은 있는 것일까? 온통 주위는 왜 조용하게 관망하는 것처럼만 느껴질까?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 온갖 잡생각이 심신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느 선배는 운동가는 외롭다고 했는가 보다.

그러나 단식 5일째,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동참한다는 의미로 하루 단식을 하겠다는 회원, 퇴근 후 매일 이곳으로 출근하는 회원이 생겼
다. 자진하여 주치의를 하겠다는 분도 생겼다.
지지 격려하는 방문객들이 점점 늘어나고 다양해지고 있다.
관심이 없던 언론에서도 조금씩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
거리 홍보를 나가면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지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대구시 공무원들도 간혹 찾아오고, 경찰은 매일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간혹 마음이 약해질 때 다 잡아 주는 힘은 역시 동료들이다. 언제나 건강을 묻고 염려해주고 힘
든 일은 조금도 하지 못하게 한다. 단식에 필요한 소중한 정보도 빠뜨리지 않고 챙겨준다. 평
소 때면 식사시간을 일분 일초도 어기지 않던 그들이 끼니때가 되어도 배고프다는 소리조차 하
지 않는다. 하루 한 끼만 먹으면서 함께 단식에 참여하는 동료도 있다.

변화되는 상황과 동료들의 동지애를 느낄 때면 혼란하던 정신이 곧바로 돌아온다.
단식농성의 목적의식은 더욱 뚜렷해지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한편으로 이런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 것을 너무나 감사한다.
지역사회와 이웃을 위한 삶을 살아왔다고 자부했던 지난 삶들이 사실은 온갖 위선과 자만으로 가
득 차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나를 변명하기에 급급했던 초라한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순간 초라한 나 자신의 모습
이 너무나 부끄러워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아마 투쟁은 인간으로 하여금 새로운 세계를 깨닫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모습을 겸허하게 돌아
보며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제 단식 5일인데 이것 또한 지나친 자기 감상은 아닌지 모르겠다.

(롯데골프장 완전 백지화를 소원하며 농성장에서 단식 5일째를 보내며 문창식)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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