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에너지 기후변화 보도자료

울진 핵발전소 사고, 지금까지 그들이나 우리나 운이 좋았다!

울진 핵발전소 사고,
지금까지 그들이나 우리나 운이 좋았다!

지난 4월 5일 울진 핵발전소 4호기에서 1차 계통 냉각수 세관이 파
손되어 고방사능의 1차
냉각수 45톤이 원자로 격납용기 밖 2차 계통으로 흘러나간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누
출된 냉각수는 1차 냉각수의 약 15%에
해당하는 양으로 만일 이 핵발전소가 정상 운전 중이었다면 울진은 제2의 TMI가 되어,
지금쯤 한국은 월드컵 개최국으로서보다는
핵발전소 사고국으로 세계 언론에 그 이름이 회자되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심각
한 핵사고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한수원은 “이번
사고는 사소한 고장이며 유사한 사고 발생가능성도 극히 희박하다”는 어처구니없
는 예전의 태도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1. 이번 울진핵발전소 4호기의 세관 파손 및 1차 냉각수 유출 사고는 결코 사소한 고장
이 아니다.

이번과 같은 냉각수유출사고(Loss of Coolant Accident, LOCA)는 핵발전소 사고 중 가
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사고로 핵발전소를 설계하고 운전하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고려된
다. 그렇기 때문에 증기발생기의 세관이 파손되어
냉각수가 유출될 경우를 대비하여 핵발전소측은 방사선 감지기를 운용하고 있으나 그것
은 이번 사고에서 전혀 소용이 없었다. 또한
최대 누설률이 559gpm으로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발생한 유사한 11건의 사고 중 이보다
누설률이 높은 경우는 3건밖에 되지
않으며 최종 안전성분석보고서(FSAR : Final Safety Analysis Report)에서 제시된 초기
누설률(417gpm)보다도
크기 때문에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조차도 추가적인 사건해석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있
다.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방사선 감지기, 이런
비정상 상태에 대응하는 과정 중에 드러나 여러 건의 운전원 실수, 사고를 축소시키기에
만 급급한 관리당국의 태도 등은 체르노빌과
TMI 사고가 일어나기 전과 비슷하다. 이들 사고 모두 사소한 고장과 안전 수칙 무시 등
에서 비롯된 것들이었다.
우연히 울진 4호기 세관의 파손 시점이 원자로를 중지시키고 원자로 내부의 열에너지가
많이 줄어드는 계획예방정비 중이었다는 것은
천만다행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사고의 중대성이 감소되지는 않는다. 단순히 방
사능이 외부에 많이 누출되지 않았고 노심이
용융되지 않았다는 것만을 가지고 이번 사고가 1등급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한 짓이다.

2. 이번 핵사고는 이미 예견되었다.

이번에 사고가 난 울진 4호기의 증기발생기 세관은 인코넬 600MA 라는 재질을 사용하
고 있다. 그리고 전세계에서 발생한
유사한 세관 파열 사례 11건 모두가 울진과 같은 재질인 인코넬 600MA를 사용하고 있었
다. 게다가 울진 4호기와 동일한 설계와
방법으로 제작된 영광 3호기도 지난 3-4월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세관에 균열이 있음이
발견되었다. 오래전부터 우리는 증기발생기의
세관으로 사용된 인코넬 600MA라는 재질이 부식과 균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핵발전소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해왔다. 미국에서도 웨스팅하우스사가 이것으로 제작한 핵발전소들의 증기발생기에
서 문제가 발생하여 14건의 소송이 발생하였으며,
이들중 3기의 핵발전소는 비경제적이라는 이유로 문제의 증기발생기들을 수리하거나 교
체하지 않고 영구폐쇄 된 사례가 이미 있다.

불행히도 이제 카산드라처럼 우리의 불길한 예언이 실현되는 것을 지켜 보아야하는 일
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영광 3, 4호기, 울진
3, 4호기는 모두 증기발생기 재질로 인코넬 600MA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번 사고처럼 전
문가들조차도 추가해석을 필요로 할 정도로
확실히 이해할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3. 울진 4호기와 같은 형태인 모든 한국형 표준원전에 대해 다시 철저한 안전검사를 실
시하여야 하며 위험하다고 판명된 재질을
바꿀 때까지 가동을 해서는 안된다.

미국의 CE 사의 시스템80이라는 모델을 변경시켜 100만kW급으로 하향조정한 형태이
다. 영광 3-6호기, 울진 3-6호기
총 8기가 이에 속한다. 그러나 한국형 원전은 물론 모형인 CE사의 핵발전소는 전체 설계
의 안전성조차도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검증받지
못한 모델이다.
모든 기기들이 정밀하게 맞물려 작동하며 수 초라는 시간 안에 핵분열 임계, 냉각재 유
출, 노심용융 등 극히 중요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핵발전소는 사소한 결함 하나, 사소한 설계 변경 하나도 곧바로 거대 사고로 연
결될 수 있다. 울진 4호기 사고를 분석한
원자력연구소 보고서에서는 ‘(세관 등) 직경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설계, 제조과정을 향
후 적용해서는 아니된다는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라는 결론과 이런 결함을 발견할 수 있도록 비파괴 검사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한국표준형 원전은 5기가 가동 중이며 3기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과 같은 ‘사소한 1등급’ 사고의 감지는
물론 발생가능성과 원인조차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이미 안전하지 않다
고 판단된 재질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무리하게
계속 가동과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전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범죄행위에 해당
한다. 최소한 세계적으로 동의되는 안전수칙
정도는 준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와 같은 모든 위험 경고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을 비롯한 핵산업 관계자들은 근본적
인 대책을 찾기보다는 이번 사고가 단지 ‘울진
4호기에만 한정적’이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들이나 우리나
운이 좋았다.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좋겠지만
계속 늘어나는 부실한 핵발전소와 경제성을 맞추기 위한 과도한 운전으로 누적되어가는
원자로의 피로가 언제까지 우리의 이런 소망을
만족시켜 줄지는 미지수이다. 현재 울진핵발전소 4호기는 계획예방정비와 불완전한 사고
해석을 마치고 출력을 80%까지 올려 다시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2002년 6월 3일
환경운동연합 반핵위원회
(문의 : 한성숙 – 011-9041-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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