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삶과 죽음, 자연이 공존하는 유럽의 장묘문화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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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한 미루나무 솟대, 프랑스 장묘문화

견학 7일째 저녁 우리는 마지막 방문국인 프랑스에 도착하였다. 프랑스는 화장율이 18% 정도로 최근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매장이
여전히 많은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묘지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것은 바로 1평 미만의 규모와 다층 구조묘, 그리고
시한부매장제도 때문이다. 매년 여의도의 1.2배 크기의 산림이 묘지로 바뀌는 우리의 장묘문화와 비교했을 때 프랑스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프랑스 파리 Ensemble Funeraire des Joncherolles 상징 조형물 ⓒ 이철재

이곳의 홍보물 첫머리를 장식하는 상징물이다.

모든 프랑스인들은 자치단체의 공동묘지를 사용하며 죽어서도 만인이 평등한 대우를 받는다. 독일 통일의 아버지인 빌리 브란트 전 수상의
경우처럼 미테랑 전 대통령과 드골 전 대통령 역시 일반인 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프랑스인들은 평균 한달에 2회 성묘를 하는데 이는
공동묘지가 주거지역에 가깝게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경우 공동묘지 옆의 주택이 다른 지역보다 더 비싸다. 늘 함께하는 추모문화의
영향이며 공동묘지가 공원으로 조성된 탓이다. 또한 프랑스 공동묘지는 수많은 다양성을 보이고 있는 조각 박물관이다. 그 때문인지 프랑스
공동묘지는 관광명소를 이름을 날리고 있다.

▲ 프랑스 파리 Ensemble Funeraire des Joncherolles의 추억의 정원
ⓒ 이철재

쭉쭉 뻣은 미루나무가 마치 우리의 솟대처럼 느껴진다.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 다음날 우리는 파리시에서 북쪽으로 10Km 떨어진 Ensemble Funeraire des Joncherolles(종쉬롤)
묘지를 찾았다. 이 곳은 지난 70년대 늘어나는 묘지수요에 맞춰 파리시 5개구가 공동 출현해 조성한 것으로 면적은 30만㎡에 달하는
종합 장묘단지이다. 종쉬롤에는 매장지, 납골당과 납골묘, 산골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매장은 묘지 1기당 크기가 2㎡, 깊이
1.5~2m로 까보라는 다층식 구조와 앙프라는 벌집모형의 2층 구조의 연립 가옥 형태가 특이하다.

▲ 프랑스 파리 Ensemble Funeraire des Joncherolles의 앙프
ⓒ 이철재

벌집모양으로 2층 구조의 연립 가옥처럼 설계된 형태의 묘지

10년, 30년, 50년의 시한부 매장제를 사용하고 있다. 화장시설은 모두 3기가 설치되어 있다. 유족들은 화장로 입구에 설치한
CCTV를 통해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화장시설 뒤편에는 하늘 높이 솟은 미루나무 숲은 만나는데 이곳이 바로 ‘추억의 정원’으로
불리는 산골장 있다. 유럽은 이미 오래전부터 산골이 일반화 된 장법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산골이 제도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잘 정리된 미루나무 아래는 잔디를 입혔고 그 주위에는 수많은 꽃이 놓여져 있다.

▲ 프랑스 파리 Pere Lachaise의 공동 유골장
ⓒ 이철재

묘지의 임대가 끝나거나 무연고묘를 정리하여 이곳에 공동으로 보관한다.

유족들은 유골을 뿌린 나무에 꽃을 두거나 추억의 정원 둘레를 산책하면서 고인을 추모한다. 그리고 산골한 사람들의 이름은 따로 앞쪽에
조그만 하게 만들어 두고 있다. 그리고 슬픔을 잊기 위해 하늘을 보는 것처럼 쭉쭉 뻣은 미루나무를 따라 올라 가면 하늘이 보인다.
종쉬롤의 미루나무는 마치 우리나라의 솟대처럼 느껴진다. 종쉬롤은 장묘 시설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으며, 산자와 사자 모두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장묘시설이다.

▲ 프랑스 파리 Pere Lachaise 발작크의 묘
ⓒ 이철재

귀국 비행기를 타기 몇 시간 전 파리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Pere Lachaise(뻬르라쉐즈)를 찾았다. 이 곳은 세계 최고의 근대식
공원묘지로 개인 및 가족묘로 조성된 곳으로 쇼팽뿐만 아니라 발자크, 이브 몽땅 등 유명인사들의 묘지가 있어 관광명소가 되고 있다.
뻬르라쉐즈 전 지역은 울창한 나무와 역사성, 예술성 뛰어난 묘들로 가득 차 있다. 40만㎡ 부지의 이곳에는 현재 50만 명 이상이
묻혀있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매장을 가능하다. 그것은 앞서 밝히 바대로 시한부매장제도 때문이다. 기간이 지난 묘지와 무연고 묘지는
유골을 정리해 별도의 공간에 안치한다.

▲ 프랑스 파리 Pere Lachaise 산골장소
ⓒ 이철재

주택가와 인접한 후문 쪽 벽을 따라 산골 장소가 조성되었다.

우리 일행은 안내소에서 받은 유명인사 묘지 지도를 보면서 산책을 한다. 발자크, 배우 이브 몽땅이 부인과 함께 소박하게 누워있고,
우리에게는 카사노바로 알려진 이의 묘지도 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죽은 이의 공간을 산자와의 공존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찾고 있다. 우리의 현실을 생각해 본다. 장묘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상징적인 것이 서울시 원지동 추모공원이다. 그러나 2001년 사회적
합의과정을 거쳐 결정된 것이 만 2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진전이 없다. 외국의 경우처럼 지역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행정기관 스스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 프랑스 파리 Pere Lachaise의 카사노바 묘
ⓒ 이철재

우리에게 카사노바로 알려진 빅또르 노이의 묘

그리고 우리의 공원묘지는 공원묘지가 아니다. 또한 우리의 추모문화는 고작해야 1년에 1, 2번 찾고 그것도 2세대가 넘어가면 잊혀지고
만다. 이번 유럽 4개국 장묘시설 견학을 통해 느낀 것 중에 장묘시설은 그 사회의 성숙도를 확인 하는 가치관의 척도라는 것이다.
그리고 유럽의 장묘시설은 종합 예술로 유족뿐만 아닌 일반시민도 함께 찾는 말그대로 공원이라는 점이다. 유럽의 장묘문화는 절대 자연에
종속하며 산자와 사자가 공존하는 문화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장묘문화에도 공존의 녹색장묘가 자리 잡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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