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에너지 기후변화 보도자료

한국 정부는 교토의정서 출범을 계기로 적극적인 기후변화대응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교토의정서 출범을 계기로 적극적인 기후변화대응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지금 사막화와 혹독한 가뭄 등 기후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실감할 수 있는 아프리카 북단, 모로
코 마라케쉬에서는 제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11월 9일,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강제할 교토의정서 이행을 위한 대부분의 절차와 규칙이 확정될 예정이다. 돌이
킬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할 기후변화 현상을 감지하고 온실가스 감축논의를 시작한 지 거의 10년
만에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작은 첫걸음이 시작되는 셈이다.

11월 7일 김명자 환경부 장관은 연설을 통해 한국의 온실가스 의무감축 참여는 언급하지 않으면
서 새롭게 형성될 배출권 거래 시장에 한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가 하면 한국 정부가
국무총리실을 중심으로 관련 부서가 협력하여 마치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열심히 할 것인 양 선
전하였다. 그러나 과연 그동안 총리실 산하의 범정부대책기구는 얼마나 효율적이고 통합적으로
기후변화대책을 주도했으며 지난 1999년에 수립되어 3년동안 추진된 기후변화종합대책이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김명자 장관의 말과 달리 한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가적 대응체계를 아직도 제대로 갖추
지 못했으며 온실가스 배출원과 흡수원에 관한 기본통계체계조차도 마련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온실가스 감축의 구체적인 수단과 목표가 없는 종합대책에는 구체적인 성과는 없어도 그만인 셈
이며 마찬가지로 이번에 장관이 밝힌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도 구체적인 계획이 아니므로 그저 말
에 그칠 공산이 크다.

현재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범정부대책기구는 총 35개 과제의 수행여부를 형식적으로 확
인하는 정도에 그칠 뿐 기후대책을 포괄적으로 지휘하지도 못하고 기후대책이라는 것도 사실상
없다. ‘기후변화협약 대응종합대책’에 나열된 이 과제도 단지 협상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각 부처
의 기존계획을 ‘기후변화대책’이라고 포장한 짜깁기 작품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종합대책에는
구체적인 부문별, 세부과제별 이산화탄소 감축목표도 없고 원전 증설, 소각로 증설, 하수종말처
리장 확충 등은 온실가스 감축의 적절한 수단도 못된다.

1997년 기후변화에 역사적 책임이 큰 공업국들(OECD와 시장경제전환국가 등 38개국)의 온실가
스 감축 목표를 정한 교토의정서가 법적 강제력을 전제로 채택되었다. 그리고 지금 4년만에 선진
국들의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부담을 피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들을 열어 둔 채, 교토의정서 이
행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비록 타협과 절충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의 실효성은 크게
떨어졌지만 교토의정서는 기후변화를 막는 최초이자 유일한 수단임에는 분명하다. 교토의정서의
성공적인 이행은 추가적이고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안정화하고
나아가 기후변화의 근원인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체제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체제로 전
환하는 대장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현재 한국은 OECD 가입국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에서 9위를 차지하지만 교토의정서 상에서
는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여받지 않았다. 정부의 기본 입장도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이면서 기
후변화에 맞서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무임승차하려는 태도로 일관된다. 그러나 지난 3년간 한국
은 전세계에서 가장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량이 높은 나라 중 하나로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도 더 이상 기후변화의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10년 경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가 될 것이 확실하다. 한국보다 온실가스를 더 많
이 배출하는 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같은 경제대국들과 러시아, 중국, 인도 같은 인구대국들
에 불과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고집하는 ‘2018년 3차 공약기간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 고려’가 과연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질 지 의문이다. 현실적으로 2013년 2차 공약기간부터
는 한국도 구속력있는 온실가스 감축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이를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자발적인 참여로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인 선진국들을 독
려하고 개도국들을 견인해 나간다면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적극적인 의지를 소진해버린 교토의
정서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입장을 바꾸
지 않으면 자국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하여 교토의정서 서명을 철회한 미국처럼, 기후변화를 막
는 인류 공동의 노력에 협력하지 않는 파렴치하고 이기적인 국가로 낙인찍힐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2차 공약기간의 자발적인 의무감축 참여를 전제로 우선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감
축목표를 정하고 이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지금 우리의 에너지 소비수준
은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몇배나 높은 일본에 육박한다. 따라서 에너지절약을 통해 저에너지 산업
구조로 변화해야 하며 기후변화의 궁극적 대안인 재생가능에너지를 위주로 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관련부처의 우선순위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 또 광역자치체와 기초자치단체
에서 추진 중인 지방의제21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해 온실가스 감축과 지
속가능한 에너지체제 구축으로 나아가야 한다.

2001년 11월 9일
환경운동연합
문의: 에너지대안센터 추소연 간사 017-357-3158/ 02-735-8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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