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에너지 기후변화 보도자료

영광군주민들의 핵폐기장 유치건의서, 허위 서명의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라

영광군 주민들의 핵폐기장 유치건의서 제출과
관련하여 허위 서명 등의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라!

산업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이하 한수원)가 작년 7월 이후 전국 지자체로부터 핵폐기
물관리시설 유치 신청을 공모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전남 영광군 핵폐기장 유치위원회가
주민 2만5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핵폐기장 유치 행정건의를 신청했다고 한다.
이번에 영광의 핵폐기장 유치위원회가 제출한 청원서에는 관내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수가 서명
했다고 하나, 우리는 우선 그 서명의 진위를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달 7일 영광
군수가 <호남지역핵폐기장 반대대책위원회>에 발송한 공문을 보더라도 다수의 영광군민들이 핵폐
기장 유치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이 채 못
된 사이에 유권자 과반수가 유치에 동의했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핵폐기장 반대 영광군민 대책위원회>와 <호남 대책위원회>는 이번 행정건의 신청
을 “한수원과 원자력환경기술원의 배후조정”을 받은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책위의 확인
에 의하면 “이장 또는 한 사람이 수십 수백 명의 서명을 대리작성”하고 영광군에 거주하지도 않
는 사람의 서명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서명 당사자도 모르는 사이에 이름이 올
라간 사람들이 이장들을 비난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주민들에게 서명을 받을 때는 동의서에 지
원금 3,000억원을 1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내용을 제시하고, 막상 최종 유치건의서에는 “지원금
약 3,000억원을 확대하고”라는 식으로 변경해 접수시켰다고 한다.

분명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하겠지만, 영광군에서 벌어진 이번 사건, 혹은 해프닝은 충분히 예견
된 일이었기도 하다. 이번 일이 있기 전에도 유치 공모 과정은 온갖 부조리한 일들로 가득 차 있
었다. 원자력환경기술원의 내부자료를 보면 고창, 진도, 영광, 보령 등지에서 100명이 넘는 주민
과 지역 정치인, 언론인 등에게 해외 핵시설을 견학시켰으며, 진도의 경우 주민대책위에 따르면
핵폐기장 유치위원회 측에서 주민들에게 100명의 유치서명을 받아오면 100만원, 200명을 받아오
면 3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등 정상적인 국가 업무 추진과정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황당한 일들
이 계속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영광군과 정부 당국은 이번 유치건의 서명과 관련해 지역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들
을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 그 결과 본인 동의 없는 대리서명, 문서 조작 등의 사실이 드러날 경
우 그 배후를 철저하게 밝혀 다시는 주민을 우롱하는 이번 같은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영광군
의회와 영광군수는 주민의 뜻이 무엇이며, 고향의 미래를 위한 일이 무엇인지 신중을 기해야 함
은 물론이다.

아울러 정부와 한수원은 그 동안 저지른 음모에 가까운 유치신청 공모과정에 대해 사과하고 가
망 없는 핵폐기장 부지선정 노력을 포기해야 한다.
부지 공모 1차 마감이었던 지난 2월말까지 단 한곳도 유치신청을 하지 않음으로서 이미 주민들
의 뜻은 밝혀졌다. 3,000여 억원의 지원금과 내 고장의 미래를 바꾸자는 유혹에 응할 지역은 앞
으로도 없을 것이라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핵발전 팽창 정책을 포기한다면 핵폐기장 부지 선장은 쓸모 없는 일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현재의 핵 시설에서 나오는 핵폐기물 때문에 핵폐기장 건설을 미룰 수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향후 핵발전을 확대하겠다는 위험한 속셈을 실현시키기 위해 핵폐기물 처분장
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94년 굴업도 핵폐기장 부지선정 발표 당시에도 핵발전소 부지에 있는
임시보관소가 곧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국민들을 협박했지만, 이 계획이 백지화되자마자 정
부는 다시 저장 용량이 충분하다며 말을 바꾼 바가 있다.
결국 대안은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탈핵에너지 물결에 지체 없이 동참하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핵발전소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 있는 곳은 프랑스와 일본, 우리나라 정도에 불과하
며, 그나마 일본과 프랑스는 내부적으로 강력한 저항에 부딪쳐 있어 실제로 건설이 가능하기 어
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발도상국들은 막대한 초기 자본을 동원할 여력도 안전하게 운영
할 능력도 없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정부와 한수원은 가망 없는 부지선정 노력을 중단하고 탈핵발전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 핵기술
과 핵산업은 날로 사양화되고 있으며,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절약산업은 욱일승천의 기세로 성장
하고 있다. 처리불가능한 핵폐기물을 양산하는 사양산업에 고급인력과 막대한 자본을 몰아넣는
대신 친환경적인 에너지대안 기술과 관련 시장 형성을 위해 획기적인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 경제
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생존 가능한 대안일 것이다.

2001년 6월 13일

환경운동연합

<문의 반핵평화 담당 양원영 (018-288-8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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