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에너지 기후변화 보도자료

핵폐기장 부지 유치공모 마감에 대한 논평

핵폐기장 부지 유치공모 마감에 대한 논평

막대한 지원금과 내고장의 미래를 맞바꾸자는 유혹은 결국 거부되었다. 정부와 한국전력공사
는 작년 7월부터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3,000여 억원의 지원금을 내걸고 핵폐기장 부지 유치
신청을 공모했으나 마감일인 오늘까지 어느 지역도 유치신청서를 내지 않은 것이다.

과거 안면도와 굴업도 등지를 일방적으로 핵폐기장 부지로 선정하여 거센 저항을 불러일으킨
핵산업계와 정부는, 이번 공모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지방의원들에게 일본과 유럽 등 해외 핵시
설을 견학시키고 한전 간부를 지역에 상주시켜 주민을 회유하는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왔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의 문제점을 다른 기회에 지적할 생각이지만, 이제 분명해진 것은 전세
계적으로 가속도가 붙고 있는 탈핵발전소의 물결에 우리도 지체 없이 동참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만이나 한국이나, 대안은 탈핵화밖에 없다!>

작년 10월에 대만 정부는 건설 중인 제4핵발전소를 포기한다는 공식 발표를 통해, ‘핵폐기물
처리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인한 바 있다. 실제로 핵폐기물 처분장이 들어선 인구 3,000명의
대만 란유섬에서는 10만 배럴의 핵폐기물 중 3만 배럴의 드럼에서 핵물질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50명이 넘는 기형아가 태어나고 기형 물고기가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국내 처리를 포기하고 핵폐기물을 북한이나 러시아에 팔아 넘기려 하는 대만이나, 이번
에도 유치 공모에 실패한 우리의 경우나, 결국 핵폐기물은 갈 곳이 없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핵발전 확대를 포기하면 핵폐기장도 필요 없다!>

핵산업계는 94년 당시 굴업도를 핵폐기장 부지로 발표하며 더 이상 부지 선정을 미루면 핵폐기
물을 저장할 곳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격렬한 반대에 직면해 굴업도 핵폐기장 계획을 백
지화하자마자 아직 저장 용량은 충분하다며 발뺌한 바 있다.
지금 또 다시 정부와 한전은 현재의 핵 시설에서 나오는 핵폐기물 때문에 더 이상 핵폐기장 건
설을 미룰 수 없다고 말하지만, 실상 핵폐기장 건설 기도는 향후 핵발전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위
험한 속셈을 숨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핵발전 확대를 포기하면 핵폐기장도 필요 없다
고 주장한다.

<갈 곳 없는 핵폐기물, 그러나 대안은 있다.>

전세계적인 탈핵발전소 물결은 이제 거스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OECD 국가 중 핵발전소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 있는 곳은 프랑스와 일본, 우리나라 정도에 불과하며, 그나마 일본과 프랑스
는 내부적으로 강력한 저항에 부닥쳐 있어 실제로 건설이 가능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
다. 개발도상국들은 막대한 초기 자본을 동원할 여력도 안전하게 운영할 능력도 없는 것으로 판
명되고 있다.
우리는 정부와 한국전력이 가망 없는 노력을 중단하고 탈핵발전 대열에 동참할 것을 촉구한
다. 핵기술과 핵산업은 날로 사양화되고 있으며,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절약산업은 욱일승천의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처리불가능한 핵폐기물을 양산하는 사양산업에 고급인력과 막대한 자본
을 몰아넣는 대신 친환경적인 에너지대안 기술과 관련 시장 형성을 위해 획기적인 정책을 도입하
는 것이 경제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생존 가능한 대안일 것이다.

2001년 2월 28일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 김혜정(金蕙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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