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에너지 기후변화 보도자료

[펌] 고리핵발전소 사고 유가족 성명서

『찬우물-우물가(자유게시판) (go CW)』 15874번
제 목:[▶◀] 저희 큰형님을 살려 주십시요.
올린이:바위처럼(한성우 ) 98/08/11 14:29 읽음: 12 관련자료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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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호소문

1. 원전사업장은 ‘안전’이 제일 우선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 7월3일 고
조규철씨의 사망에 이어서 지난 8월3일 저희 집안의 장남인 큰형님(한광
우,38세)의 사망사고는 무엇을 말하는가? 한달 사이 두 명의 젊은 생명을
잡아먹는 원전은 과연 안전한가? 이다.
고리원전 1호기는 한전 측이 주장하듯 애초 35년∼40년 정도로 알려져
있는 원전수명과 달리, 고리 1호기 가동 20년만에 핵심부품인 증기발생기
의 조기노후화 즉 세관(細管)의 부식과 균열현상 때문에 기장주민과 지역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공사를 감행하는 ‘안전불감증’의 사각
지대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인재’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불과 한달 사이 두 번의 ‘사망사고’가 증명한다.

따라서, 현장감독관리 소홀과 안전불감증에 책임을 지고 한전사장과 고
리원전 본부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 또한 국가적 에너지문제인 원자력
은 ‘환경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 용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정부의 일관성 없는 ‘핵정책’이 사고를 불렀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것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과학기술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2. 우리나라 건설현장의 구조적 문제이다. 이번 공사를 발주한 한국전력
은 한국중공업, 평화기전, 하이안정밀로 이어지는 몇 다리를 건너는 기형적
구조이다. 이런 악습은 대기업이 사업장내에서의 사고 발생시 자신의 책임
을 ‘회피와 ‘은폐’하려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고질적인 하청문제는 건설단가를 낮추려는 하청업체로 부담이 이어져
결국 ‘부실과 날림’으로 이어진다. 삼풍사고, 성수대교붕괴 , 대구가스폭발,
고속철도사업의 부실화가 명확히 증명하고 있다. 한전과 한국중공업은 사
고를 당한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은커녕 고인의 영전 앞에 ‘문상’조차하
지 않는 인륜을 저버린 ‘패륜’를 저지르고 있다. 또한 유가족에게 아직까지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에 응하기는커녕 ‘법대로 할려면 법대로 하라’는 식
으로 책임회피에 급급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중공업의 소위 ‘사건브로커’인
사고대책반장은 자기들은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더 수월하니 더 신경 쓰
기 싫다”는 망발을 일삼고 있다. 사람목숨보다 귀한 것이 이 세상에 없다
고 했거늘 망자의 영혼을 달래도 시원찮을 마당에 ‘법대로’가 무슨 말인가?
한전과 한국중공업은 영세한 중소사업체에게 책임을 미루고 또한 원청으로
서 당연히 유가족과 책임 있는 자세로 조속히 ‘대화의 장’에 나와야 한다.

3. 7월20일부터 들어간 공사기간중 고인은 75밀리램의 방사능에 노출되
었음을 과학기술부도밝히고 있다. 7월20일 이후 공기가 하루 연장된 8월3
일까지 일요일도 쉬지 않고 공사가 강행되었다는 점, 원전 격납고내부의
실내온도가 30도 이상의 무더위와 밀폐된 공간의 탁한 공기, 일반 작업복
과 다른 특수한 ‘면’으로 된 ‘방호복’을 착용한 열악한 작업환경이라는 것이
다. 작업자들의 말에 따르면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비오듯 해서 속옷
을 짜면 땀이 줄줄 흐를 지경이라고 한다. 종합해보면 공사마감에 쫓기는
상황에서 방사능, 무더위, 탁한 공기 등은 이미 사고를 암시하고 있었다.
그러기에 ‘안전관리’와 ‘감독’에 두배 세배의 노력을 기울였여야 했다. 단
순히 한광우라는 노동자가 ‘운이 없어서 재수가 없어서 사망한 것’이 아니
라 바로 한전과 한국중공업의 ‘안전불감증’이 안전관리가 사고를 부른 것이
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방호복이 감전에 대비하는 효과를 전혀 볼 수 없
다”는 한전부장의 말은 가히 충격을 넘어 분노를 일으킨다. 이것은 전기를
다루는 사람에게 죽으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상식적으로 원전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서 안전관리와 그에 걸 맞는 작업도구가 준비되어야 함은 물
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차적 사인이 ‘감전사추정’은 생사람을 살인으
로 몰고간 ‘미필적 고의’가 충분하다. 원전의 방사선 위험관리지역은 아무
리 안전을 강조하고 감독을 철저히 해도 지나치지 않다.

4. 저희 유가족을 더욱 미치게 하는 것은 고인이 가신 현장에 대한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사고 당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서는 4일에
‘현장검증’이 있으니 유가족에게 참가하도록 대표를 선임하도록 요구하였
다. 그러나 4일날 유가족에게 조금만 기다리기만 하라는 해운대경찰서는
유가족의 참여 없이 자체적으로 현장검증을 마쳤다. 이것은 3일날 현장검
증에 참가하라고 한 것은 단순히 유가족을 달래려는 술수였음이 분명하다.
유가족의 참여없는 현장검증을 우리로선 받아 들일 수 없다. 그 안에서 무
엇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무엇이 은폐가 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
히 가해자가 피해자로 둔갑하는 현실을 두고 볼 때 유가족의 요구는 당연
한 것이다. 그리고 한전은 무엇이 밝혀지는 게 두려워 유가족의 현장접근
을 막고 있는가? 사건사고에서 사고를 공정하고 공평하게 수사해야할 ‘경
찰’이 사건 은폐에 급급한 모습은 ‘국민의 정부’에 들어서도 과거의 구태를
답습하는 단호히 청산해야할 대상임이 분명해졌다. ‘해운대경찰서장’에 대
한 엄중 문책을 요구하는 바이다.

5. 사고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물
러섬 없이 고인의 명예회복과 정당한 보상을 촉구하는 바이다. 참고로 고
인은 92년 결혼하여 아직도 아빠가 돈 벌러 갔다는 말만 믿으며 천진한 웃
음만 흘리는 6세, 4세의 어린 자식과 처를 남기고 운명하셨다.

안전사고 책임지고 한전,한국중공업은 유가족 앞에 즉각 사과하라!!
한달 사이에 고리에서만 두 번째 사망사고 책임지고
한전 원전소장을 경질하라!!
법대로 운운하며 유가족 농락하는 한전, 한국중공업사장을 경질하라!!
갈팡질팡하는 핵정책이 사고 불렀다.
안전사고 불감증 과학기술부장관 경질하라!!
유가족 동행없는 현장검증 원천무효, 해운대경찰서장 파면하라!!
20년 노후된 고리원전 보수공사가 사고 불렀다. 즉각 중단하라!!
안전대책 무시하는 원전정책 반대한다. 원전건설 즉각 중단하라!!
유가족, 한전,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동조사 기구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소재를 밝혀라!

사고수습 8일째 1998. 8. 11.

고리원전 20년 노후 1호기 보수공사 희생자 故 한광우 가족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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