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에너지 기후변화 보도자료

[보고서] 굴업도핵폐기장 무엇이 문제인가?

굴업도 핵폐기장 무엇이 문제인가?
환경운동연합 반핵평화부

1. 들어가며

지구 최대의 독성물질, 핵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이것은
21세기 최대의 난제이다. 핵발전소의 수명은 단 30년인데 비해 거기서
쏟아져 나오는 핵폐기물의 방사능 독성은 중저준위핵폐기물의 경우 300
년, 고준위핵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의 경우는 30000년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 이 기간 동안 생태계로부터 철저히 격리하는 것 말고는 다른
처리 방법이 없다는데 핵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시멘트, 콘크리
트, 강철 등 인간이 만든 어떤 물질도 수십년 이상 버티지 못한다. 과
학자들은 인공방벽 주면에 단단한 암반, 암염동굴로 천연 방벽을 구축
해 핵폐기물 누출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연구를 계속해왔다. 그러나, 아
직 현대의 기술로는 수백년 내외의 지질 변화나 지하수 유동 문제를 정
확히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중저준위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하는데는 앞으로도 50년에서 100년의 시간이 필요
하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최근 평가이다. 물론 ‘꺼지지 않는 불’ 고준위
핵폐기물의 문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핵발전을 계속 추진하는 국가에서는 이러한 핵폐기물의 문제를 쉽사
리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핵폐기물 처분은 가장 첨예한 사회적 쟁점
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한국 정부 역시 1988년 이래로 핵폐기장 부지를
찾기 위한 사업을 계속해 왔지만 번번히 해당 지역 주민들의 강력한 반
대에 부딪혀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1988년 동해안 3개 후보지, 1990년
안면도, 1991년 6개 후보지를 거쳐 이제 정부는 인천 앞바다의 작은 섬
굴업도에 핵폐기장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나섰다. 관련부처 장
관을 위원으로 하는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
차원에서 대대적인 TV광고를 하고 대규모 지원금을 앞세워 주민들을 회
유하고 있지만, 굴업도 핵폐기장의 추진 역시 순조로울 것만 같지는 않
을 것으로 보인다. 덕적도 주민들은 물론 인천광역시 시민단체들의 반
발, 환경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의 비판적 견해 등이 만만치 않게 제기되
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해결 방식은 앞으로 김영삼 정부가 우리
사회의 갈등적 쟁점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하는데 있어서도 중대한
시사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 굴업도의 문제

경기도 옹진군 덕적면 서포 3리 굴업도, 굴업도가 핵폐기장 후보지
로 내정되었다는 것이 처음 보도된 것은 지난해 12월 15일 MBC 뉴스.
그로부터 딱 두달 후 정부는 원자력위원회(재경경제원 장관)를 개최해
굴업도에 중저준위 핵폐기장과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을 건설하고
덕적도에 핵연구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이제는 과학
기술처 장관의 지정고시라는 절차만 남아 있다. 핵폐기장 후보지를 선
정하고 이를 최종 확정하기까지는 적어도 2-3년 어떤 경우는 수십년이
걸리는 다른 나라의 예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왜 이렇
게 결정을 서둘렀는가? 굴업도 핵폐기장 건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쉽
게 이루어졌기 때문인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핵폐기장 후보지의 선정
에서 최종 확정까지는 나름의 필요충분 조건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
리는 질문을 던져 본다. 굴업도가 핵폐기장으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환
경단체와 관련 전문가들의 견해에 대한 충분한 해명이 있었는가? 법적
해당지역인 덕적면 주민들과 실질적 당사자이기도 한 인천광역시 시민
들의 동의를 받기 위한 절차를 밟았는가? 핵폐기장 문제는 결국 에너
지 문제로 귀착되기 때문에 TV 토론, 중재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공개
적으로 핵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의사를 수렴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주장
은 받아들여 졌는가? 불행하게도 이러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모두 부정적이다.

첫째 굴업도의 핵폐기장 타당성 문제를 살펴보자. 문제는 굴업도가
애시당초 핵폐기장으로 선정될 때부터 선정 기준이나 그 배경이 모호했
다는데 있다. 굴업도의 핵폐기장 타당성 여부를 논쟁할 수 있는 기초자
료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굴업도는 지금까지 수년동안의 핵폐
기장 정책 추진과정에서 단 한번도 거론된 바 없는 지역이다. 굴업도에
대한 유일한 조사였던 1991년 자원연구소 보고서는 굴업도는 핵폐기장
으로서 ‘부적합’한 지역이라고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이 조사는 정부
용역에 의한 것이었다. 단 3년만에 부적합 지역이 어떻게 최적의 후보
지가 될 수 있었을까? 1991년 조사 이후 정부 차원의 새로운 조사는 없
었기 때문에 이러한 의문은 풀리지 않는다. 정부는 [방사성폐기물관리
사업추진위원회]차원에서 울진, 안면도, 양산 등을 포함한 10개 후보지
를 선정하고 이 중 굴업도가 최적의 조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고 하
고 있지만, 그 10개 지역의 조건에 대한 정확한 비교 자료도 공개되어
있지 않다.
상식적인 차원에서도 굴업도 선정에는 많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해상운송의 위험성 문제이다. 굴업도에 핵폐기장을 건
설할 경우 사용후핵연료뿐만 아니라 중저준위핵폐기물도 모두 배로 운
송을 해야 한다. 그런데, 굴업도는 현재 가동되고 있는 9기의 핵발전소
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당연히 운송 거리가 길어질 수
밖다. 사고가 발생할 확률은 훨씬 커진다. 또한 주민들은 굴업도 인근
해역이 안개다발지역이고 수심이 얕을 뿐 아니라, 파도가 거세고, 모래
톱, 암초 등이 발달하여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증언하고
있다. 인천앞바다 핵폐기물 범시민대책위원회 용역으로 인하대 해양학
과에서 조사한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종도 신공항 건설 등
서해안 일대의 대규모 공사로 토사가 밀려나와 굴업도와 덕적도 인근에
쌓일 경우 선박 운항은 더욱 위험해 질 것이라는 것이 조사팀의 견해이
다. 두번째는 지질학적 문제이다. 핵폐기물 처분에 있어서는 인공적인
방벽이 오래 버티지 못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천연방벽을 찾는 것이 무
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전국반핵운동본부 굴업도특별위원회(위원
장 이인현 배달녹색연구소 부소장, 지질학박사)의 현장 조사 결과 굴업
도에는 많은 단층과 절리가 발달되어 있어 불안정하며, 지하수면이 높
아 핵폐기물을 지하수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밝혀졌다.
정부는 굴업도가 단일한 응회암 암반으로 이루어져 핵폐기물 저장에 적
당하고 주장하지만 해저동굴이 될 60미터 해저의 지층이 과연 어떤 상
태일지는 정밀조사를 해보지 않는한 알 수가 없다. 문제는 정부가 단
한번도 굴업도에 이러한 정밀조사를 해보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렇듯 전문가들 차원의 비판이 계속되자 정부는 IAEA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기자회견을 가졌다. 굴업도를 선정한 한국정부의 결정은 합리
적이며 타당했다고 본다는 내용이었다. 그들이 어떤 자료를 토대로 핵
폐기장 타당성 여부를 판단했는지 하는 것은 차치하자. 문제는 한국정
부가 비싼 세금을 들여 초청한 IAEA의 전문가들이 핵폐기물 계획에 관
해 [안전]을 보증하거나 [검정]하는 권한은 물론 자격도 없다는데 있
다. IAEA가 아주 발전된 형태의 핵발전소라고 판정한 체르노빌 핵발전
소가 얼마지나지 않아 폭발했다는 사실은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겠다.
지질, 해양 문제에 대해 과학기술처는 “(핵폐기장 확정후) 세부적인 조
사를 통해 기술적 보강을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
다. 과연 그러한가? 이에 대해서는 핵추진측 중 하나는 한전에서도 “정
밀 지질조사 없이 부지로 선정하여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논리적
으로 설득력이 없는 무모한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법안 상 핵폐기
장 제외기준인 ‘지진’ 및 ‘해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음에도 불구
하고 이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부지 선정을 강행한
다는 것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는 대목이다.
그외에도 굴업도가 핵폐기장으로서 가지는 문제는 수없이 많다. 면
적이 좁아 핵폐기물의 안전 관리에 필요한 각종 시설이 제대로 들어서
기 어렵고, 육지로부터 떨어져 있어 핵폐기장 운영에 대한 민간의 감시
가 어렵우며, 긴급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상 조건이 좋지 않아 접근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 연구원들의 근무 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는 점 등등. 또한 건설 기간 동안 1000여명의 인력이 어디서 숙식을 해
결할 것이며, 건설 및 운영과정에 필요한 민물은 어디서 조달을 할 것
인가? 건설 자재를 모두 배로 실어 날라야 하는 비효율의 문제는 어떠
한가 등등. 결국 섬을 핵폐기장으로 택한다면 결국 국민의 세금에서 나
가게 될 경제적인 부담도 배로 증가할 것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2
월 13일 굴업도와 덕적도를 둘러본 체신과학위원회 위원들도 14일 열린
월례회의에서 굴업도의 핵폐기장 타당성에 관해 과학기술처 장관을 대
상으로 집중적인 질의를 벌이기도 했다. 여야에 관계없이 비판적인 견
해들이 제시되었다. 이쯤되면 굴업도는 핵폐기장으로서 ‘최악의 조건’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둘째, 주민 동의 문제를 살펴보자.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과연 어디까지를 해당 지역으로 볼 것이냐에
있다. [방사성폐기물관리사업촉진을위한 특별법]은 해당 지역을 읍,
면, 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역시 핵폐기장 문제를 주단위의 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도 하는 미국이나 독일 등의 사례와는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적어도 시, 군 단위가 핵폐기장 후보지역의 ‘해당 지역’이
됨에도 불구하고 읍, 면, 동 단위로 해당지역 축소한 것은 그만큼 주민
동의를 쉽게 얻기 위한 장치이다. 덕적면은 앞으로 3월 1일이면 인천광
역시가 되고, 실제로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은 굴업도 핵폐기장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의사 수렴을 요구하고 있는데, 법적으로는
전혀 ‘관계 없는 지역’으로 되어 있는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뿐만 아
니다. 지난 두달 동안의 정부의 의사 수렴 과정은 지극히 파행적이었
다. 12월 15일 MBC에서 굴업도가 핵폐기장으로 확정적이라는 방침을 발
표했을 때까지도 덕적면 주민들은 이에 대해 단 한마디의 언질도 받은
바가 없다. 그후 기획단 관계자들이 40여명씩 몰려와 마을 마다 설명회
를 했지만, 주민 대부분의 판단은 부정적이었다. 이는 주민들이 확실한
반대를 표명하기 위해 덕적면 성인의 80%에 해당하는 600여인의 인감증
명을 떼어 각 정부 기관에 제출한데서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정부는 공보처 직원을 인천에 상주시키면서 주민 반대에 대한 언론
보도를 통제했고, 과학기술처에서는 주민 70%가 핵폐기장에 찬성한다는
허위 사실을 보도 자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법에 규정되어 있는 공청회
와 지역협의회의 구성은 어떠했는가? 공청회는 공무원과 사복 경찰관이
좌석의 2/3를 차지하고, 복도에 백골단이 가득 들어차 있는 지하벙커에
서 이루어졌다. 공청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지하벙커로 들어가는 문을
잠구어 일찍 도착하지 못한 주민들과 환경단체 관계자는 공청회장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다. 핵폐기장 계획에 관한 주민의사를 수렴하기 위해
구성되는 지역협의회 역시 ‘찬성파’ 주민들로만 구성되어 있다. 굴업도
를 핵폐기장으로 발표하면서 2000여명의 전경으로 ‘방사성폐기물 경비
단’을 구성한데서 알 수 있듯이 애시당초 정부는 대화와 설득에 대한
주민 동의 보다는 강권과 자금을 이용한 회유에 더 큰 비중을 두었는지
도 모른다. 집회에 참가했다는 사유만으로 주민들과 접촉해 온 환경단
체 활동가들을 강제 연행해 구류를 살리는 등 5,6공때도 없었던 일이
발생한 것도 이러한 초강경 분위기의 일환으로 생긴 일인 듯하다.
굴업도가 핵폐기장으로 거론되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핵폐기장 주민
100% 찬성이라는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굴업도 주민이 9명인데 그
중 9명이 찬성했으니, 100% 찬성이라는 것이다. 체신과학위원회 월례회
의에서 과학기술처 장관의 답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굴업도 주
민들로부터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일단 주민 동의를 얻은 것으로 생각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기본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으로 문민정부의 정책 방향을 의심하게 하는 부분
이다.

세째, 국민적 합의 부분이다.
핵폐기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국민적
합의이다.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 지역 주민을 설
득해서 동의를 얻는다는 것은 사실 무척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핵정책
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는 현재 2007년까지 14기
의 핵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며, 이를 기조로 핵폐기장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는 방법은 아
직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엇보다도 중요
한 것은 핵폐기물이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즉, 핵발
전소 추가 건설 계획을 재고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실제로 뉴
욕주는 조례 제 1조에서 “(고준위 핵폐기물을 포함해서) 핵폐기물의 안
전한 관리 방식이 확립되지 않는 한 새로운 핵발전소의 건설을 허용하
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렇듯 핵폐기물 문제는 핵발전소 문제와 뗄레야 또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여러 시민단체에서는 지금까지 핵에너지 문제에
대한 TV 공개토론을 여러 차례 요구해 왔다. 여기에 대한 정부측의 답
변은 ‘TV 토론만은 절대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3. 결론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스웨덴의 예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시사점을 준다. 핵발전에 50%이상을 의존하던 스웨덴은 1980년에
국민 투표를 통해 “2010년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에너지 효율
성 제고, 대체 에너지 개발 등을 통해 에너지 친화적인 에너지 수급 구
조를 확립한다”는 국민적 합의를 도출했다. 그후에야 핵폐기물 관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갈 수 있었고, 핵발전소 폐쇄 방침을 전제로
이미 나와있는 핵폐기물을 계량화하고 연구를 진행한 후 이에 대한 수
년동안의 검토 끝에 스웨덴 정부는 포스마크에 중저준위 핵폐기물 지하
처분장을 건설할 수 있었다. (물론 스웨덴에서도 고준위 핵폐기물은 임
시적인 중간저장만 이루어지고 있다.) 에너지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핵
폐기장 건설에 선행되는 것이 필수적임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입장은 물론 핵폐기장 건설을 ‘더이상 늦출 수
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물리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것이 아
니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를 고려한 ‘정치적’인 발언이다. 더이상 늦출
수가 없다는 말과 달리 정부는 지금까지 핵발전소 부지 내에 임시저장
고를 증설 하는 방식으로 발전소내 핵폐기장 포화 문제를 해결해 왔다.
물론 이러한 방식으로 핵발전소에 임시 저장을 하는 것이 핵폐기물 문
제의 ‘해결책’은 아니다. 그러나, 이렇게 임시 저장고를 증설하고, 이
에 대한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통해 일단 우리는 핵정책 전반을
재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고, 핵폐기물 관리 방안에 대한 보다 신
뢰할 수 있는 기술의 확립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최악의
후보지에 핵폐기물을 매립해 우리 후손에게 치명적인 위협을 안겨주는
것보다 훨씬 더 이성적인 방법일 것이다. 또한 재처리를 할 것인지 영
구처분을 할 것인지에 관한 정책도 결정되지 않은 사용후핵연료를 무조
건 한곳에 모아 ‘중간 저장’하겠다는 방안보다 훨씬 더 합리적인 방법
이다. 발전소 부지에서도 임시 저장, 굴업도에서도 임시 저장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면 굳이 해상 수송의 심대한 위험 부담을 안으면서 한 곳에
모으는 것보다 각 핵발전소 부지에 ‘분산 저장’하는 것이 덜 위험한 방
식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굴업도 핵폐기장 계획을 백지화하고,
원점부터 다시 논의하는 것, 그것이 잘못된 정책 결정으로 인한 또다른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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