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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백지화!” 김이태 ‘동료’들도 나섰다







“대운하 백지화!” 김이태 ‘동료’들도 나섰다
공공연구 종사자들 기자회견 ‘김이태 지키고 대운하 막겠다’



지난달 23일 김이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부운하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일이며 해답이 없다”는 양심선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보름여 지난 오늘(9일) 김이태 연구원의 ‘동료’들도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연맹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간부 조합원 20여명은 9일 오전 11시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김이태 연구원 공익제보 지지, 한반도 대운하 철회, 연구 자율성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운하 추진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동시에 김이태 연구원을 앞장서 지키겠다고 결의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이 9일 오전 11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김이태 연구원 공익제보 지지, 한반도 대운하 철회, 연구 자율성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전관석




 


맨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정원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출연 연구기관 종사자들의 처지를 설명하며 우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얼마전에 삼성 특검을 고발한 김용철 변호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법 공부만 해 온 사람을 화나게 하면 그게 정말 무서운 거라고. 우리들도 마찬가집니다. 평생 책만 보고 공부만 해 온 공공연구 노조 조합원과 종사자들입니다. 그런데 오죽 했으면 우리 샌님 조합원 김이태 박사가 양심선언을 했겠습니까.


 


양심에 반하는 연구 결과를 강요하는 현실이 저 개인적으로도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우리는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연구해야 할 사람들이지 정권의 입맛에 맞는 결과를 억지로 끌어내는 사람이 아닙니다.”


 


안병옥 운하백지화국민행동 집행위원장도 “김이태 박사 입장에서 얼마나 두렵고 무서웠을지 이해가 간다”면서 “늘 집권자들은 과학기술 연구자들을 동원해 자신들의 입지를 키우려 했지만 이제 더 이상 우리 연구원들의 외침에 귀막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경진 공공연구노조 교육국장은 내부 조합원에 의한 그동안의 양심선언 사례를 열거했다.


“2001년엔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종사자들이 정통부의 벤처 비리를 고발했습니다. 2004년엔 강남 산업기술평가원 종사자들이 산자부의 대형비리를 고발한 적 있습니다. 2006년에도 우리 조합원들의 양심선언으로 섬유패션계가 소용돌이쳐 패션센터 이사장이 사법처리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국장의 발언은 그동안 공공연구 노조가 양심선언을 많이 했다는 자부심에 찬 발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 공익제보자 모두가 해고당하고 말았습니다. 의로운 김이태 연구원이 네번째 해고를 당하지 않게끔 우리 간부들이 앞장서서 김 연구원을 끝까지 지켜내고 양심 지키는 연구를 하겠습니다.” 


공공연구노조는 ‘대운하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대운하 반대, 연구자율성 보장’을 촉구하는 75개 지부 2000여 조합원의 서명지를 청와대 민원실에 전달했다.


기자회견문에는 “전 국토에 생태적 대재앙을 불러올 것이 뻔하고 물류효과도 거의 없이 경제성을 찾을 수 없는 대운하 추진 자체를 중단하여야 한다” “대운하 추진으로 득을 볼 세력은 건설사와 일부 지방 토호들뿐이다. 더 이상 ‘논의 중단’ 따위의 꼼수로 전 국민의 저항을 모면하려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원호 전국 공공연구 노조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청와대에 전달하기 앞서 ‘대운하 추진 반대, 연구 자율성 보장’ 촉구 서명용지를 들고 있다. 오늘은 2000여 명의 서명을 받아 1차로 청와대에 전달했으며 이후 한두차례 더 전달할 계획이다.
ⓒ 전관석




 


이경진 교육국장은 “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조합원들 사이에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면서 “서명운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 한두 차례 더 청와대에 조합원들의 생각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이태 연구원은 오는 20일까지 휴가원을 제출하고 휴가중이다.










“정부출연기관 연구원들 현실, ‘갑갑’하죠”


기자회견이 끝나고 정원호 비대위원장 등 3명이 청와대 민원실로 간 사이 공공연구노조 조합원들에게 정부출연 연구기관 연구원의 현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대답에는 조합원들의 비애와 자괴감이 잔뜩 묻어나왔다.


“말로만 정부출연 연구기관이지 그 ‘연구’라는 게 상부기관 혹은 정권이 바라는 대로 결과를 도출해야 할 때가 대부분이에요. 많은 연구원들이 그것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몇년 전에는 한 연구원에서 자치단체 시장효과 분석 의뢰가 왔는데 아예 ‘액수를 얼마에 맞춰라’고 지침이 내려온 거예요. 그런데 연구원이 몇 달 밤을 새서 연구해 봐도 그 액수의 1/7밖에 안 나온거죠. 결국 그 사람이 엄청난 압박을 받고 소신껏 진행했는데, 결국 지켜보니 그 연구원의 연구가 정확했어요. 갑갑하죠.”


“김이태 연구원도 처음에는 매일 과천청사로 출근하라고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김 연구원이 ‘내가 맡고 있는 다른 연구도 있는데 그럴 수는 없다’고 버텼는데 처음에 ‘그럼 일주일에 하루만’ 그 다음엔 ‘일주일에 두 번만’ 이런 식이 되어 버린거죠. 이런 점이 참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5개 정부출연 연구기관 종사자들이면 누구나 보안 각서라는 걸 쓰긴 씁니다. 그런데 대운하 관련해서는 모든 내용이 거의 대외비 수준으로 관리됐거든요. 그러니까 맘고생이 더 심한 거죠. 연구 자율성이라는 게 거의 없이 이타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게 현실입니다.”


“어차피 정부출연 연구기관장도 대통령 임명을 받고 오게 되는데 마침 김이태 연구원이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이 공석이란 말예요. 곧 정부 임명 받고 올텐데 그냥 가만 있지는 않을 것 같고… 지켜봐야죠.”


 



 









[기자회견문] “대운하, ‘논의중단’ 아닌 ‘백지화’를 촉구한다!”

 


청와대는 최근 운하 추진 ‘논의 중단’을 얘기했다가 이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온 국민의 반대에도 예정대로 대운하를 추진하겠다고 하면서 밀실추진에 대한 비난여론이 부담스러웠는지 공개적으로 대운하를 추진하겠다고 한다. 전 국민의 70%가 넘는 압도적인 반대여론 속에서도 여전히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교통연구원, 국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연구원(가나다순) 등 5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 용역을 발주하여 그 동안 비밀리에 대운하 관련 연구를 실시해왔음이 밝혀졌다. 이 연구는 운하의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경제성, 지역개발, 법·제도 등 운하와 관련된 모든 부문을 포괄하고 있다. ‘물관리 종합대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으나 실제 운하를 위한 대책을 말하는 것이며 연구의 대부분이 운하와 관련된 내용으로 운하를 추진한다는 전제하에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로써 그 동안 정부가 민간의 제안서를 받은 뒤 운하를 검토하겠다는 말은 거짓으로 밝혀지게 되었다. 정부는 이미 국책연구기관을 동원하여 운하에 필요한 모든 연구를 하고 있으며 건설사는 시공만 맡으면 될 수 있는 단계까지 사전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정부예산 투입이 없다는 말 역시 거짓이었음이 밝혀졌다.


5개 출연연을 동원하여 추진되고 있는 대운하 관련 연구용역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출연연은 정권이 추진하는 ‘대운하’를 위한 용역기관이 결코 아니다. 출연연은 국가 차원의 과학기술 발전을 고민하고 장기발전전략을 연구해야 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연구기관이지 권력의 입맛에 맞는 연구를 대행해주는 기관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5년이면 끝날 정부지만 출연연은 그 이후에도 국책연구기관으로서 소명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대운하가 ‘민간 건설업체들이 알아서 할일’이라는 자신들의 공언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출연연을 대운하의 늪에 끌어 들이는 행위를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또한 우리 노동조합은 대운하 관련 연구용역의 수행과정에서 연구자율성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14개월의 과업기간은 무시되고 1개월여만에 결과를 내놓으라고 했으며, 과업지시서는 운하를 추진한다는 전제하에 작성된 것을 확인하였다. 개인 이메일은 물론 연구추진의 모든 내용을 대외비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해 왔으며 국토해양부의 어떤 용역보다 보안이 강조되었다. 연구 수행과정에서 연구자율성이 침해된다면 연구결과의 신뢰도는 추락하게 되고 그 부담은 온전히 출연연 연구자들이 지게 된다. 어떤 경우에도 출연연의 연구자율성은 보장되어야 하며 연구자율성을 보장할 수 없다면 그 연구는 중단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전 국토에 생태적 대재앙을 불러올 것이 뻔하고 물류효과도 거의 없어 경제성을 찾을 수 없는 대운하 추진 자체를 중단하여야 한다. 대운하 추진으로 득을 볼 세력은 건설사와 일부 지방 토호들 뿐이다. 대대손손 우리는 생태파괴자로 낙인찍혀 원망을 듣게 될 것이다. 더 이상 ‘논의 중단’ 따위의 꼼수로 전 국민적인 저항을 모면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장 대운하 추진은 중단되어야 한다!


경제인문사회계와 과학기술계 출연연, 그리고 공공기관 종사자들로 구성된 우리 노동조합은 8천 조합원의 의지를 모아 대운하의 즉각 중단과 연구자율성 보장을 요구하는 종사자들의 서명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이다.


출범 100일만에 20% 이하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명박정부가 운하추진을 백지화하지 않은 채 국민을 속이면서 대운하를 추진하려 든다면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에 이어 국민들의 더 큰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대운하 백지화를 위해 운하추진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과 관련 단체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08년 6월 9일


민주노총 / 공공운수연맹 /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2008.06.09  오마이뉴스 사회 |   전관석 (sherpa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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