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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외면 → 밀어붙이기 → 난맥 자초 → 국민저항










민심외면 → 밀어붙이기 → 난맥 자초 → 국민저항
이명박 정부가 출범 100일 만에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대통령 지지율은 20% 초반으로 가라앉았고, 국민 여론을 무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강행으로 연일 수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제를 살리겠다”던 약속은 간 데 없고 물가 폭등과 고유가 등 서민들을 옥죄는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좌파 집권으로 잃어버렸던 10년을 되찾겠다”며 호기롭게 출범한 지 3개월여 만에 국민적 저항에 부딪쳐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야당은 국회 개원협상도 거부한 채 거리로 나섰고, 집권 초기 대통령의 위세에 눌려 침묵하던 여당도 “더이상 이렇게 갈 수는 없다”며 강도높은 국정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실용 정부’를 표방해온 이명박 정부의 난맥상을 인사, 교육, 언론 등 6개 주요 분야별로 진단해 본다.

(1)민생-‘MB노믹스’ 흔들 서민고통 가중

이명박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MB노믹스’가 좌초 위기에 처하고 있다. 물가급등과 내수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고통은 갈수록 심해지고, 경제는 살아나지 않으면서 이명박 정부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7% 성장은커녕 4%대 성장률 달성도 버거운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 만에 국내 경제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게 된 출발점은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이지만 과거 개발 경제시대에나 통했던 ‘성장 만능주의’의 경제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정부가 밀어붙이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구시대적인 경제정책이 국내 경기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이 서민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고, 국내 경기를 위기상황으로 몰고 간 대표적인 사례는 외환시장 개입이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7%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한 방편으로 환율 상승을 유도해 수출을 늘리는 정책을 폈다.

그러나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가뜩이나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급등은 물가 급등세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고 말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4.1%(전년 동기 대비)나 폭등해 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석유제품, 식료품, 서비스요금 등 생활필수품 가격이 급등해 서민들의 고통은 가중됐다.

경유값 급등으로 화물트럭이나 관광버스 차주들은 물론, 농기계·어선을 생계수단으로 삼고 있는 농·어민들은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전부터 기업들의 투자를 활성화해 경기를 살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지난 4월 설비투자 증가율은 1년 전보다 2.0% 감소하는 등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

고용사정도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지난 4월 신규 취업자는 19만1000명이 늘어나는 데 그쳐 3월(18만4000명)에 이어 2개월째 20만명을 밑돌았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목표치(28만명)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부)는 “정부가 단기적인 성장률 목표에 집착해 무리하게 시장에 간섭하다 보니 경제 불확실성만 키워 투자환경은 오히려 악화됐고, 서민들의 고통은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중심의 경제정책을 펴겠다던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시장에서 외면받고 (시장 참가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며 “국내 경제여건에 대한 진단부터 잘못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기기자>

(2)인사-강부자·고소영… 잘못 끼운 첫단추

‘인사(人事)가 망사(亡事)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은 ‘강부자(강남 땅부자)’ ‘고소영 S라인(고려대·소망교회·영남·서울시 인맥)’으로 불리는 부적절한 내각과 청와대 인사에서부터 시작됐다는 게 다수의 분석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단행한 첫 내각 인사부터 낙제였다. 대부분의 장관 후보들이 부동산 투기, 자녀 이중국적 문제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부동산 과다 보유와 투기 의혹을 받던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는 정부 출범 전날인 지난 2월24일 사퇴했고, 부인과 자녀의 이중국적 문제·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불거진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와 역시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쓸린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도 정부 출범 이틀 후에 낙마했다.

청와대 수석 인사도 마찬가지였다. 박미석 사회정책수석은 초반부터 논문 표절과 농지법 위반 문제가 제기됐음에도 버티기로 일관하다 한나라당 지도부까지 나서 사퇴를 압박하자 지난 4월27일에야 물러났다.

토지 구입 과정에서 위장전입을 한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부동산 투기와 거짓 해명이 밝혀진 이동관 대변인 등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대통령의 편한 사람 쓰기, 청와대의 검증 불감증, 당사자들의 의혹에 대한 거짓말 해명 등이 합쳐지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은 커져갔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내각을 꾸리겠다는 이 대통령의 약속은 ‘베스트 오브 프렌즈(Friends)’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정계 은퇴 에세이집에서 “어떻게 5000명을 놓고 인선작업을 했다는데 하나같이 비리백화점을 보는 듯할까”라며 “그런데도 비판을 받아들이기는커녕 인재가 없다니…”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인사 실정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각종 해외 공관장과 공기업 기관장 인사에서도 측근들에 대한 보은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영환기자 yhpark@kyunghyang.com>

(3)교육-사교육 몰입 불붙인 ‘아륀지 정부’

교육이 흔들린다. 이명박 정부는 ‘사교육 절반, 학교 만족 두배’를 공약했으나 취임 100일을 맞은 현실은 ‘학교 만족 절반, 사교육 두배’다. 올 1·4분기 사교육비 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7% 늘었다.

혼란은 지난 1월 대통령직 인수위 때부터 시작됐다. 영어 몰입교육 실시 방침이 발표되고 아이들은 영어학원으로 내몰렸다. ‘아륀지 정부’라는 비판이 빗발치자 이명박 대통령이 ‘오해’라며 방침을 철회했으나 사교육 시장은 이미 불붙은 뒤였다.

4·15 학교자율화 조치 발표는 ‘0교시 및 우열반 편성’ 허용 등 민감한 내용이 교육주체들의 의견수렴 없이 강행됐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지했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던져놓고 보자는 식의 정책을 쏟아낸다”며 정부에 등을 돌렸다. 급기야 소장파 교육학자 110명이 “교육을 경쟁과 효율성의 관점에서만 파악한다”며 정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설 정도다.

예정대로라면 올 하반기에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와 학교정보공개까지 이뤄진다. 고등학교는 물론 초·중학교 현장까지 평준화 대신 서열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국인의 외국인학교 입학자격을 5년에서 3년으로 완화하는 정책발표는 ‘강부자’ 정부가 귀족학교를 양산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학입시도 자율화라는 명목으로 고삐가 풀렸다. 논술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서 통합논술이 사실상 본고사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불식되지 않고 있다.

대선공약 중 ‘반값 등록금’은 당선 이후 증발했다. 오히려 2010년부터는 국립대도 등록금이 자율화됨에 따라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교육혼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10대 중·고생들이 몰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미친소 미친교육 반대’라는 구호는 어린 학생들의 불안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면이다.

교육계에서는 “정부가 교육주체에 대한 설득없이 정책을 강행하는 데 따른 후유증이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임지선기자 vision@kyunghyang.com>

(4)언론-낙하산 인사·광고통제 탄압 시비

이명박 정부의 방송 장악·언론 통제 기도는 정권의 난맥을 불러온 핵심 요인이지만 비판적 여론에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른바 ‘MB맨’이라 불리는 측근들의 낙하산 인사를 통한 언론 장악과 정부 광고 등을 무기로 한 비판언론 재갈 물리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낙하산 인사를 통한 ‘제 사람 심기’는 노골적이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방송 탓”(방송통신위원회 최시중 위원장)이라는 정권 핵심들의 인식과 무관치 않다. 방통위는 지난달 30일 전체 회의를 열어 김금수 KBS 이사장 사퇴에 따른 보궐 이사에 유재천 한림대 한림과학원 특임 교수를 추천키로 의결했다. 차기 KBS 이사장을 맡을 것이 확실시되는 유 교수는 지난 총선때 한나라당에 불리한 방송보도를 성토하는 등 친한나라당 성향의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대표 의장을 맡고 있다.

반면 동의대는 정연주 사장 퇴진에 반대하는 KBS 이사진 중 한 명으로 학교측의 이사 사퇴 요구를 거부한 신태섭 교수에 대해 지난달 31일 징계위원회를 여는 등 집요하게 사퇴를 압박하고 있어 언론계 안팎의 비난을 사고 있다. 학교 측은 KBS 이사회 활동에 대한 동의를 구하지 않았고 이사회 참석을 위해 임의로 강의 일정을 조정한 점 등을 징계사유로 들었다. 그러나 신 교수는 1일 “학교 측 논리대로라면 KBS 이사를 임명하기 위해 대통령이 총장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며 “수업에도 아무 차질이 없었다는 점을 소명했는데도 징계를 기정사실화하면서 형식적인 절차를 밟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방통위와 동의대 등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 사장을 물러나게 한 뒤 이명박 대선캠프 방송특보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대변인실 자문위원을 지낸 김인규 전 KBS 이사를 후임 사장으로 앉히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와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을 대주주로 둔 YTN도 최근 이사회에서 노조의 반대에도 구본홍 고려대 석좌 교수를 사장 후보로 선임했다. 그도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방송특보로 활동했다.

통합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방송 장악의 특명을 받은 낙하산 부대가 출몰하고 있다”면서 “마치 방송사에 계엄령이 선포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방송 장악 시도와 함께 언론 보도에 대한 재갈 물리기에도 거침이 없다. 광우병 우려를 보도한 MBC PD수첩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를 검토하고, 청와대가 주도적으로 정부광고 게재 신문을 선정하는 등 다양한 언론통제 행태를 보이고 있다.

<김종목기자>

(5)대운하-반대 여론 들끓어도 ‘밀실 강행’

한반도 대운하는 ‘말바꾸기’와 ‘일방통행식 밀실추진’으로 요약된다.

당초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가 물류에 도움이 되고 경제적 가치도 충분하다며 핵심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밑거름도 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이에 따라 현대·대우건설 등 5대 건설사들은 약속이나 한듯 “대통령 임기내 건설”을 목표로 대운하 아래 뭉쳤다. 새해 벽두부터 대운하 ‘밀어붙이기’가 본격화한 것이다. 그러나 환경파괴와 수십조원에 달하는 예산낭비 등 반대여론이 들끓으면서 대운하는 잠시 물밑으로 가라앉은 듯했다.

정부는 “사업성이 있는 만큼 100% 민간투자로 추진할 것이며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4·9 총선을 앞두고는 한나라당이 대운하를 공약에서 제외했고 국토해양부는 주요 업무보고에서 대운하를 제외했다. 대운하가 물건너간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는 그러나 ‘겉과 속’이 달랐다. 국토해양부의 “경부운하 문화재 조사와 발굴을 1년 안에 끝내고 내년 4월 착공할 것”이란 문서가 공개된 데 이어 비밀리에 운하사업단이라는 임시조직을 운영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정부는 ‘밀실추진’ 논란이 심상치 않자 이번에는 4대강 정비를 위한 치수(治水)를 내세웠다. 하지만 국책 연구원 김이태 박사의 “한반도 물길잇기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운하계획”이라는 양심선언으로 ‘진실게임’은 다시 수면위로 부상했다.

또 정부는 이미 4대강 하천 정비를 97.6%나 마친 상태였으며 30억원을 들여 5개 국책 연구기관에서 사실상 대운하 건설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국가 재정투입이 불가피한 치수가 결국 대운하 건설을 위한 ‘말바꾸기’이자 ‘꼼수’라는 사실이 들통난 셈이다.

<정유미기자>

(6)공기업 민영화-객관적 원칙·기준 없이 ‘갈팡질팡’

‘수돗물값 하루 14만원, 감기 치료비 10만원….’

정부는 최근 이 같은 “공기업 민영화 괴담”에 시달려야 했다.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을 민영화하면 수돗물, 의료, 전기·가스 등의 가격이 급등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인터넷을 통해 번져나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방만한 경영 손질”을 명분으로 공기업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사회 불신과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방만한 공기업을 민영화·통폐합으로 손질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가경쟁력위원회 회의에서 “공기업 민영화 및 구조조정 계획을 6월에 확정하고, 7월부터 실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은 최근 한 강연에서 “공기업 개혁은 올해 안에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의 반발 등을 의식해 민영화를 늦추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공공기관 개혁안에 따르면 305개 공기업 가운데 50여곳이 민영화되고 50여곳이 통·폐합될 전망이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과 대한주택보증, 한국토지신탁 등 15~20개는 임기내 민영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객관적인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지 못해 갈등을 불러왔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전기·수도·고속도로·가스 관련 공기업 민영화 논란이 증폭되자 이들 공기업과 자회사의 민영화는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또 의료보험 민영화도 전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원칙없이 추진하다보니 여러가지 잡음이 발생하게 되고 사회적인 파장이 커지자 응급 진화에 나서는 일이 반복되는 것이다.

또 민영화 과정에서 자칫 대기업 특혜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될 경우 외국자본이 공공 서비스 영역에 과도한 영향을 미칠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13일 ‘일본 공기업 민영화의 성공요인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영국 철도산업과 미국 캘리포니아주 전력산업처럼 실패한 사례도 많다며 공공부문의 개혁에 민영화만이 능사가 아니고 민영화 외에도 관에서 민으로 개혁하는 방안에는 다양한 수단이 있다고 밝혔다.

<전병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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