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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건설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 10가지 쟁점 정리

‘대운하 건설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 10가지 쟁점 정리

대운하 건설과 관련한 국내 연구원의 양심선언 이후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의 대운하 건설 계획에 대한 논란은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모임은 지난 10주 동안 매주 연속강좌를 열고 대운하의 타당성에 대해 조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모임은 경제적, 환경적, 지리학적, 공학적, 법학적 등 다양한 측면에서 대운하 건설의 실효성을 짚어본 뒤 “대운하를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결론으로 강좌를 마무리됐다.

3월10일~5월13일 진행된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의 강좌 내용을 열 가지 쟁점으로 정리했다.

◇’무엇을 위한 대운하인가'(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 대운하 사업이 타당한가?’ 이 교수는 경제적 논리에 초점을 맞췄다. 현재 이명박 대통령 측은 자체 평가보고서에 기초해 경제적 효용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그 결과가 많이 부풀려져 있다는 것이 강좌의 핵심이다.

이 교수는 “대운하 건설로 인해 생태계 파괴, 수질 오염, 기후 변화, 홍수 피해 등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보잘 것 없는 경제적 편익에 비해 환경적인 측면에서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대운하 사업은 역사상 최악의 공공 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시대 착오적인 사업이며 환경에 예기치 못한 대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운하:정당성과 타당성 없다'(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

김 교수는 대운하의 공학적 측면과 환경적 요인을 동시에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 대통령이 벤치마킹으로 삼고 있는 독일의 RMD운하 모델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접근인가를 문제 삼았다. “한국의 하상계수는 독일의 27배에 달한다. 유역면적당 홍수량 비율에서도 한강의 홍수량 집중도는 라인강의 23배에 해당한다”며 “자연적 조건이 다른 상황에서 결코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환경적 타당성에 대해서도 “식수원 확보문제와 하천 생태계 파괴문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 또한 비용편익분석에 고려돼야 한다”며 지적했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하천지형학적 검토'(서울대 지리교육과 김종욱 교수)

김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 우리나라 하천의 유량변동, 하폭, 수심 등 지형적 조건을 고려했을 때 선박 운행에 하등 유리한 점이 없다고 주장했다.

“운하를 건설한다면 독일 등 국가의 운하 건설 사업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대규모로 하상을 준설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적 파괴에 의한 손실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운하 건설 과정과 그 이후에 겪게 될 휴유증은 상상 이상으로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며 강조했다.

◇’한반도 대운하와 수질 및 상수원 문제'(서울대 공대 윤제용 교수)

윤 교수는 운하 건설 이후 하천 수심 증대, 식물플랑크톤의 증가로 인해 수질이 악화될 것을 우려했다. 수변에 수초가 증가해 선박 운행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수량 증가로 인한 희석효과로 수질개선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서도 “저수량이 많으면 수질 오염 시간이 단축될 수는 있을 지 모르나 결국 부영양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법학적 관점에서 본 한반도 대운하'(경북대 법대 신봉기 교수)

신 교수는 대통령의 선거공역의 헌법적 한계와 대운하사업의 실체를 쟁점으로 삼았다. 행정수도 이전, 경부고속철 사건 등과 빗대 “대운하 문제도 위헌, 위법성 심사의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많다”는 주장도 내놨다.

법학적 관점에서 “임기 5년의 단임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선거공약은 근본적으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따라서 “대선공약이기 때문에 추진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책임론이 아닌 국민투표를 통한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2명의 경제학자가 제안한 경부운하의 진실'(세종대 경제통상학과 손태환 교수)

손 교수는 경부운하 예찬론자인 세종연구원 주명건 박사와 경부운하 사업을 이 대통령의 공약으로 만드는 데 기여한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의 제안을 검토했다.

손 교수는 주명건 박사가 한반도에 10개의 운하를 건설하자는 국토개조론이 경제성 높은 사업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경제학자 중심의 연구팀이 기술적 검토가 부족한 상태에서 내놓은 과장된 논리”라고 지적했다.

곽 수석이 경부운하 추진을 경제성 높은 사업이라고 주장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환경 보존 가치보다 환경 개선 편익이 더 크다는 조사 결과는 상식에 어긋날뿐 아니라, 대운하 건설에 대한 찬반 입장이 팽팽히 맞선다는 여론 조사 결과도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는 운하의 핵심 가치인 물류효과가 없다'(한신대 경상대학 임석민 교수)

임 교수는 경부운하가 처음 제안된 시기가 80~9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혼잡을 보이던 과거 20여년 전 논제였음을 끄집어냈다. “당시에도 현실성이 없었고, 다른 해법이 있었기 때문에 그 제안에 관심을 보인 사람은 없었다”는 것이다.

또 한국의 산업구조가 바뀌어 대용량 물류 운송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는 점, 운하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트럭으로 짐을 옮겨 싣는 환적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며 “대운하의 핵심인 물류효과는 미미하다”고 못박았다.

◇’중국 역사 속의 대운하'(홍익대 역사교육과 조영헌 교수)

조 교수는 6세기 중국 수나라 시대에 대운하 건설이 국가 쇠망의 한 요인이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시작으로 역사적 흐름에서 본 중국 대운하를 평가, 재조명했다.

조 교수는 대운하를 통해 인적 교류와 문화 교류가 활발해졌다는 순기능도 제시했지만, 단일화된 물자유통로의 부담과 비요율성, 인공수로의 유지 보수 문제 등 역기능을 강조하며 “19세기 중엽부터는 치수 능력이 저하되고 철도가 등장하면서 운하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대운하와 지역개발'(세종대 행정학과 변창흠 교수)

변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로 지역 발전을 꾀하겠다는 정부 측 입장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유람선을 활용해 관광 효과를 노렸지만 실패했던 충주호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운하를 통해 관광 자원화를 노리고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목적은 그 효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변 교수는 “지역개발 기대에 따른 투기 유발과 부동산 가격 상승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낙후지역에 대한 보상심리와 지역개발 기대가 결합한 상승 작용일뿐 근본적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대운하와 문화재-매장문화재를 뚫고서라도?'(경남대 사학과 이상길 교수)

이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 계획에 매장문화재는 검토대상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시에 “문화재가 경제회생, 민생과 직결되는 중요 국책사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만든다”며 학계의 우려도 전했다.

이 교수는 “정부는 대운하 건설에 있어 매장문화재가 문제가 된다면 조사한다는 원칙을 제시하고 있지만, 조사 기간이 얼마나 걸릴 지는 예측할 수 없는 문제”라며 “매장문화재 조사를 시작하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운하 건설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문화재의 가치를 간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8.05.28  뉴시스 사회 | 윤근영기자 (iamyg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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