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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한반도 ‘생태병풍’…“대초원 복원” 풀·땀을 심다










[르포] 중국 네이멍구 사막화 현장을 가다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의 시린꺼러 대초원. 우리나라의 ‘도’ 단위에 해당하는 시린꺼러멍 일대 24만여㎡에 펼쳐져 있는 이 대초원은 한반도의 북서쪽에 위치, 수천년간 유라시아대륙과 몽골고원에서 넘어오는 거친 바람으로부터 한반도를 보호하는 ‘생태 병풍’ 역할을 해왔다.

지평선까지 녹색 평원이 펼쳐지고 푸른 하늘과 맞닿았던 대초원이 황사의 주범으로 전락한 것은 불과 8년 전인 2000년 초. 지구온난화에 따른 강우량의 감소와 인위적인 대규모 경작지 조성, 방목 등으로 인해 초원 일대가 급격히 사막화된 탓이었다. 중국지리과학원 등에 따르면 한반도로 오는 황사의 중간 경유지인 베이징의 황사는 시린꺼러 초원으로부터 날아온다.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9일 시린꺼러멍에 있는 차깐노르 호수에 초원 복원을 위한 식물 파종행사를 가졌다. 초원 생태계에 적합한 풀들을 심어 사막화된 토지를 회복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내 민간단체가 네이멍구 지역에서 초원 복원사업을 펼치는 것은 처음이다.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 시린꺼러멍 주민들이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난 차깐노르 서쪽 호수 지역에 지난 10일 내염성 작물을 심고 있다. | 함께 사는 길 제공

차깐노르는 몽골어로 ‘하얀 호수’라는 뜻. 명칭과는 달리 황량한 사막과 같은 모습이었다. 차깐노르는 본래 동쪽 호수(30㎢)와 서쪽 호수(80㎢)를 합쳐 110㎢(여의도의 30배)에 달하는 드넓은 유역을 자랑했지만 사막화되면서 2002년 서쪽 호수 전체가 완전히 말라버렸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동쪽 호수도 수량이 갈수록 줄어들어 언제 말라버릴지 장담할 수 없다.

주민 쩡바이위(61)는 “1970년대만 해도 수십척의 고깃배가 고기를 잡고 양식업이 성행할 정도로 호수의 수량이 풍부했다”며 “정부가 유목민들의 정착을 장려한 후 지역주민들이 무분별한 방목과 경작지 개간을 일삼은 결과”라고 한탄했다.

말라버린 서쪽 호수터에는 하얀 빛깔의 염분들이 갈라진 땅을 뒤덮고 있었다. 차깐노르는 지역 특성상 다량의 염분을 가진 염호수여서 물이 말라버린 후 염분만이 바닥에 남게 된 것. 염분은 황사와 함께 섞여 주변으로 날아가 더 큰 피해를 낳고 있다. 주민 이떨공(30)은 “염분으로 인해 주변 토지가 황폐화되고 지역주민들에게 눈병이나 피부질환을 일으키는 등 피해가 크다”고 밝혔다.






차깐노르 호수 표면을 덮은 염분. | 환경연합 제공

서쪽 호수터를 초원으로 복원하려면 식물 생장에 방해가 되는 염분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때문에 복원사업이 진행되는 2012년까지 내염성 식물인 ‘감봉’과 ‘감모초’가 심어진다. 환경연합 사막화방지센터 박상호 팀장은 “내염성 식물이 염분을 빨아들여 토지를 중화시키면 다른 풀씨들이 날아와 서식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파종행사는 트랙터가 갈아엎은 땅에 주민들이 시범적으로 씨앗을 뿌리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면적이 워낙 넓어 남은 지역은 파종기계를 이용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네이멍구 전체 환경복원 사업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지역주민들과 외부 비정부기구(NGO) 등은 사막화 방지를 위해 초지 조성을 바탕으로 한 ‘초원 복원’에 힘을 쓰는 반면, 중국 정부는 나무 식재를 중심으로 한 ‘방풍림’ 조성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초원 생태계에 맞지 않는 나무를 무리하게 심는 것은 사막화 방지 및 황사 예방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초지 조성은 나무 식재에 비해 비용도 20% 수준으로 저렴하고 가장 환경친화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차깐노르 | 송진식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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