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관련자료

운하 찬반에도 ‘무기평등원칙’ 필요

운하 찬반에도 ‘무기평등원칙’ 필요
신 봉 기(경북大 법대교수)







운하 건설에 대한 청와대 반응이 한심하다.

하니 안하니, 또 치수로 방향을 바꾸겠다 하더니 이제야 방향을 확정했다는 것이다. 민자사업과 여론수렴을 유난히 강조하는 게 뭔가 음흉한 내음이 난다.

대운하는 더 이상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국민의 뜻이고, 나도 그러한 국민의 하나에 속한다.

누구와 대화하든 ‘대운하는 미친 짓’이라는데도 끝까지 이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 무슨 이유 때문인가를 생각해 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그들의 마음속을 파고들어 보자.

대운하? 그것은 쇼다! 그런데 국민들은 정말 우리가 그걸 하겠다고 믿고 있는 모양이지? 시민단체도 서울대반대교수팀도, 일반 국민들도, 그들의 반응을 보니 정말 우리가 추진할 것으로 믿는 것 같아!

그렇다면 이걸 왜 그냥 버리냐. 적절히 써먹어야지!

이렇게 국민적인 반응이 예민한 것을 그냥 폐기해 버린다면, 그건 우리가 미친 놈이야!

안그래도 정치적 이슈가 없어 돌겠는데, 이 정도 이슈를 어떻게 그냥 버리냐?

한미FTA도, 친박복당도, 혁신도시 등 지역균형발전 문제의 대응책으로도, 그리고 잠복된 가지각색의 장래 정치적 갈등요인도, ‘한반도 대운하’ 카드 하나면 국면전환이 가능한데 이걸 왜 버리냐 말이다.

생각해보라. 대운하 카드를 강약 구분해서 슬슬 이용하면 얼마나 재미있을 것인지를!

정치적 쟁점이 발생했을 때마다, 대통령 비판이 강하면 강력하게 운하 추진하겠다고 흘리고, 국면전환이 필요하면 슬쩍 운하 카드를 내비치고, 불리하다 싶으면 총선 때처럼 다시 집어넣고.

재미있지 않을까? 아마도 반대론자들은 우리의 이런 생각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꺼야!
반대론자들? 아무리 떠들어봐라!

경부운하가 경제성 없다? 환경침해 심각하다? 국가적 대재앙이다? …. 그래서 해서는 안된다?

맞아! 모두 맞는 말이지. 그걸 우리가 왜 몰라?

그런데 순진하게도 그 사람들은 우리가 실제로는 안할 생각을 갖고 있는 줄은 전혀 모를꺼야. 무작정 반대운동이나 하고 말이야!

우리가 이렇게 음흉하게 정략적으로 써먹기 위한 카드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을껄……
청와대에는 운하전문가가 없다. 오히려 메스콤 선동자만 있을 뿐이다. 없앴던 홍보처를 다시 부활시키겠다는 얘기가 왜 나오는 것일까.

정치인이 아닌 음흉한 전략가들만 있다. 국가를 위한 충직한 공무원이 없다.

그리고 대통령과 여당 주변에, 정말 일부라도, 운하에 확신을 갖고 목숨걸고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은 상황파악을 잘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진 자들의 눈에는, 앞서서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몰매를 맞아가며 소신을 갖고 운하를 찬성해 온 그들 주변의 논객들이 오로지 허수아비로 비치고 있을 뿐이다. 운하를 계속 추진하겠다면, 그것은 공개적으로 다시 국민 의견을 공정하게 수렴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하자.

그런데, 5월부터 운하 홍보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겠다는데, 그렇게 하겠다면, 그 자금은 차라리 제안서를 제출한 컨소시엄 참여 회사들로부터 거두어서 홍보비로 사용하라.

국민들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데, 그 반대를 뒤집기 위해, 국민의 혈세를 사용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

소송법에서 양방 당사자간에 적용되는 원리로 ‘무기평등의 원칙’(Waffengleichheit)이라는 것이 있다. 한 마디로 똑같은 무기를 들고 싸우란 말이다. 한쪽은 대포와 탱크를 밀고 오는데, 다른 한쪽은 무협지에나 나오는 칼로 대적한다면 그게 옳은 싸움이 될 수 없다. 찬성홍보를 하려면, 홍보 예산도 나누어라. 찬반측에 동등하게 나누어라!

그래야만 국민들도 언론선동가에 의한 허황된 밑그림에 속지 않고 공정한 판단에 맡겨질 수가 있다…
그러나 양심적인 국민들은 또다시 주저한다. 무의미한 논쟁에 돈을 틀어 부어 우리 한국이 공멸하지나 않을까 몹시 걱정되기 때문이다.

시민일보  2008.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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