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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대운하’ 대토론장 마련을 /김화일






[옴부즈맨 칼럼] ‘대운하’ 대토론장 마련을 /김화일

건설 여부 합의 도출 여론 수렴에 앞장서야










 
최근 국토해양부장관이 “민간 사업계획서가 제출되면 전문가와 국민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대운하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며칠 전만 해도 청와대가 나서서 한반도 대운하사업이 이명박 정부가 시급히 다뤄야 할 ‘1년 국정과제’에도 들어 있지 않으며 올해 안에 특별법을 입법하거나 추진기구를 띄울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운하 반대여론의 벽에 부딪혀 대운하사업을 포기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도 않아서 정부가 풀어도 쉽지 않을 일을 슬그머니 민간사업자에게 떠넘기려는 속셈을 내보인다.

아무리 대선 공약이었다고 하지만, 많은 국민이 그건 아니다 하는 반대여론을 겸허히 받드는 줄 알았다. 최소한 며칠 전까지는 그렇게 믿었다. 이 정부는 ‘섬기는 정부’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실용주의 노선으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말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약속을 믿고 뽑아 줬을 것이다.

대운하사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반도국가의 지리적 특성을 잘 살릴 수 있고, 전 국토의 물이 순환되면 자연은 저절로 회복된다고 한다. 가장 친환경적인 물류수송 수단이며, 비용은 16조 원 정도 들지만 산업 파급효과, 물류, 대기질 개선, 일자리 창출, 골재채취, 환경개선 편익 등을 합쳐 37조 원 정도의 편익이 생긴다고 한다. 생태계 보전과 더불어 통일을 앞당기는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고까지 주장한다.

대운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제한된 지면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몇 가지만 옮긴다면 경제학자들은 공사비가 16조 정도 든다고 하지만 실제론 40~50조가 드는 사업이며 비용대비 편익은 너무나 미미하다고 한다. 한 토목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대운하를 통해 안정적인 수량을 확보하기 힘들다고 한다. 여름 3개월 동안에 강수량의 3분의 2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일의 대운하를 모델로 삼는 것은 눈속임이라고 주장한다.

여론을 종합해 보면 대운하 건설로 인한 개발이나 관광산업 활성화 그리고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물류비용 절감이나 수자원 확보, 수질개선 효과는 상당 부분 거품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반대의 핵심은 1000만 명 이상이 생명줄로 삼고 있는 낙동강 식수원 오염에 대한 우려이다. 또한 생태계를 뒤집어엎는 20km가 넘는 한강과 낙동강 연결 터널도 문제이다.

실현 가능성에서부터 활용성에 이르기까지 찬반 논쟁이 뜨겁다. 합의 도출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 시점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다양한 여론을 수렴해서 구체적인 안을 수립하거나 백지화시켜 국론분열과 국력낭비를 중단시키는 일이다.

영리 목적의 민간기업들에게 국토를 좌지우지 하는 중차대한 일을 맡겨서는 안 된다. 정부가 만일 포기할 명분을 찾고 있다면 국력만 소모시키는 대운하사업에 대해 아쉬움을 가질 필요도 없이 뒤돌아보지 않는 게 상책이 아닐까? 미래의 잠재적인 손실을 중도에 멈추는 것도 실용주의의 장점일 것이다.

며칠 전 조촐하지만 의미 있는 출판기념회를 다녀왔다. 수십 년째 낙동강을 지켜온 김상화 선생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2시간여 동안 강이 거꾸로 흘러갈 수는 없다고 열변을 토했다. ‘해야 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경부운하는 하지 말아야 할 일 중에서도 가장 상위에 있다. 그리고 우리의 강과 하천의 주인은 몇몇 정치가나 관료가 아니라 바로 국민들이다’. 경부운하 540km를 찬성 측과 동행답사한 뒤 낸 ‘2박3일간의 엇갈리는 대화’란 책의 내용 일부이다.

한반도 대운하는 건국 이래 최대의 토목공사이다. 건설과 물류운송을 통한 경제효과와 돌이킬 수 없는 국토파괴란 삶의 문제가 맞부딪치고 있다. 일부가 베일 아래서 음험하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고, 그를 토대로 건설 여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이제 핫 이슈로 떠오를 대운하 문제를 지금처럼 강건너 불 보듯 해서는 언론의 책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국제신문이 앞장서서 국민대토론장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 또 한반도 대운하를 계기로하여 우리사회의 생태 문제,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획들을 많이 발굴해 주었으면 한다.

본지 독자권익위원·부산 가톨릭대 교수

2008.04.30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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