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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벤치마킹한 MD운하는 경제 파탄”

“독일의 MD(마인-도나우) 운하는 경제적으로 파탄했다.”


“경제적 대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는 현재 물동량도 거의 없다.”

















  
치불카 교수
ⓒ 김병기




유럽 환경법과 독일 환경법의 권위자인 데틀레프 치불카(Detlef Czybulka) 로스톡 대학 교수가 지난 26일 열린 ‘제91회 한국환경법학회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한 말이다. 마인-도나우 운하를 일컬어 “바벨탑 이후 인류가 저지른 가장 무식한 사업”이라고 말했다는 폴커 하우프 전 독일 연방교통부 장관의 혹평과 일맥 상통한다.


“바이에른 주, MD운하 연장 계획 좌절”


마인-도나우 운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경부운하의 모델로 벤치마킹한 대상이다. 이 대통령은 이를 모델로 4만불 시대로 접어들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하지만 독일 로스톡 대학 법학부 학장을 역임했고 변호사와 판사를 거치면서 실무까지 겸비해 유럽의 환경법 체계, 특히 독일의 운하 사정에 밝은 치불카 교수는 이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평가를 한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이계수 건국대 교수의 도움을 받아 26일 학술대회에서 치불카 교수를 인터뷰 했다.


그는 우선 “독일의 바이에른 주는 MD 운하를 연장하기 위한 도나우 운하계획을 매우 야심차게 밀어붙였지만, 결국 FFH(Fauna-Flora-Habitat Richtlinie 유럽연합의 ‘자연생태계와 동식물 서식지 보호지침’) 때문에 이 계획은 좌절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습지, 비오톱 등 비교적 자연에 가까운 생태조건을 갖고 있는 엘베강의 운하 건설 계획도 FFH 지침에 어긋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큰 비판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반도대운하를 ‘친환경운하’라고 주장하는 이명박 대통령과 운하 찬성론자들의 주장과는 배치된다. 그는 특히 “다른 운송수단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선박운송수단으로 인한 오염을 비교하면 선박운항을 위해 사용되는 연료로 인한 오염이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마인-도나우 운하는 경제적 예측 실패의 대표적 사례”


운하 찬성론자들은 경부운하의 비용대비 편익 분석(B/C) 결과 수치를 2.3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100원을 투자하면 230원의 돈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치불카 교수는 마인-도나우 운하를 경제성 예측 실패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하면서 “제대로 예측을 했다면 MD 운하 같은 것은 절대로 건설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운하 찬성론자들이 곱십어 보아야할 대목이다.


그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이계수 건국대 교수가 직접 통역했다. 


 




















  
치불카 교수
ⓒ 김병기




 


– 현재 한국에서는 경부 운하 등 대운하 건설이 사회적 논쟁대상이 되고 있다. 이것을 추진하는 측에서는 운하를 통한 물류운송이 기차나 도로에 의한 운송에 비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보다 유효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운하 반대론자들은 운하건설이 기후변화대책으로는 유효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찬성론자들의 주장에 동의할 수 있나?


“아주 어려운 질문이다. 추상적으로 말하자면 도로운송을 운하운송으로 대체하는 것은 물론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에서 보다 환경적이다. 그런 경우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는 도로운송이 그대로 운하운송으로 대체되는 경우만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운하가 새로이 건설되어야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는 환경에 대한 새로운 부담을 의미할 뿐이다. 다른 운송수단으로 인한 대기오염과 선박운송수단으로 인한 오염을 비교하면 선박운항을 위해 사용되는 연료로 인한 오염이 훨씬 심각하다. 이 때문에 운하를 새로 건설하는 경우에는 환경오염이 가중된다.”


– 운하건설은 물에 관한 유럽연합의 물 관리지침(Wasserrahmenrichtline; water framework directive)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은 아닌가? 또 물 관리지침이 유럽연합 회원국의 수로관리(예컨대 추가적인 운하건설) 등에 어떠한 법적, 정치적 영향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씀해 달라.


“물 관리지침이 분명 관련이 있다. 물 관리지침은 강유역의 모니터링을 통해 좋은 화학적·생태적 상태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특정한 생물적·생태적 잠재성이 보존되어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운하건설계획과 관련하여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것은 유럽연합의 Fauna-Flora-Habitat Richtlinie(자연생태계와 동식물 서식지 보호지침. 92-43-EEC. 이하 FFH)다. 동식물의 서식지를 보호할 목적으로 제정된 위 지침은 운하건설과 관련하여 매우 강력한 제동장치 역할을 한다. 실제로 독일에서는 위 FFH 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운하건설 자체가 좌절된 사례도 있다.


독일의 바이에른 주는 MD 운하를 연장하기 위한 도나우 운하계획을 매우 야심차게 밀어붙였지만, 결국 FFH지침 때문에 이 계획은 좌절되고 말았다. 또 다른 예로는 엘베 운하건설계획을 들 수 있다. 엘베강은 습지, 비오톱(생물종의 서식 장소) 등 비교적 자연에 가까운 생태조건을 갖고 있어 그곳을 개발한다면 FFH지침에 어긋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엘베강운하 건설계획은 큰 비판을 받았다.


유럽연합의 지침, 유럽연합의 법률들은 유럽연합 회원국가들에 매우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그 중 지침은 회원국들이 자국법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지침의 위반행위에 대해 유럽연합의 Kommission이 유럽연합공동체계약 위반으로 유럽법원(EuGH)에 직접 제소할 수 있다.”


 


– FFH지침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FFH지침에 따르면 우선 FFH의 서식지규정이 있고 서식지를 파괴하거나 위협하는 계획은 어떠한 조건 하에서 가능한지에 대해 규율하고 있다. 이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비로소 그 다음 단계로 환경영향평가로 넘어가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종 보호의 관점에서 이 지역을 개발하더라도 종보호와 관련해 위해가 없다는 것을 관청이 먼저 의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독일법에서는 구체적인 생태서식지지정구역이 없으며, 보호지역은 개발계획에 따라 검토된다. 관청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어떠한 개발계획이 일단 수립되고, 그것에 대해 환경영향평가를 하게 되는데 유럽연합 차원에서는 다르다.”


 


– 독일 등 유럽에서 운하 건설과 같은 국책사업을 추진할 때 사업 타당성 평가와 환경영향평가를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싶다. 현재의 한국정부는 경부운하 노선 553km에 대한 전체 사업타당성 평가(경제성 평가)와 환경영향평가를 올해 안에 완료하고 2009년 2월에는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단 나는 한국의 대운하사업 계획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므로 그것에 대해 무어라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매우 야심찬 계획인 것 같다. 그런 계획일수록 사전 검증이 철저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운하를 건설하려는 정부 측의, 특히 경제성 예측(Prognose)에 대한 검증이 매우 중요하다. 경제성 예측은 독일의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신뢰도가 매우 약하다고 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독일에서는 한 계획을 확정하기 전에 계획확정절차(Planfeststellungsverfahren)가 이루어진다.


유명한 MD 운하는 전형적으로 그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사례다. MD 운하 공사가 끝난 지 4년 만에 발발한 발칸 전쟁으로 인해 MD 운하의 운영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전쟁이 MD운하에 대한 경제성 상실의 주원인이 아니며 결정적인 것은 애초의 MD운하에 대한 경제성 예측 자체와는 정반대로 되어버린, 실제로 경제적이지 못한 운하에 있다.


전쟁이 끝나고 해상운송이 정상화되어도 예상한 것처럼 해상운송이 활발해지리라고 볼 수는 없다. 즉, 이미 MD 운하는 잘못된 예측 때문에 경제적 실패를 초래할 수밖에 없었다.”


 


– 경제성 평가가 잘못된 사례가 많은가.


“사실 독일의 대형공사들은 거의 대개가 잘못된 예측에 근거해 있다. 나는 판사로서, 그리고 변호사로서 여러 사건에 참여했다. 대개의 대형사업들은 잘못된 예측에 근거해 있다. 공항건설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의 전문의견(Gutachten)들이 긍정적 예측들을 하지만 그것은 정부의 계획을 지지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실제로 제대로 예측을 했다면 MD 운하 같은 것은 절대로 건설될 수 없었을 것이다.”


 


독일의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어떠한가.


“매우 복잡하며 어려운 절차여서 간단히 말하기는 어렵다. 중요한 것은 서식지의 동식물의 생활공간(Biotop)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그래야 개발이나 환경에 가해지는 영향에 대한 평가가 도출된다.”


– 대운하와 관련하여 환경영향평가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에서 계획 중인 대운하와 관련, 개발계획에 들어 있는 전 구간에 대한 정확한 동식물의 생활공간(Biotop)상태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내가 보기에는 500km가 넘는 전 구간을 한꺼번에 환경영향평가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구간 구분을 그렇다고 너무 잘게 나누는 것도 잘못이지만 하여간 너무 넓게 설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아무튼 구간 구분은 합리적으로 되어야 할 것이다.”


 


– 독일에서 운하건설은 대략 어느 정도 걸리나?

“단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소송이 제기되느냐에 따라 또 달라진다. 소송도 제기되지 않고, 500km가 넘는 대규모 사업 – 아무튼 그런 것은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 이 아니고, 조그만 규모의 통상의 운하사업이라면 계획 확정하는 데만 대략 14개월에서 21개월이 걸린다. 또한 계획확정절차라는 공식 절차 이전에도 행정관청은 사전작업(Vorarbeit)을 한다. 사전설명(Vorklärung) 같은 것을 하는 것이다.”


– 운하사업은 필연적으로 식수오염 문제를 초래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 경우든 그것이 국민 건강에 영향을 주는 사업이면 절대 시행해서는 안 된다.”


– 유럽연합의 마르코-폴로 프로젝트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가?

“그것이 무엇인가, 처음 듣는 얘기다.”


– 운하반대·찬성양측 모두 독일운하를 찬성·반대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직접 독일전문가로부터 얘기를 들은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우리 국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국 정부로부터 추방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웃음) 아무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예측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금 한국정부가 하려는 것과 같은 대단한 계획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잘 고려해야 한다.”


 









데틀레프 치불카 교수(Prof. Dr. Detlef Czybulka)는 누구?

독일 로스톡 대학 헌법, 행정법, 환경법, 경제법 담당 교수


1944년생 (올해 만 64세)


1965-1969년: 뮌헨, 제네바 대학에서 법학공부
1980년 뮌헨에서 변호사 생활
1987년에 아우구스부르크 대학에서 교수자격청구논문 통과 뒤
1993년 이후 로스톡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
1998년부터 2002년에는 메클렌부크-포어폼메른 주 고등행정법원 판사로 활동
2000-2002년에는 로스톡 대학 법학부 학장 역임
2002-2006년에는 로스톡 대학 교무담당 부총장


경제법, 환경법이 주된 연구 분야이며, 특히 환경법 중에서도 환경보호법이 주 전공이다. 그밖에 행정절차법도 전문분야이다. 그는 학술전문잡지 <유럽환경법 및 유럽계획법>의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요 저작으로는 ‘북해 및 동해에서의 자갈 및 모래채취와 관련한 법적 문제들'( 2008년 출간) ‘유럽의 자연보호법의 현 단계'(2007년 출간) ‘실효성 있는 환경보호 방안에 대하여'(2005년 출간) 등이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뷰를 주선해 주시고, 직접 통역까지 맡아주신 이계수 건국대 교수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2008.04.29 오마이뉴스 /  김병기 (minifat) , 박상규 (com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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