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관련자료

강과 역사야말로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












강과 역사야말로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

 


 


 




경운기보다 느린 운하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물류운하’가 아니라 ‘관광운하’로 바뀌었다. 그러나 관광을 즐기기 위해 경운기보다 느린 운하를 찾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느린 배를 타고 가면서 즐길 경치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 ‘관광운하’는 ‘물류운하’보다 더 말이 되지 않는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가 지적했듯이, 어느 모로 보나 이명박 운하는 경제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명박 당선자 쪽은 경부운하에만 무려 47개의 터미널을 건설해서 지역개발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물류운하’, ‘관광운하’가 안 되자 ‘지역개발 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명박 당선자 쪽에서는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 강과 역사야말로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의 자원이다.


그것을 송두리채 없애면서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의 건설을 주장하는 것은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역색이나 지역성으로 얘기하는 지역만의 특성은 지역의 생태와 역사를 가장 기초적 자원으로 해서 나타나는 인문적 특성이다.


이명박 운하는 이 모든 것을 삽시간에 없애 버리고 그 자리에 콘크리트 옹벽, 아파트, 주차장, 모텔, 가든 등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토건국가 정책은 그 자체로 지역문화를 파괴하는 것일 뿐이다. 그것은 개발업자와 투기꾼, 그리고 지주만을 위한 정책이다.



홍성태 교수 (상지대 문화컨텐츠학과)


대운하토론회 발표자료 요약




 


 


 


<대운하토론회 발표자료 전문>




이명박 운하와 문화 대파괴 — 홍 성 태(상지대 문화컨텐츠학과 교수)




대운하토론회 발표자료




1. 이명박 운하의 전개



이명박 당선자는 2005년 10월 1일 ‘청계천복원공사’ 준공식에서 ‘경부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혀서 많은 사람들을 뜨악하게 만들었다. 2007년의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과정에서 ‘경부운하’ 계획의 문제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명박 당선자는 이 계획을 폐기하는커녕 오히려 ‘한반도 대운하’로 확대해서 발표했다. 호남에도 운하를 만들고, 북한에도 운하는 만들어서, 한반도 전체를 운하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이 황당무계한 토건국가 확대계획에 대응해서 전국의 200여 개 시민단체들은 ‘운하저지 국민행동’을 구성했고, ‘국민행동’은 ‘한반도 대운하’라는 명칭 자체가 혹세무민의 문제를 갖고 있으므로 ‘이명박 운하’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 나라를 ‘토건망국’의 길로 이끌고 갈 이 황당무계한 토건사업의 세부사항은 다음의 <그림>을 참고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아서 ‘경부운하’는 박정희의 ‘남한강 주운사업’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박정희가 1966년에 서울·팔당을 거쳐 영월을 연결하는 270㎞ 대운하를 건설하려는 사업을 시도했다는 것이다. 이 사업에 대해 1971년에 정부는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지었으나, 1980년에는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바뀌었다. 1989년에 경제기획원은 타당성은 있으나 재정상 유보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뒤 1995년에 세종대 부설 세종연구원이 ‘한강~낙동강 운하 가능성과 내륙 수운체계의 필요성’ 이란 연구보고서에서 경부운하 등 10개 운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리고 1996년 7월에 국회에서 당시 이명박 의원(신한국당)이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내륙운하 건설을 제안했다.1)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국토연구원에 연구를 의뢰했고, 1998년에 국토연구원은 경제성이 낮고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결론을 내렸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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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에 대해 세종연구원과 정부 사이에 ‘논쟁’이 벌어졌다. “물류난 해결을 위해 주요 강을 운하로 연결, 내륙주운망을 갖추자는 세종연구원 주장에 대해 관련 학계 및 건설교통부 등은 경제적 타당성이 없으며, 기술적 가능성이 검토되지 않은 탁상공론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세종연구원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운하건설이 물류난 해결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주장을 지난 해부터 계속 펼쳐 왔고, 이번에는 한강을 시화호에 연결하자는 구상까지 발표했다. 그러나 이 주장이 우리나라 기후와 지형상 특성을 감안하지 못한 연구이며, 엄청난 환경파괴가 뒤따른다는 것이 건교부 측 주장이다(‘내륙 운하 건설 타당성 있나(논쟁)’, ‘중앙일보’ 1996.11.30, 07면). 세종연구원의 ‘연구’에 대해 ‘탁상공론’이라고 반박했던 건설교통부가 그것보다 더욱 더 심한 ‘탁상공론’이라고 비판받고 있는 ‘이명박 운하’에 대해 적극 찬성하고 나서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2) ‘한반도 대운하의 역사’, ‘위클리 조선’, 2007년 10월 30일 (화). 이 기사에 따르면, 이 계획은 ‘전문가들의 자발적 모임’인 ‘한반도 대운하 연구회’가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여기에 참여한 주요 ‘전문갗들은 ‘곽승준(고려대), 황기연(홍익대), 이상호·배기형(세종대), 전택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 조원철(연세대), 정동양(한국교원대), 구자윤(한국해양수산연구원), 박태주(부산대), 박석순(이화여대), 송재우(홍익대), 신종호(건국대), 이병담(서남대), 노창균(목포해양대), 이시진(경기대) 교수와 김기식 한국환경기술개발원장 등’이다. 그런데 인수위 대운하 TF의 장석효 팀장은 이 연구회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 연구회’를 과연 누가 단순한 ‘자발적 모임’으로 보겠는가? 장석효 팀장은 서울시 토목관리 출신으로 서울시지하철사업본부장을 거쳐, 청계천복원추진단장을 맡았고, 이어서 서울시 제2행정부시장을 지냈다. 전형적인 토목관리이자 이명박 ‘서울시장’의 사람이다.




이로써 ‘경부운하’ 계획은 죽은 것으로 보였으나, 2005년 10월에 이명박 당선자에 의해 되살아났다. 그는 왜 이렇게 무모한 계획을 제시했을까? 정치적으로 보아서, ‘경부운하’는 박근혜 의원과의 경선에서 영남의 표를 끌어오기 위한 계획으로 기획된 것이고, ‘호남운하’는 대통령 선거에서 호남의 표를 끌어오기 위한 계획으로 기획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정치적으로 보아서, 대통령 선거 이후 그야말로 “지도에 선을 그은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까지 받는 ‘호남운하’와 ‘금강운하’가 그나마 “나름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 ‘경부운하’보다 더욱 강조되는 까닭은 4월 총선에서 ‘호남 입성’의 꿈을 이루겠다는 한나라당의 정략적 계산 때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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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런 점에서 ‘호남운하’, ‘금강운하’는 ‘제2의 새만금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호남의 표를 얻기 위한 노태우의 매표책이었던 새만금개발사업은 엄청난 재정의 탕진과 국토의 파괴를 낳았다. ‘호남운하’, ‘금강운하’도 같은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며, 결국 같은 결과를 빚을 것이다.




2. 이명박 운하의 ‘연구’



이명박 당선자 쪽에서는 운하에 대해 10여 년 전부터 열심히 연구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말로 그랬다는 증거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1996년 7월의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한 것이 전부이다. 사실 이명박 운하는 세종대의 주명건 전 이사장이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학자인 그가 어떻게 지도를 보다가 남한강과 낙동강을 터널로 연결해서 운하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고, 이것을 세종대 부설 세종연구원에서 연구과제로 추진해서 1995년에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던 것이다. 이 연구보고서는 1996년에 책으로 출간되었다. 그 뒤 1997년에 세종연구원에서 다시 한 권의 책을 발간했고, 이에 관한 책은 10년 뒤인 2007년에나 발간된다. 그 주요 서적은 다음과 같다.



■ ‘물류혁명과 국토개조전략’, 주명건 외, 세종연구원, 1996 (590쪽)



– 우리 국토의 특성과 물류의 현실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경부운하를 비롯해서 10개의 운하를 건설하자는 황당한 의견을 제시해서 토건업계를 기쁘게 한 책. 이명박 운하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 ‘경부·경인운하와 물류혁명’, 주명건 외, 세종연구원, 1997



– 새로 쓴 책이 아니라 위의 책에서 ‘경부·경인운하’만 추린 것이다.



주명건 전 세종대 이사장이 중심이 되어 세종대 부설 세종연구원에서 발간된 책 외에는 경부운하 등에 관한 책은 국내에서 출간되지 않았다. 2007년에 들어와서 이명박 당선자 쪽에서 비로소 관련 책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추부길 목사가 가장 먼저 책을 발간해서 이명박 운하의 선전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 ‘왜 한반도 대운하인가 – 물길은 생명길이다’, 추부길, 말과창조사, 2007년 10월



– 추부길 대통령 당선자 비서실 정책팀장은 본래 목사이다.4) 2006년까지 그는 ‘가족사목’, ‘실버사목’ 등에 관한 책들을 썼다. 그랬던 그가 2007년에 갑자기 ‘운하 전문갗가 되어서 온갖 매체를 통해 운하를 선전하고 있다. 목사는 이렇게 쉽게 ‘운하 전문갗도 될 수 있는 것인가? 그는 이어서 ‘운하야 놀자’(월인출판사, 2007년 12월)라는 제목의 책도 발간했다. 제목5)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후세에게 운하를 선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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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런 점에서 ‘호남운하’, ‘금강운하’는 ‘제2의 새만금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호남의 표를 얻기 위한 노태우의 매표책이었던 새만금개발사업은 엄청난 재정의 탕진과 국토의 파괴를 낳았다. ‘호남운하’, ‘금강운하’도 같은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며, 결국 같은 결과를 빚을 것이다.





5) 이 제목은 ‘논리야 놀자’라는 유명한 제목의 책에서 따온 것이 분명하다.




■ ‘대한민국 대운하 프로젝트 – 영산강운하와 축복의 땅’, 남도, 이병담, 모아북스, 2007년 10월



– 이병담은 서남대 교직과 교수로서 ‘한반도 대운하 연구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영산강뱃길살리기협의회 공동대표’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고, ‘한반도 대운하 광주·전남추진본부장’이 되었다. ‘영산강뱃길살리기협의회’는 ‘영산강운하’를 추진하는 광주·전남지역의 조직이다.



이명박 당선자 쪽의 ‘연구’는 ‘한반도대운하연구회’가 2008년 1월 초에 발간한 다음의 책으로 마무리되었다.



■ ‘한반도대운하는 부강한 나라를 만드는 물길이다’, 한반도대운하연구회, 경덕출판사, 2008년 1월



이 책은 제목부터 너무 노골적이고 후진적이다. ‘부강한 나라’라는 낡은 부국강병의 논리로 강들을 모두 파괴하겠다는 것이다. ‘부강한 나라’란 일본이라면 메이지 시대의 논리요, 한국이라면 박정희 시대의 논리이다. 운하는 강을 대대적으로 파괴하고 건설되는 ‘물길’이다. 강은 ‘물길’로 사용될 수도 있지만 ‘물길’이 강인 것은 아니다. 강은 ‘물길’보다 훨씬 더 크고 복잡한 생태계이다. 운하는 강을 일정한 너비와 깊이로 개조하고 거대한 콘크리트 옹벽을 쌓아서 건설되는 ‘인공 물길’이다. 운하의 가장 두드러진 물리적 실체는 바로 거대한 콘크리트 옹벽이다. 콘크리트 옹벽을 건설해서 강을 파괴하는 것은 나라를 파괴하는 것이다.



‘한반도대운하~’의 문제는 유우익 교수의 ‘서론’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그는 ‘물길 이어 국토 개조’라는 제목으로 서론을 썼다. 1970년대 초 당시 일본의 수상이었던 다나카 가쿠에이는 ‘일본열도개조계획’이라는 정책을 발표하고 강행했다. 그것은 더 편리한 국토의 형성을 내걸고 토건국가를 확대하는 정책이었다. 유우익 교수의 글은 다나카같은 자들이 이끌었던 불행한 일본의 현대사를, 그리고 그보다 훨씬 불행한 우리의 현대사를 떠올리게 한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국토 개조’를 외치는가? ‘국토 개조’야말로 박정희의 개발독재를 상징하는 개념이 아닌가?



이명박 당선자의 ‘멘토’(스승)이라고 불리는 서울대 지리학과의 유우익 교수는 몇 해 전에 ‘장소의 의미 1, 2’라는 제목으로 기행기를 발간했다. 전국의 52곳을 일년 동안 답사하고 기행기를 쓴 것이다. 이 책에 대해 서울대 지리교육과의 한 학생은 다음과 같은 감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아름다운 한국(Beautiful Korea)’이라는 제목의 기행문으로 쓰여져 새롭게 만들어낸 책… 이 책은 내가 살고 있는 이 대한민국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진정 아름다운 나라는 자연과 인간의 심성이 어우러진 나라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느끼게 만드는 책…“국토를 답사하는 것은 현재의 땅에서 과거를 보려 함이다. 과거를 보고 다시 서야 할 현실에 서면 ‘미래의 창’이 열린다”는 저자의 생각은 하나의 틀림도 없었습니다.



몇 해 전에 ‘현재의 땅에서 과거를 보기 위해 국토를 답사’했던 사람이 갑자기 돌변해서 국토의 과거를 송두리채 파괴하는 ‘국토 개조’를 외치는 것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그가 강행하고 있는 이명박 운하는 단군 이래 최대의 ‘국토 개조’사업일 뿐만 아니라 문경 일대에서 붕괴와 지진을 유발하고 강들을 유독물질로 온통 오염시킬 수도 있는 단군 이래 최대의 ‘위험사회’ 사업이기도 하다.



이명박 운하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낱낱이 지적되었다. ‘경부운하, 축복일까 재앙일까’, 박진섭·장지영, 오마이뉴스, 2007년 7월은 그 대표적인 성과이다. ‘한반도대운하~’는 이런 지적에 대해 새로운 내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당선자 쪽은 실제로 토론을 하기보다는 권력을 최대한 이용하여 혹세무민 전술, 기정사실화 전술, 기득권 형성 전술을 펼쳐서 이명박 운하를 강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의견을 수렴하되 운하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이재오 의원의 반민주적 발언은 그 단적인 예이다. 운하사업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은 반대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아니라 묵살하는 것이다. 이재오 의원은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말을 했는가를 깨달아야 한다.



앞의 책이 전면적인 분석이라면, 경제성 주장에 대한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비판과 문화재 훼손에 대한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장의 비판도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데 여기서는 일단 한 시민의 비판에 주목해 보자. 이것만으로도 사실 이명박 당선자 쪽의 문제는 여실히 드러난다. 이 시민은 우리에게 학식보다 양심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고 있다.



처음에는 물류비용을 낮추기 위해서 운하를 한다고 했다가, 관광레저 사업과 내륙개발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처음에는 수질이 개선된다고 했다가, 식수원이 문제가 되면 강변여과수를 하면 된다고 한다. 문화재 조사 및 발굴 관련 내용은 아예 처음부터 들어 있지 않아서, <한반도운하> 계획이 얼마나 허술한지 스스로 증명해 보였으며, 최근에는 경제성평가에서 비용은 누락하거나 최소화하고 편익은 최대로 평가하여 객관성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안게 되었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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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한반도운하> 건설 이유와 10가지 반대 이유’, 가라운하, 2008년 1월 20일, 한반도대운하반대시민연합(http://www.gobada.co.kr/)



3. 문화 대파괴의 문제



토건국가는 불필요한 대규모 토건사업을 끊임없이 벌여서 재정의 탕진과 국토의 파괴라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기형국가이다.7) 토건국가는 병적으로 비대한 토건경제에 포획된 부패국가이다. 한국은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면서 세계 43위의 부패대국이기도 하다. 그런데 부패의 60% 이상을 토건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명박 운하는 토건국가의 문제를 극단화할 단군 이래 최대의 토건국가 확대정책이 될 것이다. 그 문제는 공학적, 경제적, 생태적, 문화적 차원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문화적으로 이명박 운하는 필경 역사적인 문화 대파괴로 귀결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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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홍성태, ‘개발주의를 비판한다’, 당대, 2007을 참조.



여기서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명박 운하를 추진하고 있는 두 핵심주체인인 이명박 당선자와 장석효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한반도대운하TF팀장이자 한반도대운하연구회 대표(전 서울시 행정2부시장, 전 청계천복원추진본부장, 전 서울시지하철건설본부장)의 문제이다.



최근에 장석효 팀장은 ‘대운하는 청계천보다 쉬운 사업’이라고 말해서 사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말은 이명박 당선자가 2007년 10월에 했던 말을 반복한 것이다. 청계천은 전체 구간이 5.8km밖에 되지 않는 도시하천이다. 이에 비해 경부운하는 무려 540km 또는 560km에 이르는 길이의 자연하천을 개조해야 하며, 20km 또는 40km가 넘는 터널도 뚫어야 한다. ‘대운하’는 남한이 1000km에, 북한이 1100km에 이를 것이다. 2100km의 ‘대운하’ 건설사업이 5.8km의 ‘청계천개발사업’보다 쉽다는 말은 결코 납득할 수 없는 말이다. 아니, 제 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이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명박 운하는 ‘청계천개발사업’보다 100만배 어려운 사업이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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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명박 당선자는 청계천을 없애고 그 자리에 국적불명의 새로운 ‘인공분수’를 만들었다. 이런 점에서 청계천복원사업은 ‘명박천개발사업’이라고 불러야 옳을 것이다. 그 과정과 내용의 문제에 대해서는 홍성태,’생태문화도시 서울을 찾아서’, 현실문화연구, 2006을 참조.



또한 장석효 팀장은 1월 8일에 ‘물 속에 무슨 문화재가 있는갗라고 말해서 다시 한 번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이 말은 1월 7일 환경운동연합에서 열린 ‘한반도운하는 역사문화를 파괴하는 불도저운하’ 기자회견에 대한 반박이었다. 그러나 이 말은 바로 ‘무식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도 그럴 것이 물 속에도 문화재는 무수히 잠겨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말을 듣고 다시 이명박 당선자의 말을 떠올렸다. 그는 서울시장 당시 “청계천에 수표교와 광교를 빼고는 돌덩이 외에 무슨 문화재가 있느냐”는 말로 세상을 놀라게 했었다. 그는 결국 어렵게 남아 있던 영조 때의 석축을 모두 밀어 없앴고, 이 때문에 시민사회의 대표들에 의해 서울지검에 형사고발되기도 했다.



이제 이명박 운하의 문화 대파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이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역사문화의 파괴, 지역문화의 파괴, 생명문화의 파괴가 그것이다. 이명박 당선자 쪽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전택수)를 외치고 있지만, 그리고 여기에 문화관광부가 뇌동하고 있지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만의 역사문화, 지역문화, 생명문화를 대대적으로 파괴하는 것을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의 조성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그야말로 세계는 황당해하고 비웃을 것이다.



먼저 ‘역사문화의 파괴’에 대해 살펴보자. 강은 생명의 원천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렇다. 또한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강은 문명의 원천이기도 하다.9) 강 바닥과 주변에는 엄청난 역사문화의 자취들이 남아 있다. 운하의 건설은 이 모든 것을 삽시간에 없애버리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이 대략적인 자료조사를 통해 밝혔듯이, 이명박 운하 예정지 주변의 지정문화재는 72곳이고 매장문화재는 177곳에 이른다. 여기서 지정문화재는 한강과 낙동강 주변 반경 500m 이내의 지역을 조사한 것이고, 매장문화재는 유역 반경 100m 이내 지역을 조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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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근대화는 강을 파괴하고 이루어졌다. 근대화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강을 살리는 과제와 직결된다. 이에 대해 홍성태 엮음(2005), ‘한국의 근대화와 물’, 한울과 홍성태 엮음(2007), ‘동북아의 근대화와 물’, 한울을 참조. 이명박 운하는 이미 심각하게 파괴된 강을 완전히 파괴해 없애려는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운하는 세계적인 역사문화 파괴사례로 길이 기억될 것이다. 세계의 모든 역사와 문화 관련 문헌은 이명박 운하를 참으로 황당한 역사문화 파괴사례로 길이 전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황평우 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이명박 운하의 문제를 지적한다.



① 한반도운하 전체의 문화유적이 아닌 한강, 낙동강 등 경부운하 주변에 있는 문화재 분포이며 실제 한반도운하 2100㎞에는 수천~수만의 문화유적이 분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② 또한 정밀도가 낮은 기존 문화재 분포지도를 바탕으로 조사한 한계도 있다. 각 시군별로 조사한 이 지도는 지방자치단체가 개발에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해 축소 보고했을 수 있으며, 조사방식 지표에 대한 육안 조사였기 때문에 정확도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③ 뿐만 아니라 실제 운하의 영향권에 들어가는 터미널, 갑문, 수중보, 연결도로, 편의시설, 관광단지 등을 포함할 경우 문화유적 분포 반경 면적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분포지역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④ 운하 추진 측 자료에 따르면 남한구간 운하는 총 2100㎞에 이른다. 산술적으로 따져도 발굴조사비만 최저 2300억 원 이상 소요될 것이다. 강의 둔치를 발굴하는 환경적 요인 때문에 기술적인 비용은 더욱 증가할 수 있다.



⑤ 2000여 명 남짓에 불과한 국내 문화재 조사인력 구조 속에서 대운하와 관련된 정밀 조사를 실시하려면 수십 년이 걸릴 것이다.



⑥ 운하 개발로 사라질 수 있는 강 주변 동식물과 지질구조에 대한 연구조사까지 합치면 대운하와 관련된 조사 영역은 고고학, 미술사학, 민속학, 동식물학, 건축학적인 조사로 대폭 확대된다.



다음에 ‘지역문화의 파괴’에 대해 살펴보자. 이명박 운하는 애초에 물류난 극복을 목표로 제시되었다. 그러나 경운기보다 느린 운하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물류운하’가 아니라 ‘관광운하’로 바뀌었다. 그러나 관광을 즐기기 위해 경운기보다 느린 운하를 찾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느린 배를 타고 가면서 즐길 경치가 과연 얼마나 되는가? ‘관광운하’는 ‘물류운하’보다 더 말이 되지 않는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가 지적했듯이, 어느 모로 보나 이명박 운하는 경제성이 전혀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명박 당선자 쪽은 경부운하에만 무려 47개의 터미널을 건설해서 지역개발을 촉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물류운하’, ‘관광운하’가 안 되자 ‘지역개발 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명박 당선자 쪽에서는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 강과 역사야말로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의 자원이다. 그것을 송두리채 없애면서 ‘세계적인 문화관광벨트’의 건설을 주장하는 것은 참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지역색이나 지역성으로 얘기하는 지역만의 특성은 지역의 생태와 역사를 가장 기초적 자원으로 해서 나타나는 인문적 특성이다. 이명박 운하는 이 모든 것을 삽시간에 없애 버리고 그 자리에 콘크리트 옹벽, 아파트, 주차장, 모텔, 가든 등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토건국가 정책은 그 자체로 지역문화를 파괴하는 것일 뿐이다. 그것은 개발업자와 투기꾼, 그리고 지주만을 위한 정책이다.



끝으로 ‘생명문화의 파괴’에 대해 살펴보자. 이명박 당선자 쪽에서는 마치 운하가 생태적 시설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그야말로 혹세무민의 대표적 예가 될 것이다. 첫째, 이명박 운하는 산을 부수고 수십km의 터널을 뚫어야 한다. 지질학적 시대로부터 지금까지 유구히 이어온 자연을 대대적으로 파괴하고 건설되는 것이 바로 이명박 운하인 것이다. 이런 시설에 대해 생태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혹세무민이 아닐 수 없다. 둘째, 이명박 운하는 모든 구간에 걸쳐 강을 일정한 너비와 깊이로 파헤치고 다듬어야 한다. 이것 자체가 심각한 생태파괴라는 것은 다시 말할 필요가 없지만, 이것은 수많은 생명체를 도륙하는 살상행위이자 나아가 그 서식지까지 완전히 파괴하는 말살행위이다. 셋째, 이명박 운하는 강을 일정한 너비와 깊이로 개조할 뿐만 아니라 일정한 양의 물이 흐르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십개의 댐을 건설하는 것은 물론이고 강변에 거대한 콘크리트 옹벽을 쌓아야 한다. 강을 콘크리트 옹벽으로 둘러싸인 인공수로로 만드는 것이 바로 이명박 운하이다. 넷째, 이제까지 한번도 이어진 적이 없던 강들을 억지로 이어서 고유한 생물종의 훼손과 멸종을 유발할 것이다. 이명박 운하는 강 생태계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강 생물종에 대한 전대미문의 위협이다. 다섯째, 이명박 운하는 강의 모래와 자갈을 모두 채취해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건설될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 쪽은 모래와 자갈을 오직 ‘골재’라는 물질로만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모래와 자갈은 수많은 생명체의 서식처이자 지하수의 원천이기도 하다. 모래와 자갈을 오직 ‘골재’로만 파악하는 관점이야말로 너무나 잘못된 후진적 관점이다.



4. ‘토건망국’의 위협



이명박 운하는 국토와 자연을 토건사업의 대상으로만 파악하는 토건국가의 문제, 그리고 끝없는 개발과 투기의 대상으로만 파악하는 투기사회의 문제를 극단적으로 악화시킬 것이다. 정부는 이미 매년 45조원 정도의 돈을 대규모 개발사업에 퍼붓고 있다. 이제 이 돈이 더욱 더 크게 늘어날 것이다. 당연히 교육과 복지 등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진정한 선진화’를 위한 재정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 결과로 전대미문의 문화 대파괴가 일어난다는 것은 참으로 묵과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신임 대통령이 ‘특별법’을 제정해서 이러한 문화 대파괴 사업을 강행하고자 하는 데서 우리는 ‘취약한 민주화’의 문제를 되새기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막대한 혈세의 탕진과 국토의 파괴를 가져올 이명박 운하의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시계를 되돌려서 이 나라를 70년대의 개발독재 시대로 되돌리는 것이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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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기독교도(이명박 장로와 추부길 목사 등)가 이 사업을 주도하는 반면에 불교 문화재가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명박 운하는 전대미문의 종교적 갈등마저 예고하고 있다. 보수 기독교는 사실 불교와 유교로 대표되는 전통문화에 대해 오래 전부터 강력한 적대적 태도를 보여왔다. 이명박 당선자는 이 사회의 분열과 갈등에 대해 우려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공학적, 경제적, 생태적, 문화적, 그리고 심지어 종교적 갈등마저 일으키고 있는 이명박 운하 계획을 폐기해야 할 것이다. 만일 박근혜 의원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 사업을 강행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너무나 잘못된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이미 모든 정치경쟁에서 이겼다. 그러나 이명박 운하를 강행한다면, 그는 결국 공학적, 경제적, 생태적, 문화적, 그리고 종교적 패자가 되고 말 것이다. 나라를 위해서는 말할 것도 없고 자신을 위해서도 이명박 당선자는 큰 정치를 해야 한다. 그것은 이명박 운하 계획의 폐기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저항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명박 운하의 시행을 저지하는 것은 사실 환경이 아니라 재정의 안정과 복지의 증진을 위한 것이다. 환경단체를 넘어선 시민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명박 운하를 저지하는 것은 망국적 토건국가를 혁파하고 생태복지국가를 향한 ‘진정한 선진화’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진정한 선진화’를 위한 올바른 정책을 펼 수 있도록 시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



이명박 당선자 쪽은 이미 권력을 이용해서 다양한 세력을 규합하고 정말 불도저처럼 이명박 운하의 건설을 강행하고 있다. 이명박은 자신을 ‘컴도저’(컴퓨터 불도저)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는 ‘거도저’(거짓말 불도저)라고 할 수 있다. 요컨대 문화를 존중한다며 파괴하는 것이다. 이 점을 그는 청계천에서 여실히 증명했다. 대통령이 ‘거도저’라면, 나라가 너무 불쌍하다. 이 불행에서 벗어날 권리와 의무는 주권자인 우리 자신에게 있다.




2008.04.04 업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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