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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동량 전환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물동량 전환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운하는 세계적 추세와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 적합하지 않은 운송수단이다. 유럽의 경우 독일·네덜란드·벨기에 정도가 운하를 내륙운송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 다른 나라들은 운하 비중이 미미하거나 아예 없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의 핵심 구성원 15개국 중 영국·이탈리아·스웨덴·스페인을 포함하여 총 9개국의 운하 물동량 수송비중은 ‘제로’다. 대부분 섬나라이거나 반도국가라는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이들 15개국에 있어 운하가 내륙운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물류 운송은 도로와 철도가 담당한다. 설사 과거에 운하를 물류이동 수단으로 활용했더라도 이제는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그러한 기능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인 전형적인 반도국가다. 바다를 통해 물동량을 운송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바다를 통해 훨씬 빠르고 싸게 수도권과 부산을 오갈 수 있는데, 굳이 느리고 비싼 운하를 건설할 이유가 없다.


화주(貨主)들의 입장에서 보면 ‘시간은 곧 돈’이다. 자신이 만든 물건을 정확하고 빠르게 최종 수요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현재 경부 축에서 도로를 통한 컨테이너 수송이 90%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게다가 2007년 12월 인천 신항 건설이 시작되었다. 2011년 1단계 공사가 완료되면 대륙노선을 오가는 대형 컨테이너선의 정박이 가능해진다. 앞으로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은 점차 인천항과 평택항을 통해 해외로 실려 나가게 될 것이다. 경부운하는 전형적인 중복투자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경부운하 건설에 따른 물동량 전환효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수많은 운하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에도 모든 독일 내 운하를 통한 내륙 물동량 처리 비중은 톤-km 기준으로 따져도 13% 수준이다.


또한 찬성 측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국가물류비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운하 이용을 통해 물류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물류비용에 대한 국제비교 결과 (2000년 기준)에 의하면 한국은 12.5%인데 반해, 운하의 나라인 독일은 이보다 훨씬 큰 15.3%로 나타났다.


독일의 예를 보건대 경부운하를 건설하면 물류비가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가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된다.



얼마만큼의 물동량이 경부운하를 이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경부운하의 경제적 타당성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찬성 측도 경부운하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하면서 물동량 전환에 따른 부가가치가 전체 편익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계산하였다.


경부운하 사업 자체가 그 본질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이므로 물동량 부분에 대해서는 자세한 검토가 필요하다.



화주들이 운송수단을 선택하는 기준은 운송비와 운송시간이다. 운하운송과 바다운송을 비교해 보자. 찬성 측 주장에 따르면 경부운하에는 최대 5,000톤급, 한강과 낙동강 연결구간에는 2,500톤급 바지선이 다니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반면 바다로는 수천, 수만톤급 화물선이 다닐 수 있다. 따라서 단위수송비는 운하수송에 비해 한꺼번에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는 바다운송이 당연히 유리하다. 운송비 기준으로 운하는 바다운송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는 의미다.


또한 운송시간에 있어서도 바다운송이 19개의 갑문을 통과해야 하는 경부운하에 비해 훨씬 빠르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실제 인천에서 부산까지 연안운송의 경우 선적 후 이동시간은 28시간이면 족하다.



물론 도로나 철도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운하는 도로에 비해 서울 - 부산 문전수송(door-to-door) 기준으로 운송시간이 최소 10배는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찬성 측이 경부운하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는 마인-도나우 운하의 경우 총 연장 길이 171km를 지나가는 데 갑문통과 시간을 포함하여 이론적으로 24시간이 걸린다. 실제로는 30시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나온다. 유럽에서도 운하 관련 기술이 손꼽히는 독일의 경우다.



경부운하의 총 연장길이가 550km이므로 마인 – 도나우 운하의 운행속도를 이론적으로 따라간다고 해도 최소 72시간, 즉 만 3일이 걸린다는 얘기다.


게다가 하역, 이송, 장치, 트럭운송 등, 복잡한 운송절차를 감안한다면 부산항에 들어온 수입 컨테이너가 서울의 최종목적지에 도착하는 데까지 문전 수송 기준으로 최소 100시간은 걸릴 것이라는 게 운송업에 종사해 온 현장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판단이다.


이것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터널 통과시간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이다. 터널 안에서는 충돌 위험을 고려할 때 시속 4km 이상을 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과연 어떤 종류의 화물이 운하를 통해 운반될까? 한 마디로 국내 물동량은 물론,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이나 수입품목 중 운하를 이용할 물동량은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우리나라의 효자 상품인 자동차, 조선, 반도체, 휴대폰, 철강 그 어느 것도 운하를 이용할 가능성은 없다. 반도체나 휴대폰은 비행기로 나른다. 수입 컨테이너는 운송 전 과정을 감안해도 부산에서 서울까지 10시간이면 충분한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벌크 화물은 어떤가? 조사해 본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주력 시멘트회사는 연안에 많이 위치하고 있어 해상운송을 통해 물류기지로 이동 후 최종 수요지로 옮겨지기 때문에 경부운하를 이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운송사고가 발생할 경우 환경재앙이 우려되는 화학제품과 같은 민감 품목을 함부로 운반할 수도 없다. 경부운하는 수도권과 영남권의 식수원을 관통하여 건설되기 때문이다.



찬성 측이 늘 주장하는 바가 “2020년이 되면 물동량이 2배로 증가한다, 그래서 운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다분히 과장됐다. 물동량 예측에 있어 가장 권위 있는 정부기관인 교통연구원이 2007년 9월 “전국 지역간 화물 기종점 교통량 자료”를 통해 물동량 추이와 예측치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는 향후 2036년까지의 물동량 예측치가 5년 단위로 나와 있다. 교통연구원에 의하면 매년 물동량이 평균 2.4%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우리나라에 있어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전자제품과 같은 ‘경박단소’형 수출물량이 보다 중요해짐을 감안할 때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향후 물동량 증가율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보다 낮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사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간 총 도로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음을 감안할 때 연평균 2.4% 증가율도 매우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2020년 물동량 수준은 지금보다 많아야 1.5배 증가하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설사 물동량이 그 이상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운송수단이 가장 효율적으로 물동량을 수송할 수 있을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운하는 가장 비효율적인 수단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높은 물류비가 문제가 된다면 총체적인 물류시스템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혁함으로써 비용을 낮추어야 할 것이다.


철도와 항만시설의 확충은 물론, 항만과 산업단지 등을 연결하는 산업철도의 건설 필요성 등, 이미 물류전문가들이 우리나라의 물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적지 않은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왜 21세기 스피드 시대에 운하와 같은 과거회귀형 운송수단을 대안으로 들고 나오는지 모르겠다. 세계는 “빠르게, 더 가볍게”를 지향하고 있는데 운하는 “더 느리게, 더 무겁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경부운하, 경제적 타당성 없다


홍종호 교수(한양대 경제금융대학)


대운하토론회 발표자료 중 <경부운하 물동량 발생효과에 대하여> 전문

2008.04.04 업코리아(webmaster@upkore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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