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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지형학자들 심포지엄 “한국은 산지하천… 운하에 안맞다”







지리·지형학자들 심포지엄 “한국은 산지하천… 운하에 안맞다”

“한국의 하천은 중·하류까지도 ‘산지 하천’의 특색을 보여 운하 건설과 유지에 매우 불리하다.”

정부의 대운하 건설 추진에 대해 자연지리학(지형학)의 관점에서 내놓은 ‘전문가’ 소견이다.







김종욱 서울대 교수
오경섭 한국교원대 교수(지형학)는 5일 오후 1시부터 서울대 사범대 교육정보관에서 열릴 한국지형학회(회장 김종욱) 주최 ‘한반도 대운하와 지형환경’ 심포지엄에서 한국 하천의 지형적 특성이 운하 건설에 왜 부적합한지를 밝힐 예정이다. 하천의 지형적 특성은 경제성 및 환경생태 등의 다른 측면들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지만, 이번 심포지엄은 지형학 전문가들이 지형의 측면을 중심으로 4대강인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을 개조해 만드는 경부운하, 호남운하, 충청운하 등을 위주로 분석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오 교수에 따르면 ‘산지 하천’은 지각이 갈라진 단층선을 따라 생긴 골짜기를 따라 물이 흐르므로 짧은 간격으로 곳곳에서 직각으로 굽이치거나 곡류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는 “노폭은 좁고 굴곡이 심한 도로”에 비유된다. 그는 “이 같은 하천을 운하화해 2000t 정도의 선박이 빠르고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경부운하 마지막 화물터미널 예정지로 알려진 경남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 일대의 낙동강 전경
오 교수는 또한 “중·하류까지 산지를 뚫고 가야 할 구간이 많다는 것은 하상구배가 급하며 하상 기반암이 노출되는 곳도 많다는 뜻”이라면서 “운하 길이에 비해 너무 많은 수위 조정 댐과 리프트를 설치해야 하고, 모래 준설뿐만 아니라 바닥의 단단한 하상 기반암을 5~6m 이상 파괴하면서 굴착해야 할 구간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하상 기반암을 깨뜨리는 것은 모래와 자갈을 퍼 올리는 것보다 더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오 교수는 “알프스라는 큰 배후 산지가 있는 유럽과 달리 우리는 태백산지에서 흘러나오는 하천만으로는 물이 부패하지 않을 정도로 자주 물갈이를 해주면서 운하를 유지할 수도 없다”고 했다.







경부운하 건설시 갑문 또는 리프트를 설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소백산맥 일대의 충주댐 구간
모래가 퇴적돼 생성된 습지상태의 ‘사력퇴’의 비중이 높다는 점도 중요한 지형적 특성이다. 오 교수는 “다공질의 사력퇴는 부영양화를 방지하고, 유해성 물질을 흡수함으로써 우수한 자연 수질필터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운하를 만들 경우 이러한 사력퇴가 대부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학회장인 김종욱 서울대 교수(지리학)는 기조 발제문을 통해 “한국의 하천은 유량 변동이 매우 크고, 연중 수심이 얕기 때문에 내륙 수운의 이용은 물론 운하 건설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7~8월의 어느 하루 이틀 사이에 800~900㎜가 쏟아지기도 하는 아시아 몬순기후 특성상 운하의 인공구조물들은 오히려 2차 홍수 피해를 낳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송호복 강원대 교수(생명과학부)는 대운하 건설에 따른 어류 생태계의 변화에 대해 발표하며, 황상일 경북대 교수(지리학)와 손일 부산대 교수(지리교육), 최성길 공주대 교수(지리교육)는 각각 낙동강 구간, 한강 구간, 금강 구간의 문제점을 지형학적으로 분석할 예정이다.

2008.04.03경향신문/손제민기자 (jeje17@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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