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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현장진단](1)與 “대운하 공약 제외”에도 與 일부후보 “강행” 혼선










[전문가 현장진단](1)與 “대운하 공약 제외”에도 與 일부후보 “강행” 혼선






운하백지화국민행동 회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대운하 밀실 추진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지윤기자
대부분의 정책 이슈가 사라진 4·9총선에서 한반도 대운하는 최대 정책 쟁점이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총선 공약에서 제외시켰다.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60%를 넘어서자 총선 악영향을 우려한 대응이다. 반면 야당은 대운하 반대를 반(反)한나라당 전선의 주축으로 삼고 있다.

한나라당이 공약에서 제외시켰음에도 4·9총선의 표밭에선 여전히 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대운하 건설 예정지로 꼽히는 일부 지역의 한나라당 후보는 중앙당과 달리 대운하 공약을 전면에 세우고 있어서다. 한나라당 내에서조차 혼선인 셈이다.

지역의 전문가들이 대운하 건설과 이해관계가 깊은 세 지역에서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현장 관찰’로 짚었다.

◆ 충주, 최대 수혜지역…뜨거운 격전장

충주를 비롯한 충북 전역이 ‘한반도 대운하’의 격전장이 되고 있다. 충북은 한반도 대운하 구상에서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경부운하의 연결 구간이다.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지난 25일 ‘충북지역 10대 총선 공약’을 발표하면서 중앙당이 제외시킨 한반도 대운하 추진 공약을 포함시켰다. 야당은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대운하 터미널 건설 예정지로 꼽히는 충주는 대운하가 최대 이슈다. 한나라당 윤진식 후보는 “충주는 한반도 대운하의 중심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아예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대운하의 중심, 충주는 항구다’를 내걸었다. 통합민주당 이시종 후보는 “전문가들에 의한 철저한 검증이 선행되고 국민적·국가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김선애(민주노동당)·최영일(창조한국당)·심길례(평화통일가정당) 후보 등은 “환경재앙을 가져올 대운하를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변호사 출신인 최영일 후보는 ‘대운하는 미친 짓’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윤진식 한나라당 후보에게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포기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한반도 대운하가 추진될 경우 각 운하를 연결하는 결절(結節)지역이 될 충주 지역 여론에도 논쟁이 붙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을 때는 환영 분위기 일색이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고 운하 반대 지역단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반대여론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찬성 측은 지난 대선 이후 ‘한반도대운하충주추진위원회’를 결성,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지만 총선을 앞두고는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반면 대운하에 반대하는 충청·경기·강원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이 결성한 ‘남한강을 사랑하는 삼도 사람들’은 예정지 답사와 문화행사 등 활발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충북대 이춘수 교수는 “대운하는 워낙 낙후돼 있는 충북 북부지역에 경제 활성화의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지나친 생태계 파괴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 괴산의 농민 이병욱씨는 “달천댐 건설 계획도 수몰지역이 너무 많아 반대했다”며 “대운하가 건설되면 수몰지역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 뻔하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우뚝 솟아 있는 충주의 중앙탑(中央塔)이 국민통합의 상징이듯 이번 총선을 계기로 국론 분열을 막고 국민통합의 시대를 열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 이두영 충북경실련 사무처장 〉

◆문경, “대운하 환영” 현수막 사라져

‘문경시민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환영합니다.’ 얼마전까지 문경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던 현수막은 대운하를 그렇게 노래했다. 마치 구세주를 만난 듯, 문경의 분위기는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문경시민신문 김석태 대표도 “대운하 찬성이 한때 95%에 달했다”고 했다. 총선 예비후보들의 사무실 외벽에도 예외없이 대운하 지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지금은 너무도 많이 달라져 있다. 운하 찬성 여론이 눈에 띄게 식어버린 것이다. 김석태 대표는 28일 “반대하는 시민이 최근 30%까지 육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먼저 환영 현수막들이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수려한 자연환경과 문화재들이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내놓고 반대한다는 주민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호계면 견탄리에는 ‘대운하를 반대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문경새재 입구에서 식당을 하는 이상만씨(50)는 “한참 찬성 쪽으로 사람들이 갔는데, 이제는 ‘그기 되겠나’ 카면서 시들하다”고 전했다.

그도 “공사하는 동안에야 지역에 돈이 좀 돌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조건 ‘빨리빨리’인데 느린 운하가 경제성이 있겠냐”며 머리를 저었다.

후보들의 입장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대운하 유치로 문경을 발전시키겠다던 한나라당 이한성 후보도 이젠 운하 언급에 소극적이다. 매니페스토 협약에서도 대운하는 뺐다. 문경의 민심 변화를 읽었기 때문일 터이다. 4명의 후보 중 여전히 대운하 적극 지지는 한나라당의 한반도 대운하 경북위원장 출신의 무소속 전경수 후보뿐이다.

이렇다 보니 후보들 간에 대운하를 놓고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심 변화에 당황한 후보들이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운하 건설 예정지에서조차 대운하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당간 경쟁도 없고 정치적 이슈도 없으며 심지어 이렇다 할 정책적 쟁점도 없는 선거로 흘러가고 있다.” 문경 출신 대구대 권욱동 교수의 말이다. 토론과 정책 경쟁의 실종이 문경에 더 큰 낙후를 가져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의 소리도 나온다.

남은 선거 기간에라도 대운하는 과연 문경에 약이 될지, 자연환경과 문화재는 어떻게 되는 건지, 설령 문경 경제에는 도움이 되어도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면 문경시민의 선택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진지한 토론과 검증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 홍덕률 대구대 교수·사회학 〉

◆밀양, 지역경제-환경 놓고 주민 찬반

한나라당이 총선 공약에서 한반도 대운하를 제외시켰지만, 경남에선 운하 건설이 뜨거운 총선 이슈다.

특히 밀양·창녕 선거구는 운하 통과 예정지인 낙동강과 가장 많이 접해 있다. 그만큼 주민간 찬반 논란도 활기차게 전개되고 있다.







이 지역엔 통합민주당 이태권, 한나라당 조해진, 자유선진당 박한용, 친박연대 김종상 후보 등 6명이 출마했다. 한나라당 조 후보만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고, 나머지 후보들은 반대다. 조 후보 측은 “제2경부고속도로가 계획 중인데 고속도로 건설보다 기존의 물길을 잇는 게 경제적이고, 산림 훼손이 적어 환경적으로도 최상”이라며 “낙동강은 지금 부영양화 상태인데 여기에 물이 많이 담기면 수질도 현재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민주당 이 후보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국민들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운하를 강행할 경우 환경 대재앙을 가져올 것이 뻔하고, 운하가 건설된다고 해도 실제 이득은 그리 많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선거 유세에 나선 후보들도 “오죽하면 공약에서 제외됐겠느냐. 실제 운하가 건설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표심을 얻기 위해 운하를 내세우고 있다”며 협공을 펼치고 있다.

당초 압도적 찬성 기류였지만 총선이 다가오면서 찬반 논쟁이 서서히 가열되고 있다.

김기철씨(밀양시 하남면)는 “운하가 추진되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도 있고, 건설 이후에도 물류, 숙박, 음식 등 연관산업과 함께 침체된 관광산업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환경은 다소 파괴될 수 있겠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추진되는 데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운하를 찬성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땅값 상승과 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었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 여부가 적어도 이 지역에선 투표의 핵심적인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수완씨(밀양시 가곡동)는 “대운하 건설을 계속 얘기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여권을 비판했다.

이씨는 “지금 정부가 대운하와 관련해 움직이는 것은 반드시 하겠다는 전제를 깔고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국토지형을 바꿀 엄청난 일을 통치자의 독단으로 추진하는 것은 큰 오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의 상당수 환경·시민 단체들도 가세한 대운하 건설 반대 주장이 투표 마지막날까지 얼마나 확산돼 갈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 임희자 경남환경연합 사무국장 〉

2008.3.29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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