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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대운하 지상 토론-나는 반대한다] 물길 바뀌면 환경재앙…국민생존 위협

2008년 03월 27일 (목) 13:51  세계일보

[한반도 대운하 지상 토론-나는 반대한다] 물길 바뀌면 환경재앙…국민생존 위협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
정부가 내놓은 물동량 증가세 주장도, 경부 간 화물의 80%를 담당할 것이라는 주장도 모두 터무니없는 소리입니다.
운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달린 문제입니다. 인간이 콘크리트 제방을 쌓고 인위적으로 바꾸면 하천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부산까지 50시간 경제성 없어


“정부가 내놓은 물동량 증가세 주장도, 경부간 화물의 80%를 담당할 것이라는 주장도 모두 터무니없는 소리입니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교수. 김 교수는 정부가 주장하는 물류비 절감 효과가 기대치에 못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밝힌 서울~부산 간 화물 운송시간은 35시간, 비용은 15만원. 하지만 대기·환적시간 등을 포함하면 50시간 이상이 걸리고, 터미널까지의 운송비를 포함하면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니 내륙 주운을 통해 운송되는 화물이 주로 철광석, 시멘트, 곡물 등인 만큼 경부 간에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도 김 교수가 운하 건설을 적극 반대하는 이유는 경제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는 오랜 세월 동안 독일과 미국 등 운하 선진국을 방문하면서 느낀 결과다.

“수차례에 걸쳐 독일 RMD 운하를 찾아봤지만 정부가 말하는 화려한 터미널도, 많은 화물을 선적한 선박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운하는 오히려 복원공사를 진행할 정도로 운하는 사양 산업입니다.”


이젠 사양산업…미국도 운하폐쇄

김 교수에 따르면 플로리다 운하는 1928년 공사가 완공되자마자 수로가 범람해 2000여명이 사망하고 토양이 유실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어왔고 결국 하천복원이 결정돼 현재 복원 공사 중이다. 공사비용은 키시미 강을 운하로 만드는 데 들었던 3000억달러의 10배인 3조달러가 투입된 상태다.

“운하는 생명과 재산이 달린 문제입니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좌지우지할 만큼 대규모 공사로, 국민에게 정책을 검증받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책 결정권 국민에게 줘야

김 교수는 14조원이 넘는 대규모 건설비용은 물론 식수원 오염과 환경파괴 등 많은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어 대운하 건설 정책의 결정권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큰 문제는 자연의 순리를 거스른다는 점입니다. 물은 자연스럽게 흐르고 흙은 퇴적되고 침식되면서 생태계가 유지되는 겁니다. 그런데 인간이 콘크리트로 제방을 쌓고 인위적으로 바꾸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김 교수는 운하 건설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재앙으로 홍수를 꼽았다. 평균 수심 6m를 유지하기 위해 수위를 높여야 하는 만큼 수로 범람이 잦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반면 수위를 올리지 않고 땅을 굴착하는 지역에서는 지하수위가 내려가 물이 마르고 농사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대하는 목소리 적극 수용을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 모임은 새 학기 개강에 맞춰 분야별로 한반도 대운하를 분석, 10회가량 강좌를 연다.

“서울대 교수 모임은 우리의 뜻,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지 일부에서 말하는 정치적인 뜻은 추호도 없습니다. 10회 연속 강좌를 통해 공감대를 넓혀가고 인식을 함께하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조영옥 기자 t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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