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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운하를 보러 가고 싶겠습니까”


 

김종욱 교수 “운하가 친환경적? 말도 안 된다”

 






























  
‘대운하 반대’를 주장하며 열띤 강의를 하고 있는 서울대 김종욱 교수
ⓒ 송주민



김종욱

“그냥 그대로 둬….”

 

논리는 간단했다. 김종욱 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는 “친환경적이라는 것은 인위적인 간섭을 가장 적게 하는 것이지,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맡겨 두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자연은 자연스러워야 아름답고 건강한 것입니다. 운하는 건설하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23일 오후 3시, 서울대 인문대 교수 회의실에서는 ‘한반도 대운하에 대한 한천지형학적 검토’라는 제목의 강의가 진행됐다. ‘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학교 교수 모임’에서 마련한 10차례의 공개강좌 중 세 번째 강의였다.

 

발제자는 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 김종욱 교수였다. 운하 건설에 대한 지형학적 검토, 그리고 건설로 인한 생태환경적 관점에서의 영향 등이 이번 강의의 주를 이뤘다.

 

대운하는 하지 않는 것이 최선

 

김 교수는 “한반도 대운하 얘기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서 “오늘 강의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강의가 되었으면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유쾌하지만 의미심장하게 이번 강의가 다가갔으면 좋겠다”면서 참석자들을 집중시켰다. 

 

김 교수는 강의 내내 “대운하는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말을 연거푸 반복했다. 그러면서 “운하를 거론하기 전에 무엇보다 먼저 ‘자연하천’을 올바로 이해해야 한다”며 정부의 조급함을 염려했다.

 

“하천은 유기체처럼 연결되어 있습니다. 유역분지-하도-바다로 연결된 체계로 이뤄져 있죠. 그 중 한 변수의 변화가 다른 변수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에요. 이러한 변화를 일일이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신중하게 고려를 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일입니다.”

 

단순히 운하를 파는 그 지역의 문제로만 보는 근시안적인 태도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김 교수는 “하상을 준설하면 해안 생태계마저 훼손된다”면서 “하상지형이 변화하면 퇴적물의 특성도 달라지고, 이렇게 되면 수중 생태계마저 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획대로 한강·낙동강의 하상과 그 주변을 마구 파헤친다면 자연 생태계는 거의 사라지고 바다생태계도 달라질 것”이라며, “대동맥을 새로 만드는 것과 똑같은 일인데 연쇄적으로 다른 문제를 일으킬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인문대 교수 회의실에서 강의를 경청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
ⓒ 송주민



대운하

운하가 친환경적?… “도대체 제 정신인지 모르겠다”

 

이어 김 교수는 정부가 주장하는 ‘환경 친화적’ 운하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운하를 건설하면서 훼손된 것을 정리하고, 주변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기 때문에 ‘운하는 친환경적’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도대체 제정신으로 그런 말을 하시는 건지 정확히 이해를 못하겠다”면서 말을 이어갔다.

 

“정체된 물은 썩고, 선박을 운행하면 오염도는 증가한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입니다. 생태계를 새로 만드는 것과, 기존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친환경적입니까?”

 

김 교수는 “(운하 건설된 뒤)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될 거고, 그에 따라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억지”라면서 “그렇다면 원자탄 떨어져도 10년·20년 놔두면 생태계 새로 만들어진다고 말하면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강의 끝에는 “(처음 운하 얘기 들었을 때)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것은 만화 같은 얘기니까 당연히 안 될 거라 생각했다”면서 “정말로 그분들이 모래와 자갈을 만져보고 체험을 했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가. 드러내면 된다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한반도 전체를 잘살게 만들겠다는 것인지 우려스럽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김 교수는 “우리는 자연이 주는 소중함에 대해 너무 익숙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 보면 자연을 너무 고문하고 있다”면서 “마음대로 파헤치는 것은 이제는 지양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자연에 맡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강하게 충고했다. 그리고는 김소월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를 읊으며 한마디를 던졌다.

 

“‘강변 살자’라는 말처럼 운하 물가에 사람들이 몰려들 거라고요? (시 속에서와 같이) 금모래와 갈잎이 가득한 강가에는 많이들 오시겠죠. 그러나 흉물스런 콘크리트 운하를 사람들이 보러 오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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