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일반 관련자료

“MB노믹스, 총선 후 본색 드러낼 것”


 






[토론]코리아연구원 주최 경제사회전문가 좌담

 

 다음은 통일외교안보 및 사회통합 문제에 대한 정책대안 제시를 목적으로 설립된 네트워크형 싱크탱크인 코리아연구원(www.knsi.org)이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진행한 경제사회분야 전문가 좌담회를 연구원 측이 정리해 제공한 것이다. (전문 보기)코리아연구원 홈페이지에서도 추후 전문을 열람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한 달 째를 맞는 25일 이 좌담회는 ‘경제살리기’를 사실상 유일한 국정과제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과 사회정책의 실체를 들여다보는 데 유효한 분석틀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좌담회 참석자들은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의 족쇄를 풀어주겠다는 듯 공정거래법과 금산분리 등 주요 규제정책들을 ‘재벌 소원수리’ 방향으로 개편하려는 이른바 ‘MB노믹스’의 행보에 우려를 제기하고, 한미FTA가 몰고 올 파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토로했다. <편집자>

  
  코리아연구원 경제-사회 전문가 좌담회
  
  ▶일시 : 2008년 2월 29일(금) 19:30~22:00
  ▶장소 : 코리아연구원 사무실
  ▶참석자 : 임원혁(코리아연구원 기획위원/ KDI 연구위원), 김종걸(한양대), 김진방(인하대), 이건범(금융연구원), 이병훈(중앙대), 홍경준(성균관대)
  





▲ 2월29일 코리아연구원에서 임원혁 KDI연구위원 등이 모여 좌담회를 가졌다.ⓒ코리아연구원

  임원혁
  
오늘 좌담회에서는 경제·사회분야의 시대적 과제라는 큰 틀 안에서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들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기업부문에서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국정과제를 보면 활기찬 시장경제라는 큰 제목 하에 출총제 폐지, 규제개혁, 수도권 규제와 토지 이용규제 완화 등의 세부과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공정거래법도 경제력 집중 규제 등은 사실은 무력화하고 경쟁 촉진과 독점에 대한 규제 쪽으로 초점을 옮겨 가겠다 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금산분리는 금융 쪽에도 같이 걸려 있습니다만 완화 내지 폐기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지금 이명박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국정과제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시고 대안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임원혁 ⓒ코리아연구원

  
  
  김진방
  
재벌기업과 관련해서 출총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이 나와 있습니다. 법인세를 포함한 세금문제가 계속 언급이 되고 있고, 반기업정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겠다는 것부터 보면 출자총액제 완화입니다. 출자총액제한제도는 알다시피 지금 있으나마나한 제도입니다.
  
  근데 제가 보기에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로 멈춘다면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재벌 쪽에서 요구하는 것도 그렇고 MB정권에서도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이 공정거래법에서 경제력 집중억제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없애버리겠다.
  
  공정거래법을 경쟁법으로만 만들겠다는 발상은 위험
  
  그래서 공정거래법 자체를 경쟁법으로만 만들겠다 하는 것입니다. 출자총액제한 폐지, 상호출자금지 빼내고, 상호채무보조금지 없애버리고, 지주회사제도 완화가 아니고 아예 자유화시켜 버리는 것입니다. 보다 더 근본적으로 대기업집단지정제도 자체를 없애 버리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집단지정제도를 없애버린다는 것은 공정거래법을 경쟁법으로 만드는 수준을 벗어나서 모든 증권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금융산업구조 개선방안에 관한 법률 이런 모든 종류의 법률에서 기업집단의 개념을 없애버리겠다는 말입니다.
  





▲ 김진방 ⓒ코리아연구원

  사실 그렇게 된다면 다른 법률들이 바뀔 필요가 없어요. 예를 들어서 금산법 같은 경우는 특수관계인과 동일인이 없어져 버리니까, 단독 기업만 남게 되니깐 그 조항자체가 무의미해져 버리는 거죠. 제 생각에는 출자총액제한제도에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상징으로 그칠 수도 있고 하나는 과정일 수도 있다. 상징으로 그치게 되면 별 의미는 없을 것인데 과정이라 하면, 대기업집단지정제도를 없애가지고 우리나라의 증권거래법 등 관련법을 일거에 바꿔버리겠다 하는 그런 위험한 식으로 갈 수 있다는 거죠.
  
  그 다음에 금산분리와 관련해서 말하면 지금은 말이 은행 소유를 재벌에게 허용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이야기가 되고 있지만, 조만간 은근슬쩍 바뀌어서 금융을 통한 산업지배를 규제 할 것이냐 말 것이냐로 넘어간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도 재벌이 금융기관을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금융기관을 소유한다는 것은 무제한 허용이 되고 있는데 대신 금융을 통해서 다시 산업을 지배하는 쪽에 여러 가지 규제가 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금융회사의 계열회사에 대한 의결권제한 조처 그 다음에 금융지주회사법에서 금융지주회사나 그 자회사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못 갖게 하는 것 이런 것들이 다 그런 것들입니다. 아까 말했듯이 대기업집단지정제도 자체를 완전히 없애버리면 그런 규제도 무의미해집니다. 대기업집단지정제도를 그대로 둔다 하더라도 금산분리의 과정을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는 그 범위에서 어느 순간 바뀌어져가지고 금융을 통한 산업지배를 완전 허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그게 더 재벌 쪽에서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현재 재벌규제 없애겠다. 금산분리 없애겠다는 것 모두다 바로 그러한 대기업집단지정제도를 없애고 금융을 통한 산업 지배 규제를 없애겠다고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법인세 감면이라던 지 이런 것들은 좀 다른 차원에서 논의 될 것이라고 보고 있고 여러 가지 조세제도나 지출 부분이나 아주 신중하게 접근하겠지마는 아까 말한 그런 종류는 강력하게 밀어붙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재벌총수 지배력 강화와 투자와 무슨 관계가 있나
  
  그리고 친기업 정서 또는 분위기라고 하는데 사실은 분위기가 어떻게 생각하면 제일 위험한 것일 수도 있죠. 여러 가지 불법을 묵인하는 시스템으로 갈 수도 있다. 검찰 압박, 감독기관 압박하고 있지 않습니까? ‘품격 있는 수사를 하라 뭐를 하라’ 이런 식으로 얘기한다는 자체가 그냥 내버려 둬라 묵인하라는 것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명시적으로 그러한 규제를 바꾸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묵시적으로 여러 가지 사회분위기를 기업 마음대로 하는것 그것을 해도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 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하나는 이사회에 한두 명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감독이 되고 감시가 된다. 다른 하나는 이해관계자가 자신의 손해를 구제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그걸 하기 위해서라도 금융감독기관과 사법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 사법기관과 감독기관이 나서야 완전히 차단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새 정부가 그렇게 하는 이유가 한편으로는 재벌을 마음대로 내버려 두면은 투자를 잘 할 것이라는 기대 일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그냥 정치적인 판단 일 수도 있고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마 둘 다 아닐까 싶은데 좀 더 이제 냉정하게 생각해 가지고 정부가 정말로 자기들이 바라는 것이 기업이 투자확대라면 투자확대에 필요한 규제는 좋다 풀어주자 라는 동의를 해 줄 수도 있고 국민들도 동의 했었고 약간의 부작용까지도 고려 할 수가 있는데, 그런데 아까 말한 그러한 것들은 사실 나는 투자 확대하는 것과 관계가 없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재벌총수의 지배력이 강화 된다고 해서 재벌 기업이 더 투자를 많이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또 한 가지 그동안 정말 재벌기업이 투자를 너무 적게 했느냐에 대한 사실에 관해서도 저는 달리 생각합니다.
  
  재벌기업의 투자가 적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지배력을 강화한다고 해서 제대로 투자가 늘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새 정부가 말하는 목적과 수단이 서로 맞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수단은 엉뚱한 나쁜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다. 그래서 여러 가지 뭐 굉장히 위험하다.
  
  특히 대기업집단제정제도를 없애는 부분에서 하는 부분은 굉장히 조심스러워야 한다. 근데 한 가지 더 이야기를 하면 줄기차게 논의되는 것이 공정거래법은 경쟁법이어야 한다는 주장의 위험성입니다. 그 주장은 경제력집중억제시책과 대기업집단지정제도를 아예 없애라는 것입니다. 그냥 산업집중만 보면 되는 것이지 일반 집중은 공정거래법에서 규율할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관철 될 것이냐 아니냐 하는 것이 지금 이명박 정부를 보는 중요한 관점입니다. 거기서 만약 그 부분이 관철되면 굉장히 어려운 상황으로 될 것입니다.
  
  임원혁
  기업부문에 비해 노동부문에서는 ‘노사시장 법치화’외에 별다른 정책이 없어 보입니다만, 이 교수님께서 노동부문의 국정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이병훈
  말씀하신대로 인수위와 당선된 직후 친기업 그리고 Business Friendly 그런 기준을 말해 왔지만 노동분야 정책은 전혀 찾아보기 힘든 그런 상태입니다. 그러나 정부에 주어진 숙제이자 우리사회에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사회 양극화가 노동으로부터 출발한 소득양극화 문제를 풀기를 소망하거나 기대하는 측면에서 새 정부의 경기정책이나 노동정책으로 봐서는 별로 기대 할 것이 없다는 그런 결론부터 말씀 드립니다.
  





▲ 이병훈 ⓒ코리아연구원

  노동 분야에 대한 정책은 기대하기 어려워
  
  MB노믹스는 나름대로의 자기의 논리는 있는거 같아요. MB노믹스의 핵심은 성장을 통해서 분배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식의 나름대로 논리 순환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MB노믹스에 세 가지 방향을 정리해보면, 하나가 개방인데 FTA개방체제를 통해서 성장의 잠재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개발주의 문화, 세 번째는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의 투자확대 등 이런 세 가지 큰 흐름을 MB노믹스가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분야의 경우 국정과제로 한 줄만 나왔을 뿐 공개된 문건이 없습니다. 전해진 얘기로 보면 노동조차도 친기업 연장선에서 노동문제를 다루는 식으로 해서 결국 두 가지입니다. 노동시장을 유연화 하는 법, 노사관계는 소위 노동조합 내지는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대응력을 약화시켜 나가는 식으로 노동정책의 기조를 가져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는 노동조합이 10% 조직율 밖에 안 되는 노동조합이라고 하더라도 공격적으로 자기네들이 희망하는 것을 만들어 갈 수 없다고 하더라도 97년도 총파업 때처럼 나름대로 정부가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고 나갈 때 거세게 노동조합 거기에 반발할 수 있는 힘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다보니깐 MB정부는 현재수준에서는 일방적인 본색을 드러내지 않는 상태로 있는 걸로 봅니다.
  
  문제는 4월 총선을 경과하면서는 충분히 입법권력에서도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한다면, 그 때 비로소 노동유연화와 노사관계에 대한 세력 균형을 보다 자본과 기업 편향적으로 재편하고자 하는 그런 제도의 시도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인수위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하면 비정규직을 보호하기 보다는 비정규직을 더 쓸 수 있는 조건을 완화해서 기업들한테 비정규직 이용하라는 조건을 제공한다던지, 제도상으로 노동조합에 한두 가지 재정에 대해서 감시할 수 있는 기제를 보다 강화하거나 선거 절차를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될 경우 노동의 양극화가 이런 MB노믹스로 나타나는 경제정책기조나 간간히 흘러나오는 노동 정책 앞으로 예상 되어지는 노동정책의 방향을 내다보게 되면은 사회적인 갈등 또 정치적인 여러 가지 분쟁이나 정권차원의 부담이 되어지는 요소로 결과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사실 현 정부의 칼라를 보나 현재까지 논의 되는 정책의 기본 청사진을 봤을 때는 결국 노동분야와 관련하여 기대하기는 거의 힘든 거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명박정부는 경제부문에서 대중소기업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나 질서라는 것들을 정책적, 제도적, 산업적으로 보완할 수 있는 것이 2차적인 양극화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바꿔 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로 노동분야를 본다면 소위 노동시장의 분업구조 이중구조를 완화할 수 있기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노동을 잡겠다는 식으로 되면 곤란하고 정규직이 현재 확보된 몫을 줄이거나 과잉보호된 부분을 줄이고 유연성을 자기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반면에 비정규직 등에서는 덜 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늘이고 그리고 고용에서도 안전성을 더 만들어 갈 수 있는 유연안전성이란 바람직한 노동시장의 개혁방향을 지향하면서 노동을 이해당사자로서 같이 끌어안는 그런 식의 대타협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임원혁
  
사회 양극화와 노동 양극화에 대한 문제를 짚어 주셨는데, 지난 2월 25일 대통령 취임사를 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복지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사후적 복지나 시혜적 복지만 가지고는 안 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양극화 문제를 시정해야 된다는 얘기가 있고 국정과제, 복지부분 전체를 포괄하는 용어는 ‘능동적 복지’입니다. 그런데 개별 과제 차원으로 내려가면 ‘능동적 복지’의 실체가 뭔지 불분명합니다. 홍경준 교수님께서 이명박 정부의 복지부분 국정과제를 짚어 주시고 문제점을 진단해 주시죠.
  
  홍경준
  
능동적 복지가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있는 개념은 아닌데 김대중 정부부터 국정이념의 하나로 복지를 제시하는 것이 유행이 된 것 같습니다. 생산적 복지, 참여복지, 능동적 복지 이런 식으로요. 어찌 보면 능동적 복지가 요즘 복지정책에서 말하는 소위 passive 정책, active 정책 중에서 active 정책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복지정책을 굳이 이렇게 passive 정책과 active 정책으로 구별하면서 강조하는 것은 passive 정책은 근로의욕을 저해하는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규범적 판단을 전제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공공부조가 가지고 있는 근로동기 저해의 측면이나 고용보험에서 실업급여가 초래할 수 있는 그런 문제들, 또 우리나라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만 상병수당이라는 제도가 다른 나라에는 많이 있습니다. 아픈 동안에 그걸 받을 수 있으니까 그것도 근로동기를 저해하는 측면이 있고, 연금에서는 조기 퇴직수당도 그런 효과를 만드는 것으로 지목받고 있죠. 결국 소득보장제도의 이런 측면들이 passive 정책이라면, 사람들을 근로로 유인하는 여러 정책수단들은 active 정책이고, 따라서 passive 정책을 active 정책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최근에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소위 사회투자 국가라는 담론으로 소개된 바도 있습니다.
  
  능동적 복지, 뒷받침하는 정책 패키지 없다
  





▲ 홍경준 ⓒ코리아연구원

  그런데 이 passive 정책과 active 정책의 결합방식과 그 비중, 강조점 등은 나라마다 상이합니다. 능동적 복지라는 것이 active 정책을 강조하는 것이라면, 우리나라는 어떤 방향을 택할까요? 이명박 정부의 성격이 좀 애매하긴 합니다만, 이 부분에서는 소위 소위 신자유주의모델이라고 얘기하는 이런 나라들을 따라 갈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어요.
  
  이런 나라들의 특성은 active 정책을 주로 노동 공급 측면에 초점을 두고 한다는 거죠. 그 전제는 노동시장의 낮은 임금률입니다. 그러면서 사회성원들로 하여금 낮은 임금률을 감수하라고 유인하는 거죠. 낮은 임금률을 감수하더라도 노동시장 안으로 사람들을 밀어 넣기 위해선 여러 가지 당근하고 채찍을 동시에 사용합니다. 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급여제한 등의 채찍을 사용하고,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우리나라에서 이미 도입한 EITC 제도 같은 것을 당근으로 주는 거죠. 그와 동시에 중요한 것이 가구당 근로자 수를 늘리는 겁니다.
  
  노동시장의 임금률이 어느 정도 보장될 땐 한사람이 벌어서 생계가 가능했지만 임금률이 낮아지면서 한사람이 벌어서는 가족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없죠. 그러니까 여성들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해야 하고, 또 그걸 위해서는 보육 같은 부분에서의 국가 개입이 요구되고, 또한 장기적으로 너희들은 빈곤할지라도 너희 자식세대에 가서 빈곤하지 않게 하려면 아동의 인적자본의 축적이 중요 하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신경을 쓰겠다. 그래서 아동들에 대한 교육투자가 강조되고. 대략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이 신자유주의 국가들이 추구하는 active 정책입니다, 일련의 잘 짜여진 패키지입니다.
  
  문제는 이런 정책들을 시도한 나라들에서 이루어지는 중간평가를 보면 노동수요 측면을 간과한 이런 정책들이 오히려 인적자본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저해한다는 겁니다. 인적자본이 향상되면 자연스럽게 임금수준이 상승하겠죠. 하지만, 노동시장에서의 임금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는 한 이들이 얻게 될 일자리의 임금수준은 과거와 대동소이합니다. 좋은 일자리로의 대폭 이동이 빈번하게 발생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결국 노동시장에서의 임금률 자체가 크게 변화하지 않는 한 인적자본에 투자하려는 인센티브가 이런 사람들에게는 별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아동의 인적자본이 사교육하고 필수불가결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공공부조 수급자들도 자녀들의 사교육에 대한 심한 강박을 가지고 있거든요. 능동적 복지가 이런 종류의 것이라면 일련의 패키지가 제시되어야 할 텐데 문제는 능동적 복지라는 이름은 있지만, 이런 패키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일부의 정책프로그램들이 파편적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게 뭘 의미하는 것인지 파악이 안 된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능동적 복지라는 이름으로 사회보험에 대한 언급들이 있습니다. 아주 애매하고 조심스럽게 표현하고 있습니다만, 아마도 연금과 건강보험에 대한 민영화 이야기를 그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건 상당히 우려되는 바입니다. 물론 그러한 방향으로의 변화가 초래할 부정적인 결과들 때문에 시민사회가 크게 반발할 가능성도 있구요, 그래서 추진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요. 조용히 살펴보겠지요. 추진할 만한 정치적 동력이 만들어질 것인가를요.
  
  한편 사회서비스 영역은 일자리 문제와 관련해서 좀 강조할 텐데 그 틀이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냥 여전히 임시적인 일자리를 정부에서 만들어내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가 늘었다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 30~40년간 지속되어온 사회서비스 공급의 틀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이미 관료와 유착된 서비스 공급자들의 이해관계에도 잘 들어맞으니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개혁과 경쟁을 요구하는 사회서비스 부분은 손 대지 않고, 정부 역할이 강조되어야 할 소득보장과 의료보장 부분은 손을 대는 잘못을 저지를까 걱정이 됩니다.
  
  임원혁
  국정과제를 보면 금융 쪽에도 별로 새로운 내용이 없습니다. 금산분리 완화가 있고 산업은행 민영화 얘기가 있고 약간 생뚱맞지만 원화의 국제화 등 이런 게 있습니다. 금산분리에 대해서는 이미 김진방 교수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이건범 박사님께서도 말씀해 주시고 또 산업은행이나 우리은행 민영화 문제도 짚어 주시죠. 지난 2003년 이후에 금융허브정책 하면서 상당부분 국정을 담당하던 공무원들의 연속성은 있을 것 같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종합적으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건범
  
이번에 나온 공약에는 금융부분에 대한 언급이 많지 않았고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에서도 금융허브정책이나 금융취약계층 보호 등 참여정부 정책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정부가 추진할 일과 정책과제를 생각해 볼 때 제가 앞에서 지적했던 것과 같이 세계화에 대응하는 것, 금융·산업 간의 관계에서 국가의 역할을 정립하는 것 그리고 변화하는 한국경제의 구조 속에서 금융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산업지원을 하는 것 등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판단됩니다.
  





▲ 이건범 ⓒ코리아연구원

  새로운 정부는 이러한 과제에 대해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에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금융감독 체계, 국제기구 원칙과 배치
  
  일단 제가 볼 때 금융세계화에 대응하여 금융시스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여기에서 우려되는 부분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금융감독의 거버넌스(governance) 확립과 금산분리에 관한 것입니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과 금융위원회 출범을 보면 국제기구에서의 원칙(principle)과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정부와 민간으로부터 금융감독이 독립적(independent)이어야 하는데 이 점에 있어서 우려가 됩니다.
  
  특히 정부의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정책은 분리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묶어버린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즉 금융감독의 거버넌스(governance)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나타났던 외환위기나 신용카드위기 등과 같은 현상이 발생되었던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금산분리 문제로서 저는 이 문제를 시스템안전성으로 접근하고 싶습니다. 금산분리에 대한 접근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스템 안전성하고 관련된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아까 김교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투자부진론과 국적자본론을 핑계로 계속 나오게 된 이야기 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방을 했더니 결국 누가 가져갔는가? 외국투자자들이 가져가니깐 투자도 별로 안 하고 가계한테만 돈 주고 뭐 이러지 않았느냐? 하는 의견이 상당히 팽배하게 있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대안은 돈 갖고 있는 사람은 재벌 밖에 없지 않은가? 이렇게 논리를 전개하고 있지만 여기서 두 가지 문제점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우선 은행을 뺀 다른 금융기관의 재벌소유는 이미 굉장히 많기 때문에 더 넘어 갈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다음은 그러면 은행을 넘겨줄 것은 재벌뿐이냐 하는 것인데 그렇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즉 우리나라는 증권회사나 자산운용회사가 재벌기업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지만, 그 외에도 독립적인 금융지주회사 계통의 그룹들 또 연금, 기금 등 재벌이외의 금융자본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금산분리 문제는 사실 새 정부가 어떠한 입장(stance)인지 아직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아서 알수는 없지만 지분율을 조금 낮춘다던지 연기금을 산업자본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을 완화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 사전적인 규제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매우 강한 나라에 속합니다. 사후적인 규제가 강하더라도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미국과 같은 나라들은 소유지분에 대한 규제는 한국과 비교할 때 별로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예 규제가 없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은행들을 살펴보면 산업자본이 가지고 있는 나라들은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갖고 있으면 비용(cost)이 더 크기 때문에 그렇게 할 필요도 없고 그게 아니어도 금융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가 과연 사전적인 규제를 없앴을 때 사후 규제를 통해서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다음으로 금융과 산업 간의 관계에서 국가가 해야 하는 역할은 ‘금융의 기능’을 살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국가는 잘하는 기업에게 은행을 통해 낮은 금리 또는 많은 양의 대출금 등의 특혜를 베풀어주고 못하는 기업에게 대출금을 끊는, 당근과 채찍을 주는 정책을 써서 국가가 개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는 국가가 뭘 해야 하는가? 저는 금융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프라는 기업에 대해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것을 말하며 그 방법으로 M&A 같은 방법도 있겠지만 내부 지분률이 35%나 돼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하고 지배구조를 개선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까 김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한두 명의 공정한 외부인이 이사회에 들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금융 산업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여기에서 또 우려되는 문제는 재벌이 은행 이외의 여러 금융회사를 지배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금융산업 발전에 굉장히 중요한 제약 요인 중 하나는 재벌이 금융기관을 지배하고 있거나 이미 소유하고 있다는 문제입니다. 재벌이 금융기관을 지배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산업이 발전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발전하지 못한다고 접근을 해야 하는데 우리는 잘못된 관념으로 오도된 현실을 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성장을 통한 복지, 박정희 시대로의 회귀?
  
  마지막으로 금융산업의 발전과 우리나라의 경쟁력 확보의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 정부에서 성장을 통한 복지 혹은 분배라고 하는 것이 혹시 박정희 시대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입니다. 박정희 시대의 성장패턴은 제조업 중심이었기 때문에 투자 확대를 통해서만도 성장이 가능한 시대였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국민들이 젊었기 때문에 인구의 증가를 통해서도 성장이 자연적으로 늘어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중국과 인도가 없었던 공산품 시장에서 우리가 선전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 시기에 중화학 공업이나 공업화를 통해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는 성장을 통해서 trickle down효과(滴河효과)가 일어나는 시대였지만, 지금은 서비스업의 비중이 높아져 있고, 제조업 성장은 정체되어 있는 상태로 이미 성장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오늘 발제문에도 나와 있듯이 총생산성 증가율이 높아지고 물량을 통한 자본재의 성장 기여율은 점점 줄어드는 방식의 기술발전, R&D와 같은 성장패턴으로 바뀌었는데 다시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려고 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에 고령화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빈부격차의 많은 부분이 고령화입니다. 저소득층 연령대를 보면 고령화 문제가 있고 지금 우리가 물량으로 해 나갈 수 있는 수출에도 중국이라든지 인도가 이미 들어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패러다임이 바뀐 시대에 금융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제 새로운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비스업 중심의 구조에서 기술을 보고 지원하는 방식이라든지 사업기획에서 투자재가 아닌 것에 심사할 수 있는 재량을 키워나가야 하는데, 다시 운하를 판다던지 하는 식으로 나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금융을 운용할까봐 우려됩니다.
  
  한편 금융부분의 자체적 성장과 관련해서는 지금 정부에서 크게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금융허브정책은 2003년에 나왔을 때에 비해서 2006~2007년 되면서 ‘금융선진화’라는 내용도 같이 포함하게 되어서 개선된 측면이 있다고 보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바는 금융허브정책이라고 해 놓고서는 이상한 걸 끼워 넣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자본시장 통합법은 그 필요성을 모두는 공감하고 있었던 것인데 거기에 난데없이 증권사 지급결과 들어온 것과 같은 것은 문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신정부의 금융규제완화정책도 이와 같이 무원칙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임원혁
  마지막으로 통상 쪽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사실 통상 쪽도 FTA, 다변화 외에는 별 특별한 손에 잡히는 국정과제나 정책 제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당선자 시절이나 지금 대통령으로서의 발언은 조금은 원론적인 차원에서 개방을 하자는 얘기를 하지만은 실제로 각론으로 들어가면 쇠고기 문제라든지 미국의 자동차 수출이라든지 여러 가지 난관이 있을 텐데 이명박 정부가 표방하는 통상정책의 문제점을 짚어주시기 바랍니다.
  
  김종걸
  먼저 시급한 것은 이미 체결된 한미FTA를 국회에서 비준해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지난 2월13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통외통위)에서 한미FTA가 정식안건으로 상정되었고, 정부, 재계, 일부언론의 집중적인 여론몰이 속에서 금년 5월 혹은 6월의 비준동의안가결론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적어도 금년 4월 이명박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하여 쇠고기시장의 전면개방, 그리고 미국의회에 대한 ‘압박’이라는 명분에 입각한 한미FTA비준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무척 크다고 봅니다. 이미 ‘판도라의 상자’는 반쯤 열려버렸고, 그것을 다시 닫아야하는지, 아니면 활짝 열어야만 하는지, 우리가 가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합니다. 여기서 저는 검증과 대책 없는 비준은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미FTA, 검증과 대책없이 비준도 없다는 원칙 세워야
  
  그동안 협상과정에서 우리의 국회는 거의 역할을 못했습니다. 온 신경은 온통 대선에 몰려있었고, 한미FTA에 의해서 국민경제, 서민생활이 어떻게 변할 것이며, 그 보완대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는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 현실입니다. 이제는 정말 제대로 검증해야 될 때입니다. 미국의회의 비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비준해야 한다는 식의 ‘막가는’ 정치는 이제 그만 폐기되어야만 합니다. 제대로 된 국회의 검증작업과 후속대책마련이 필요하며, 검증과 대책 없이는 비준도 없다는 원칙이 분명히 서야 할 것 같습니다.
  





▲ 김종걸 ⓒ코리아연구원

  다음으로는 한미FTA 이후에도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겠다는 분명한 약속이 필요합니다. 한미FTA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적어도 자본의 이익추구에 대치점에 있는 노동과 서민생활의 권리는 더욱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죠. 서민생활에 가장 타격이 클 곳은 아마도 의약품 분야일 것입니다.
  
  국내 최대인 동아제약의 매출액은 미국 화이자의 1% 수준에 불과할 만큼 우리의 경쟁력은 무척 약합니다. 이러한 산업에 있어서 제약업의 특허권확대는 약값상승을 초래해 서민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자-국가제소권(ISD)에 의해 각종 공공정책의 자율성이 잃어버려지는 것도 민감한 사안입니다.
  
  정부는 협정문상 안전장치를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만, 가령 부동산정책의 예를 들면, 개발부담금 및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 높은 양도소득세, 지방자치단체의 기부채납의 관행, 분양가상한제, 전매제한제도 등은 투자자-국가제소권에 저촉될 가능성도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건의 소송에서 국가가 패소하는 것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국내적으로는 내국인이 미국의 투자자와의 역차별을 문제 삼게 될 것이며, 이것으로 인해 공익을 위한 정부규제 그 자체가 무력화되는 상황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한미FTA를 기점으로 해서 현재유보, 미래유보로 되어 있는 많은 부분들이 한미FTA와는 관계없이 우리의 스케줄에 따라서 ‘자주적’으로 개방되어갈 경우입니다.
  
  이 경우 의료, 교육, 전기, 수도, 가스, 교통, 통신 등 한국사회의 공공성의 영역은 심대한 타격을 받습니다. 그것을 바로 고치려 해도 역진방지조항(ratchet)과 투자자-정부 제소권(ISD) 때문에 사태를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거기에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으로 전반적 세금감면 등이 추진된다면, 그리고 고용유연성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조건의 불안정성이 더욱 확대된다면 서민생활은 악화방향으로,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건너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상과 같은 각종의 염려들을 불식시키고 국민들을 안심시켜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미FTA를 비준할 때 대통령, 여야대표가 함께 국민에게 서민생활안정대책을 약속하는 것이 필요하지도 모릅니다.
  
  높은 레벨의 한미FTA와 낮은 레벨의 한중 혹은 한일FTA 공존하는 최악 상황만은 막아야
  
  국내정책만이 아니라 기존의 동아시아경제협력의 구상들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높은 레벨의 한미FTA와 낮은 레벨의 한중 혹은 한일FTA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것만은 막아야 합니다.
  
  미국과의 FTA에서 한국의 공공영역에 대한 정책수단을 상당히 잃어버리고,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타국의 그것을 배려해야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에 대해서는 ‘투자조항’을 상당히 완화시킨 협정문을 맺으며, 일본에 대해서는 일본의 농업을 보호하는 형태의 협정문을 맺는 경우를 말하죠.
  
  산업정책적 정부개입이 여전히 중요한 중국에게 있어서 투자자-국가제소권 등을 내용으로 하는 투자챕터의 채용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마찬가지로 농업의 보호를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일본에게, 우리가 미국에게 내 준 것 정도의 농업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산업정책 혹은 농업은 양국에게 있어서 ‘공공성’의 영역인 것입니다. 혹자는 그것을 양손의 칼자루를 잡은 것으로 표현할지도 모릅니다. 미국과의 FTA에 의해 우리 경쟁력이 강화되며, 강화된 경쟁력으로 기반으로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살률, 이혼율, 산업재해율, 비정규직비율 등 각종 불명예스러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의 실력은 그 정도 여유가 없음을 보여줍니다. 양손에 칼자루가 아닌 칼날을 집게 되는 것이겠죠. 따라서 향후 동아시아에서의 협력구도를 기존의 FTA중시정책에서 기능별 협력안건 도출로 변화시켜야 할 듯합니다. 환경, 에너지, 산업기술, 철도, 통화협력 등 FTA라는 틀을 사용하지 않고도 협력의 아젠더는 충분히 도출될 수 있습니다. 한미FTA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시키며, 향후 동아시아협력의 발판으로 삼을만한 많은 정책아젠더의 도출과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는 적어도 저의 생각과 반대로 가는 것 같습니다. 제대로 된 검증과 준비도 없이 5-6월의 비준을 성사시키려 하며, 서민생활의 안정대책도 제대로 내놓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종 민영화 프로그램, 의료보험시스템의 개혁 등 한미FTA 협정문상 후퇴가 불가능한 정책을 펴려 합니다.
  
  한미FTA를 체결하기 이전과 이후는 전혀 다릅니다. 이미 말씀드린 것과 같이 투자자-국가제소권과 역진방지조항 때문에 한번 선택한 정책은 번복이 불가능합니다. 그만큼 조심스럽고 치밀해야 하지만 현정부는 너무 과감한 규제개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지되었던 한일FTA협상도 재개한다고 합니다만, 구체적으로 우리협상단이 얻어올 것이 무엇인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농업시장개방을 억제하는 것은 일본의 대외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이며, 그것 때문에 지난 6차까지 회담도 결국은 결렬되었던 것입니다. 농업부문에서 일본에게 전혀 새롭게 얻지 못하며, 미국에게는 이미 다 내준 상황, 이 상황을 대체 농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할 수 있단 말입니까?
  
  따라서 조심스러워야 하지만 덜컥 일본과 FTA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선언해 버렸습니다. 전혀 실용적이지 않은 것이죠. 그러한 면에서 현 정부는 ‘실용’정부라기보다는 ‘이념’정부라고 보는 것이 마땅할지도 모릅니다. 한미FTA를 비준한다면, 포스트 한미FTA 시대에 예상되는 서민생활의 불안정성, 동아시아경제협력구도의 변화 등에 대응하는 ‘실용’적 대책이 있었으면 합니다.
  
  임원혁
  
늦은 시간까지 자리 같이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승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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