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일반 관련자료

“이명박의 ‘무모한 도전’, 운하 터널”


 

[그대로 흐르게 하라 ⑦] 조령터널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한국 사회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경부운하. 녹색연합은 경부운하 백지화를 위한 녹색 순례의 대장정에 올랐다. 낙동강 하구에서 출발하여 서울 한강까지 530㎞ 경부운하 예정 지역을 발로 걸으면서 운하 실체를 확인한다. 3월 12일부터 21일까지 양산 물금, 창원 대산 강변 여과 취수장, 대구 도동서원, 달성습지, 해평습지, 속리산국립공원 화양구곡, 문경 고모산성, 충주댐, 여주 남한강 등을 살펴본다. 그 길을 <프레시안>과 녹색연합 공동 연재 기사를 통해 8회에 걸쳐 싣는다.
  
  ① “경부운하, 부산 시민은 떨고 있다”
  ② “바로 이게 경부운하의 실체다”
  
  ③ “이명박, 대운하 계획 ‘백지화’하라”
  ④ “화장 당한 숭례문, ‘수장’ 기다리는 문화재”
  
  ⑤ “경부운하, 국제사회 웃음거리 될 이명박”
  ⑥ “배가 산으로 갈 수 있을지 두고 보자”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백화산(1063.5m) 전경. 이명박 정부는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고자 백화산 인근에 수로 터널을 뚫을 계획을 검토 중이다. ⓒ녹색연합

  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싼 논란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백두대간 파괴이다. 정부는 속리산국립공원 지역을 들어내는 스카이라인 계획과 조령터널 계획, 둘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조령터널은 한강과 낙동강을 나누는 백두대간을 뚫어 경상북도의 조령천과 충청북도의 달천을 연결하려는 계획이다.
  
  백두대간의 조령터널 예정 구간을 지질 전문가 김세현 상지대 교수(자원공학과)와 함께 찾았다. 조령터널을 추진할 경우, 터널 길이는 최소 25㎞ 이상이며, 터널 단면의 높이는 22m, 폭은 21m다. 만약 건설한다면 세계 최대 규모의 터널이 되는 셈이다. 이런 세계 최대 규모의 터널은 경북 문경시 마성면에 위치한 백화산(1063.5m)을 관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대간 조령산에서 발원한 조령천은 문경시 마성면에서 산을 감싸며 흐른다. 이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탄광 중 하나였던 가은 탄광이 있던 곳이다. 대규모 탄전 지역이라 주변 산의 땅속은 폐광된 갱도가 수없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 김세현 교수는 터널이 탄광을 만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부터 언급했다.
  
  





▲김세현 상지대 교수. ⓒ녹색연합

  “탄은 물과 만나면 죽처럼 되는 특성이 있다. 죽처럼 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지반이 약한 곳으로 흘러내리게 된다. 수맥을 건드려 탄광이 무너질 때 인명 사고가 많이 나는 것도 이런 특성 때문이다. 이 지역에 대규모 수로 터널을 만들 경우 터널 붕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령천을 따라 걸어가니 강기슭에 화강암 절리가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김세현 교수의 걱정은 계속된다. “이 지역 화강암은 절리가 아주 많은 편이다. 절리는 암석과 암석 사이에 규칙적으로 갈라진 틈을 말하는데, 그 틈으로 물이 흐른다.” 이 절리로 흐르는 물의 압력이 증가해 한도를 넘어서면 터널이 붕괴할 수 있다.
  
  화강암 절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터널에 붕괴의 위험을 준다. 김세현 교수는 “저런 화강암 절리는 한 번 건드리면 공사 과정에서 들어내도 계속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령천을 건너 맞은편에 백화산이 멀리 보인다. 조령터널의 정확한 위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세현 교수는 조령터널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이 지역은 산을 이루고 있는 암석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런 경우 터널공사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각각의 암석은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공사를 하게 되면 안전에 매우 취약해진다.”
  
  국내 대부분의 터널은 한 가지 암석으로 구성된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그 만큼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이다. “조령터널 예정 구간은 화강암과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제는 석회암과 화강암의 경계가 매우 약하다는 것이다. 경계를 메우는 공법이 있기는 하지만 물이 담겨있는 터널의 경우는 안전을 장담하기 어렵다.” 새겨들어야 한 대목이다.
  
  김세현 교수는 맞은 편 강가의 작은 석회암 동굴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저기 보이는 작은 구멍이 석회암 동굴이다. 석회암 동굴은 겉으로 볼 때는 아주 작아도 30~40m 안쪽 내부의 규모는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아주 많다. 큰 강당만한 것들도 많이 봤다. 터널로 매일 수천 톤의 바지선이 지나갈 경우, 주변 석회암 동굴이 터널의 압력을 견디다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주저앉아 버릴 것이다.”
  






▲석회암 동굴이 멀리 보인다. 석회암 동굴은 터널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면 붕괴하게 된다. ⓒ녹색연합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 지역 석회암과 화강암은 형성 과정에서 많은 금속을 포함하고 있다. 터널을 채운 물을 접하면 금속성분이 부식하면서 붕괴를 일으킬 수 있다. 김세현 교수는 “조령 수로의 경우 물을 채워서 운영을 하는 것이므로 붕괴의 씨앗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25km에 달하는 터널 수로의 경우 어느 한 곳이 붕괴되었을 경우 그 피해는 어떤 차량 터널 붕괴와도 비교할 수 없다.
  
  “석회암이든 화강암이든 조령터널이 갖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운하를 위한 수로라는 점이다. 자연 현상을 염두에 둔다면 현재 검토되는 경부운하 조령터널은 사실상 불가능한 계획이다. 기술적, 공학적 차원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조령터널에 대해 비슷한 의견이다. 다만 입을 열지 않고 있을 뿐이다.”
  
  김세현 교수는 학계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몇백 미터 길이의 작은 터널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신중한 접근과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하물며 25~30㎞에 이르는 조령터널을 만드는 데 더 많은 고려와 신중함이 필요할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이명박 정부는 지금 위험한 도박을 하고 있다.
  





▲조령천 기슭의 화강암 절리. 이 일대의 화강암은 절리가 많아, 이 틈으로 물이 흐른다. 흐르는 물의 압력이 커져 정도가 넘어서면 터널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 ⓒ녹색연합

  





▲녹색연합은 문경새재 제1관문에서 ‘경부운하 백지화’를 위한 퍼포먼스를 진행하였다. ⓒ녹색연합











   
 
  녹색순례취재반/.

admin

정책·일반 관련자료의 최신글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