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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는 ‘대통령 장난감 프로젝트’가 될 것인가

[김진애 칼럼] 정책과 사업을 구별하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6일 낮 서울 광화문 네거리 동화면세점앞에서 물의 날인 22일 개최 예정인 ‘운하 저지 거북이 가족 걷기 대회’ 참가를 홍보하며, 대운하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대통령은 대통령 프로젝트를 버려야 한다. 이것이 결론이다. 


그 대통령 프로젝트는 다름 아닌 ‘대운하’다. 대운하는 ‘대통령 되기 프로젝트’였으면 되었다. 이제 대운하가 대통령 프로젝트가 되어서는 안된다.


 


대운하, 얼마나 수많은 사람들을 비겁하게 만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참담하게 만들고 있나?


비겁: 일단 대통령 자신의 행보를 비겁하게 만들고 있고, 당청간의 불화를 만들고 있고, 이명박 정부 사람들을 비겁하게 만들고 있고, 줄 선 장관들 옹색하게 만들고 있고, 한나라당이 총선 공약으로 채택하지 않겠다고 비겁하게 만들고 있고 (지난 칼럼 대운하, 적어도 비겁해지지는 말자 를 쓸 때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친박연대’라는 해괴한 이름의 정당에게 정치적 반대의 명분을 만들어 주고 있다. 기업들을 비겁하게 만들고 있고, 비겁한 전문가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있고, 지역 정치인들을 비겁하게 만들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이 눈치 보게 만들고 있다. 이쯤해라!


참담: 대운하의 대재앙을 우려하는 사람들을 참담하게 만들고 있다. ‘반대를 위한 반대’라 하는 대통령의 말씀에 참담해지고, 줄 서기 바쁜 장관들 땜에 참담하고, ‘총선 공약으로 내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대운하를 안 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한나라당의 ‘고약하고도 영악한(?)’ 행보에 참담하고, 왜 ‘포지티브 공약’을 해도 시원찮을 총선에서 하필이면 ‘대운하 저지 공약’을 해야 하는지 답답하고 참담할 노릇이다. 그렇다고 대운하 저지 공약을 안 하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대운하 저지’는 네거티브 공약이 아니라 진정한 포지티브 공약’이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대통령은 대통령 프로젝트를 버려라. 비단 ‘대운하 사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발 지금의 불안 상황은 ‘라면 값 100원, 생필품 50가지 물가 단속’ 같은 ‘프로젝트성 접근’으로 할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 기대하는 ‘민생 살리기, 일자리 만들기, 성장동력 확충’ 같은 것은 몇 건의 사업을 성사시키는 짧은 호흡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영어몰입교육’이라는 섣부른 대통령 인수위 프로젝트가 사교육 시장을 얼마나 달구었는가. 서민들 더 어렵게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것도 한나라당은 총선 공약에서 뺀단다.)    


버려야 할 대통령 프로젝트 1순위라면 대운하, 2순위라면 영어몰입교육일 터인데, 한나라당은 내친 김에 대통령을 설득하겠다고까지 하면 총선에서 좀 더 이롭지 않을까?


 


대운하가 혹시 ‘대통령 장난감 프로젝트’?


대통령은 워낙 재미없는(?) 자리다. 매일 골치 싸맬 일투성이다. 직접 칼을 휘두르지 않으면서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을 고민해야 한다. 훨씬 더 커진 경제규모, 훨씬 더 다양해진 주체들, 훨씬 더 복잡해진 대외 변수들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함부로 정부가 나서면, 특히 대통령이 나서면 오히려 일이 꼬인다.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최소한으로 쓰면서 큰 시장 효과를 내게 만드는 것, 이것이 ‘작은 정부, 큰 시장’의 진짜 뜻이다.   


‘토이 프로젝트'(Toy project)라는 말이 있다. 말하자면 ‘장난감 프로젝트’인데, 장난감 하나 주고 몰두하게 만든다는 시니컬한 말이기도 하다. 상속으로 오른 무능력 재벌 CEO들이나 낙하산으로 떨어진 무능력 기관장들에게 제발 직접 경영의 주요한 일들에 개입해서 오히려 경영을 망치지 말고 ‘토이 프로젝트’에 몰두하라는 뜻의 말이다.


혹시 대운하가 ‘대통령 토이 프로젝트’가 된다면 곤란한 일이다. 대통령은 국정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디 정공법으로 국정에 임하라. 가시적 프로젝트로 돌파하려고 했다가는 자칫 큰 코 다친다. ‘대통령 프로젝트’라는 개념부터 버리라. 


 










‘프로젝트’에 대한 경계령… 정책과 사업을 구별하라!


국정 운영의 핵심 수단은 정책이지 사업이 아니다. 국가는 기업과 다르고 시 정부와 다르다. 기업은 사업에 대한 ‘수주’와 ‘영업 실적’을 챙겨야 하고, 시 정부는 공간 바꾸기, 공간 만들기 등 가시적인 사업을 강조할 수 있지만, 중앙 정부는 사업이 아니라 정책을 챙겨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벌써 너무 프로젝트를 강조해서 좀 불안하다. ‘대운하, 영어 몰입교육, 대통령 프로젝트, 지분형 주택 등’ 너무 사업들이 전면에 등장해 있다. 정책적 목표를 실현하는 데에는 다양한 사업들이 가능한데, 그 대안에 대한 사려 깊은 분석과 정책적 목표에 대한 철학 제시보다는 너무 사업들이 앞선다.


 


이명박 정부 운영의 초기에 정책적 목표와 수단적 프로젝트를 구별하고 진중하게 효과를 분석하고, 여러 대안들을 분석하는 태도를 기대한다. 대통령이 사업을 지나치게 중시하면, 정부의 모든 공직자들, 하물며 기업들까지도 사업 위주로 돌아가게 만든다. 사업 제안의 성공률, 사업 성공의 추진률에만 매달리게 된다. 정부 책임자들이 마치 단기 실적에 연연하게 되는 기업의 전문경영인처럼 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로서는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정부는 지혜로운 머리이고 튼튼한 허리다. 손발이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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