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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대통령이 잊어야할 것

[MT시평]대통령이 잊어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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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은 참여정부가 지겹다는 정서가 지배한 참으로 희한한 대선이었다. 참여정부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경제를 잘 운용하지 못했다는 인식이 국민의 마음속 깊이에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잠재 성장률을 보면 참여정부에 들어와서 불만스러운 4.5% 정도에 고착되고, 젊은이들의 취업난은 일상사가 된 것 같다.
 
경제정책에 있어 그렇다고 참여정부가 딱히 잘못한 것이 없지 않느냐는 말을 종종 듣는다. 참여정부의 인사들도 그와 같이 강변한다. 그렇다면 6% 후반이던 잠재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5년 사이에 4% 중반으로 하락한 것을 어떻게 설명한다는 말인가? 그들은 그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때 권력과 정책의 핵심에 있었으니 설득력 있는 답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실정 가운데 가장 위험한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가장 큰 경제적 실정은 이념적 잣대를 가지고 국민경제의 순환을 여기저기에서 막은 데 있다. 부자와 빈자 사이의 소통을 막았고, 서울 경기와 지방의 소통을 막았으며, 부동산 정책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거래와 순환을 중단시켜 놓고는 마치 큰 업적인양 착각하였다. 그러나 혈관순환 장애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심장마비를 일으키는 것과 같이 국민경제의 순환 장애는 경제위기의 원인이 된다.
 
참여정부의 경제적 실정을 생각하면서 이명박 정부는 그보다 나으리라는 기대가 크지만 아직까지는 의욕을 앞서는 무엇인가를 볼 수가 없다. 그보다는 지난 대선의 구호들이 새 정부가 구성된 지금도 두서없이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선거판에서 내세운 어설픈 구호를 빨리 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빠른 시일 안에 평상심을 되찾아 5년 뒤에 무엇을 자랑하면서 떠날 것인가에 대한 그림을 냉철하게 그릴 수 있어야 한다.
 
다시 한 번 당부하지만 지난 대선을 빨리 잊어야 한다. 그리고 몇 백만이라는 표의 차이도 빨리 잊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평가는 지금부터 5년 동안의 치적으로 하는 것이지 지난 대선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열풍은 좋은 반면교사일 것이다. `7·4·7’과 경부운하도 잊어야 한다. 이들 설익은 구호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7%의 성장과 4만 달러의 소득 그리고 세계 7위의 경제대국을 달성하겠다고 하는 747, 새 경제부처의 수장이 말한 바와 같이 비젼이라면 좋다. 그러나 그것을 구체적으로 달성하겠다고 무리를 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말기에 다시 한 번 경제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7%의 성장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겠으나 우리의 경제규모와 발전단계를 고려할 때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계속하여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지금 2만 달러 정도인 우리의 국민소득이 5년 뒤에 4만 달러가 되기 위해서는 달러로 표시한 명목소득이 연 15%씩 성장해야 한다.

이와 같은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그리고 세계 7위의 경제대국 또한 우리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나라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금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조차 버겁다.
 
평소 한강을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여 운하를 건설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사업의 타당성을 경부고속도로에 비교하는데 경부운하가 완성된 다음에도 그와 같은 비교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하는가? 그와 같은 비교가 가능하다면 추진하는 것이 당연하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소모적인 논쟁을 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민자를 유치하여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는 학자들이 있는데 이는 그야말로 곡학이다. 민자이든 정부예산이든 문제의 핵심은 자원의 잘못된 배분에 있음을 호도하는 주장인 것이다. 적게는 15조원에서 많게는 45조원까지의 자원이 필요하다는데 이 정도 규모의 자원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일이 척박한 조건 아래 운하를 파는 것밖에 없다는 말인가?
 
경제 위기가 눈에 보인다. 정권의 초기에 있을 수는 있겠으나 이들 허황된 구호를 빨리 잊지 않는다면 5년 뒤에 우리는 심각한 위기를 겪지 않으리라고 장담할 수가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많은 것을 잊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747’과 경부운하(내륙운하)를 잊어야 하고 소망교회와 고려대학교와 영남을 잊어야 한다. 인재는 이들보다는 훨씬 넓은 세상에서 찾고 경제정책은 부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경제주체들 사이의 순환을 위한 것임을 천명하여야 한다. 그리고 선진국형 법과 제도를 확립하는데 아낌없는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조장옥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머니투데이 2008.03.06 일자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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