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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운하 만들면 물길따라 문화가 보여요”






“대운하 만들면 물길따라 문화가 보여요”
한반도 대운하 연구단체 한국물길문화연구회, 학술심포지엄 개최
“역사성 바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세계적 문화아이콘 탄생”

 

“인류 역사상 강과 하천은 생명의 젖줄이었습니다. 세계 4대 문명이 모두 큰 강을 끼고 발생한 이래 삶의 터전이자 문화의 보고가 되어 왔고 최근 선진국들은 강과 하천, 그 주변을 창의적 생활국간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강을 보유하고도 우리는 강둑만을 높이면서 강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사업 중 하나인 한반도 대운하로 강의 사회문화적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한국 강 문화의 보존 및 활용을 다룬 학술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물길문화연구회는 29일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학술심포지엄 및 창립총회를 갖고 한국 강 문화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모색했다.

한국물길문화연구회 창립준비위원장인 한국학중앙연구원 전택수 교수는 “강은 삶의 중요한 터전이자 문화의 보고로 최근 선진국에서는 창의적 생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강 주변에 형성된 문화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면서 “이런 현 시대의 반성으로 강 문화의 발굴복원과 창의적이고 풍요로운 삶으로의 지향을 위해 연구회를 설립했다”고 창립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4대강 유역의 역사와 문화’이라는 주제 아래 4대권역별 강 문화의 특색을 짚어보고 향후 창조적 발전 방향 등이 강조됐다. 특히 과거 내륙수운 기능을 가졌던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에 대해 운하 복원 가능성 등을 타진하면서 운하의 적절성 및 필요성에 대해 학술적으로 접근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강 유역은 문화재가 살아있는 중요한 자산”이라며 “특히 한국 강은 역사성과 일상성, 지역적 특성이 어우려져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세계적 문화 아이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단순한 고고학적 조사를 넘어 강의 역사성과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총체적 조사를 통해 특성화된 강 문화를 상품할 수 있다”면서 운하를 통한 물길잇기가 강 유역을 세밀하게 재조사하고 향토색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으며 해양과 내륙문화를 창출하고 새로운 문화 창조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강문화재연구원 박준범 학예연구실장은 “한강과 그 주변은 선사시대에는 자원획득을, 역사시대에는 패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는 공간으로 활용하면서 점차 국가의 중심지로 발전했다”면서 “우리나라의 중심을 관통, 물류와 외적방어에 유리한 조건을 가져 역사성이 깊은 만큼 세밀한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그러나 체계성 있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그나마 단순한 현황조사에 국한돼 있는 실정”이라며 “앞으로 실재적인 생활사 중심의 조사를 실시하여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밀한 재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보건대 박물관학과 석대권 교수는 “강은 문화의 거점지였고 더욱이 영남에서의 낙동강은 영남문화의 원동력이 됐다”고 전제한 뒤 “분지가 발달한 영남은 독자적 역사 및 문화전통이 강하고 시공간이 통합되어 정착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문화의 변화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이같은 낙동강 문화의 특성이 문화의 자원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적 특수성과 상대성을 존중하여 각 지류별 연구와 총체적인 학제간 연구를 실시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강 유역의 일상생활도 연구 대상에 포함시켜 강과 생활문화와의 밀접한 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물길문화지도’를 작성한다면 경제논리와 문화가 조화된 강 문화 상품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제시했다.

충청남도 문화재 연구위원인 임선빈 연구원은 “금강은 지역산물의 집산지이자 삶의 자취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라며 “이에 따라 19세기 이전으로의 회귀가 아니라 21세기에 걸맞는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금강 물길이 열려 있을 때 발전했던 과거에 비춰볼 때 금강을 따라 유적지, 민담, 일화 등이 분포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유기적으로 묶는 ‘스토리텔링’형 관광서비스를 제공해 금강 유역을 활성화하는 방법을 생각할 때”라며 “더불어 조선시대의 스타이라운지인 ‘누정’을 복원해 강건한 기호 선비문화의 정신을 오늘에 맞게 구현하는 것도 강 문화 발전의 좋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남대학교 이병담 교수는 “운하로 문화 및 역사의 발굴, 복원, 지역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면서 “남도를 우수한 문화를 세계에 전파함으로써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 또한 간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다만 물길잇기에 앞서 2급수 이상의 생태강의 복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생태적 측면 뿐 아니라 자연경관 및 문화 유산을 발굴하고 강을 모티브로 하는 다양한 민속문화 컨텐츠를 개발하여 창조적인 한국적 문화 아이콘으로서 우리 강이 자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발전 방향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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