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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관광 미래’ 거스르는 대운하

[기고]‘관광 미래’ 거스르는 대운하

 

숭례문이 타버렸다. 국민의 자존심, 역사의 상징성, 문화적 유산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서울이라는 삭막한 도시에서 고고한 건축물을 보여주며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문화관광해설은 그동안 최고의 관광매력이었다.

더구나 덕수궁과 함께 수문장 교대식이라는 공연은 문화재를 생동감 있게 만들어 서울관광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는 문화행사가 되었다.

숭례문은 서울의 자랑이 아니라 한국의 상징물이었다. 그동안 관광분야는 파리의 에펠탑, 뉴욕의 자유여신상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상징을 만들고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현재 숭례문은 한국의 전형적 상징물로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한국 전시회를 비롯하여 주요 국제광고상을 받은 한국관광 홍보물에도 역시 아름다운 한국의 대표로 소개되었다.

아쉬움과 고통에서도 교훈은 있다. 역사와 문화가 얼마나 소중하며 보전해야 하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관광은 개발 중심에서 지금 있는 가치와 의미에 재미를 높이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이미 대부분의 관광 전문가들은 환경이나 문화를 파괴하지 않는 지속가능한 관광 또는 대안관광을 주장하고 있다. 관광을 활성화시키고자 할 때도 문화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변화를 최소화하며, 자연 스스로 생태복원이 가능한 선에서 제한적 관광개발과 관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대안관광, 생태관광, 지속가능한 관광은 전세계 관광정책의 자연스러운 추세가 되었다.

인공운하를 통한 관광은 이런 흐름에 역류하는 것이다. 물류증가에 따른 수송로가 필요하다며 제안한 경부운하 계획이 어느 순간 관광운하로 바뀌고 있다. 전문적 관광연구자에 의한 계획이 아니라 경제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완화하기 위해 급조되듯이 사용되는 이러한 관광계획은 과거형 개발중심 관광이다. 미래관광에서는 지금 있는 하천과 강의 생태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를 관광 감동으로 전환시키는 지속가능한 관광이어야 한다.







관광매력은 역사 속에서 형성된 그 자체의 문화성과 장소성에 기반을 둔다. 경부운하 계획에는 국보 제6호 중원탑평리 칠층석탑을 비롯하여 72곳의 문화재와 177곳의 매장문화재가 주변에 있다. 운하개발로 이들을 관광자원화할 수 있다고 하지만 환경과 문화를 파괴하는 것은 관광가치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국민의 여가시대를 준비하는 것은 맞지만 지금 있는 호수, 하천, 강에서도 3만달러 시대의 수상여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더구나 서해, 남해, 동해를 활용하여 우리 국민과 외래 관광객의 여가관광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 그동안 군사적, 생태적 이유와 경제성 때문에 바다와 수상을 이용한 여가관광이 제한적이었지 운하가 없어서 못했던 것은 아니다.

관광은 미래 산업이다. 1950년부터 2006년까지 세계관광객 수는 매년 6.5%씩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전 세계 서비스 수출의 약 35%를 차지하고, 2020년에는 16억의 사람이 세계여행을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광은 대한민국에게 일자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행복산업이 될 것이다. 하지만 관광이 더 이상 문화와 생태를 파괴하는 토목공사의 논리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 문화, 생태와 함께 가는 관광이 우리가 추구하는 관광의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버린 숭례문이 한국사회에 던지는 또 하나의 교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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