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철새 왕국 을숙도 파괴하는 낙동강하구 명지대교 직선화 건설계획
천연의 습지생태를 자랑하던 동양최대의 철새도래지 낙동강 하구 을숙도가 부산시의 무지하고도
무분별한 명지대교 건설계획에 의해 그나마 유지되던 생명마저 유린될 처지에 놓였다. 주지하다
시피 낙동강하구 을숙도는 1987년 하구둑 건설을 계기로 무참히 파괴되어 왔을 뿐 아니라, 쓰레
기매립장의 건설로 인해 예전의 명성조차 빛 바래고 말았다.
여기에 더하여 부산시는 생태적 검증도 없는 명지대교 직선화를 추진하고자 혈안이다. 이같은 부
산시의 반환경적 작태는 수 백억원의 혈세를 들여 조성한 인공생태계지역과 최근 활발히 논의가
되고 있는 을숙도 생태공원 계획을 전면 부정하는 모순적이고도 이율배반적 하구정책이라 할 것
이다. 더욱이 부산시는 을숙도 생태공원을 조성하는 목적이 월드컵 개최도시로서 친환경적 생태
도시로 이미지 제고를 위함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철저히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낙동강하구는 국제적으로 예의 주시하는 중요한 생태계이다. 세계의 많은 습지단체와 전문가들
이 부산시의 이와 같은 계획에 우려와 걱정을 표시했다. 그것은 이 지역이 가지는 지구적 차원
의 생태유지 축으로서의 중요성 떄문이다. 만약 을숙도가 명지대교 직선화로 인해 다시 한번 유
린된다면 이 지역에 도래하거나 번식하기 위해 또 중간기착지로 이용하는 수많은 철새들의 이동
통로에 막대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실제 209종의 조류가 월동, 번식하고 중간기착기로서 낙동강 하구는 지구 생태계의 유지 축으로
없어서는 안될 공간이다. 특히 27종의 천연기념물과 40여종의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및 보호야생
종이 도래하여 조류의 다양성은 국내 그 어떤 곳보다 비교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세계 고니
의 8-11%가 낙동강 하구를 찾고 있는 철새의 왕국이다.
문화재청은 이같은 중요성을 감안, 부산시의 계획을 매번 반려. 보류해 왔었고 그러한 입장은 지
금에도 큰 변화가 없을 뿐 아니라 애초 지난 1966년 이 일대를 천연기념물 197호로 지정하여 보
호하고자 했던 취지에도 천명된 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이 이같은 근거를 무시하
고 부산시의 개발에 손을 들어 준다면 우리는 취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여, 그 시간이 언제
가 되더라도 저지하고자 하며, 그 깊이와 폭은 국제적 연대를 포괄한 총체적 활동으로서 부산시
의 시정 전반에 대한 타격이 될 것이다.
낙동강하구는 우리가 누대로 지켜야할 또 다른 새만금이다. 을숙도 명지대교의 직선화는 낙동강
하구의 또 다른 개발사업과 잇닿아 있는 하구파괴의 전위이다. 을숙도는 지켜져야 한다. 더 이
상 부산시의 쓰레기 같은 개발정책의 희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을숙도는 살아야 한다. 을숙도는 더 이상 부산시의 천박한 경제적 욕구를 배설하는 공간이 아닌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습지와 자연과 만나서 교감을 이루는 천연의 고향으로 되돌려져야 한다. 다
리의 건설이 진실로 모두에게 필요한 불요불급한 일이라면 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통
해 자연과의 공존이 실현되는 선례로서 자리잡기를 강력히 희망하며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 우리의 주장 —
1. 부산시는 명지대교 직선화 건설을 즉각 포기하라!
2. 부산시는 시민적 합의를 존중하여 객관적이고도 과학적인 생태적 대안을 재모색하라!
3. 문화재청은 부산시의 명지대교 직선화를 거부하고, 낙동강하구를 보전하라!
4. 문화재위원은 천연기념물인 낙동강하구 을숙도를 반드시 지켜내라!
2001. 8. 29
환경운동연합
담당·이성근 부장(016-564-7959), 장지영 갯벌팀장(018-730-77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