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성명서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전라북도의 전향적 입장변화를 환영한다.
전라북도는 1월 11일『새만금 환경문제 진단 및 해결책 모색을 위
한 민·관 합동 공동조사단 구성운영 방안 제의』라는 내용의 기자 간
담회를 통하여 새만금 사업에 따른 환경피해가 만일 해소·보완대책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면 사업추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전라북도의 기본입장임을 밝혔다. 이러한 발표는 전라북도가 지금
까지 시화호의 실패 등 많은 간척사업으로 인한 환경재앙에 대한 민간
환경단체들의 엄중한 경고를 받아들인 전향적인 입장변화로서 환경운
동연합은 이를 환영하는 바이다.
1. 새만금 간척사업은 해양과 갯벌의 보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재
검토되어야 하며, 이를 위하여 공동조사단의 구성은 민·관 동수(同
數)로 해야한다.
현재 새만금 간척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김제, 부안 등의 광활한 갯
벌은 규모면 에서나 풍부한 생산성, 완벽한 생태계 구성 면에서 국제적
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또한 이 지역은 국제적으로 이동하는 도요·물
떼새들의 이동통로이자 중요한 중간 기착지점으로 국제적인 조명을 받
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지역이 간척사업에 의해서 매립된다는 것은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천혜자산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이며, 시화호에서 보듯
이 간척사업 이후 벌어질 환경재앙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책임질 수
없다는 점에서 이제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면 중단되어야 한다.
전라북도에서는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 의사를 밝히
고, 민·관 합동 공동조사단을 제의하였다. 이는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
가할 만 하지만 조사단의 구성이나 활동범위가 새만금 간척사업의 계
속진행을 전제로 하고 있어, 환경운동연합은 조사단의 구성을 민간 단
체와 민간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 관과 관이 추천하는 전문가를 동수
(同數)로 할 것과 활동범위도 동수로 구성된 조사단에서 결정할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전라북도의 발표는 새만금 간척
사업의 계속 추진과 이로 인한 환경재앙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정
치적 술수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전북도에서 밝힌 것과 같이 물막이공사 이후 해양생태계 변화가 더
욱 심각한 문제로 예상됨에 따라 새만금 간척사업은 전적으로 갯벌과
해양생태계 보전이라는 차원에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바이다.
2. 외국의 갯벌보전 사례연구로 이미 축조된 새만금 방조제에 대
한 대안을 모색하자!
환경운동연합은 세계 5대 갯벌 지역 중 하나인 한국의 갯벌을 근
본적으로 보전하기 위하여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는 운동을 전개
하고자 한다. 이미 독일은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자연 그대로
보전하고 있으며, 간척의 땅이라 일컫는 네덜란드는 간척한 땅을 다시
역간척하여 갯벌을 복원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갯벌보전 움직임은
갯벌이 갖는 가치가 매립등의 개발로 인해 얻어지는 어떠한 이익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기 때문이다.
이에 본 단체는 한국갯벌 보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첫째, 1월 15일∼17일 3일간은 우리나라에 대규모 간척사업을 이전한
일본에서 습지보전운동을 하고있는 JAWAN(Japan Wetlands Action
Network) 소속 활동가들이 한국의 갯벌을 방문하여 한국과 일본의 갯
벌보전을 위한 강력한 연대를 구축할 것이다. 이번 방문단에는 이사하
야만 갯벌보전운동으로 98년 골드만상을 수상한 야마시다 히로후미 선
생이 포함되어 있어 한-일간 갯벌과 갯벌보전운동에 대해서 심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다.
둘째, 1월말부터 2월초까지 환경운동연합 최열 사무총장, 서울대 해
양학과 고철환교수, 이미경 국회의원 등으로 조사단을 구성하여 80년대
초부터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독일과 역간척의 현장인 네덜란드
등 유럽지역의 나라들을 직접 방문하여 그들의 경험을 통하여 우리의
갯벌 보전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때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대안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3. 해양생태계의 보고(寶庫)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자!
21세기는 해양시대로서 바다와 갯벌의 보전이 국가와 지역의 발전
을 좌우할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갯벌은 세계적으로 그 가치
를 인정받고 있으며, 올 5월 코스타리카에서 열릴 제7차 람사협약 당사
국 총회에서도 한국의 갯벌이 중요한 이슈로 다루어질 것이다. 이미 한
국의 갯벌은 한국의 것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환경운동연합은 서남해안 갯벌 전체에 대한 국립
공원 지정을 제안하며, 향후 갯벌의 보전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들을 제
시할 것이다.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해서는 수차례에 걸쳐 민간환경단체들과 많은
전문가들이 경고한 바 있다. 따라서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민·관 합동
조사단 구성으로 갯벌과 해양을 보전하는 원칙에서 새만금 간척사업을
백지 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하는 바이다.
1999. 1. 12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진현 신경림 이세중
사무총장 최 열
☎ 문 의 : 환경운동연합 갯벌국립공원 추진운동 본부 장지영
(TEL:02-735-7000(代), 733-7018(직통) / FAX 02-730-1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