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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 불보듯” 대다수가 운하건설 부정적 (2007.8.28)


“환경파괴 불보듯” 대다수가 운하건설 부정적

 

[유권자 정책검증] 한나라 이명박 후보 ④한반도 대운하

“산업화시대 개발 논리…시대착오적”
일부 일자리 등 경제활성화 기대도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대한 일반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한겨레>는 ‘100인 유권자위원회’에 신청서를 낸 사람들 가운데 140여명에게 평가를 부탁해 41명으로부터 답변을 받았다. ‘대운하’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던 경제성·환경오염·실현가능성에 대해 전자우편으로 자유롭게 의견을 내도록 했다. 이들 가운데 운하건설에 지지 의사를 밝힌 사람은 3명에 불과했다.

 

 


■개발논리의 재탕, 대운하는 청계천과 달라= 대운하는 산업화 시대 개발논리의 반복으로 시대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창선(31)씨는 “고부가가치 사회로 탈바꿈하는 산업구조에 비춰 운하는 현실과 맞지 않다. 차기정권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장래가 달린만큼 미래를 지향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경(23)씨는 “환경오염과 파괴가 자명한 개발을 통해 한반도의 큰 물줄기를 훼손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청계천과 한반도 대운하는 차원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술평론가인 임재광(50·충남 천안)씨는 “오늘날 이 후보를 있게 한 청계천 효과를 바라고 대운하 공약을 내놓은 것 같다”며 “청계천이 인공구조물을 철거하고 생태를 복원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대운하는 반대로 자연에 인위적인 구조물을 설치해 자연을 파괴·훼손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구의 황남성(44)씨는 “운하가 경제를 살리는 타당한 정책으로 보지는 않지만 운하를 만듦으로써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며 “경부운하는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사업이며 미국의 뉴딜정책과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났다.

 

 

■ 경제성 기대 어렵고, 환경파괴 가져올 것= 일시적인 경기부양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부작용이 크고 경제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올 2월 일본 홋카이도 오타루시의 ‘눈빛거리 축제’에서 자원활동을 하면서 그곳의 운하를 관심있게 봤다는 이충현(28·서울)씨는 “오타루시의 운하는 과거 한때 물류기능을 담당했지만 지금은 관광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정도”라고 경제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장용범(46·경기 분당)씨는 “건설 비용 17조원 중 8조원 정도는 운하건설 때 나온 골재를 팔아 충당한다고 하는데 모순이 있다”며 “골재 1㎡에 1만원씩이라고 가정하면 약 8억㎡를 팔아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연간 소모하는 골재수요가 1억㎡도 안된다”고 공약의 헛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반면 고한상(40·전남 광양)씨는 “운하 건설에 따른 국내건설 경기 활황과 일자리 창출은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되고, 운하는 물류흐름에 대변환을 가져올 것”이라며 “창원을 공업신도시로 건설하면서 8차선 도로를 만들었을 때 차량통행이 너무 없어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 요즘은 차량 체증이 극심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대운하 건설’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환경파괴와 수질 오염에 대한 우려는 한결같았다. 김종길(47·진주)씨는 “낙동강은 지금의 자연상태에서는 전혀 배가 다닐 수 없다. 배가 다니려면 부산에서 안동까지 수로를 만들어야 하는데 강 주변의 자연환경이나 생태환경이 어떻게 되겠는가, 상상만 해도 끔찍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덜 다듬어진 공약, 후세 몫으로 넘겨야= 이 후보가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위해 설익은 공약을 내놓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도 용인의 이재훈씨는 “처음에는 물류와 내륙개발 등 경제적인 요소를 강조하다가 지금은 친환경과 관광·레저 등을 내세우며 슬며시 덮으려는 것은 제대로 된 조사·연구·검증이 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구(51·수원)씨는 “이 후보가 꼭 공사를 시작할 필요는 없고, 임기 중 면밀히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이라고 말했다.

 

굳이 서둘러 추진하지 말고 후대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병우(49·안양)씨는 “국토를 자연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후세에 넘겨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내륙수로를 추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황형규(42·수원)씨는 “당대에 모든 것을 개발하고 과실을 취한다는 생각보다 최대한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정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전자우편을 받고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공약을 검토했다는 박영미(26·대전)씨는 “수백년, 수천년을 흘렀던 서로 다른 강을 하나로 잇는 게 위협일지 도움을 줄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도박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이 후보쪽이 말하는 공약

물길 연결하면 물류혁신·지역살리기 가능
환경보호·관광·첨단산업 유지 등다목적 기능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2030년에는 전국 인구의 55%가 수도권에 집중될 것이라고 한다. 대신 호남과 경북은 현재보다 대략 20% 이상의 인구가 감소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각종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는 악화하는 수도권 인구집중과 지방의 황폐화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이슈로 떠오른 한반도 대운하 공약이 그 해법이 될 수 있다. 이 공약은 방치되어 있는 한강, 낙동강, 영산강, 그리고 금강을 서로 연결시켜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 기본 아이디어는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던 1990년대 중반에 당시의 국회의원이었던 이명박 후보에 의해 제기되었다. 그런데 운하는 단일 목적의 일반 인프라와는 달리 물류 및 여객 수송, 수질 및 수량 확보, 생태 및 환경 보호, 관광 및 여가 제공, 첨단산업 입지 제공 등의 다목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 공약에 따르면 운하를 따라 40~50Km마다 조선시대의 역사성을 반영한 내륙항구를 만들도록 돼 있다. 그러나 운하의 특성상 어디든지 간이 항구를 만들 수도 있어 모든 구간이 운하의 혜택을 받게 된다. 그리고 운하를 지원하는 각종 시설은 관광자원이 되고, 운하와 함께 달리는 자전거길은 새로운 형태의 여가 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게 될 농촌은 고유한 특산물의 판매를 통해 외부에 소개되고, 민박과 관광안내 등의 서비스산업이 급속히 발달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청정공기를 필요로 하는 첨단형 중소기업과 연구소들이 내륙의 운하 부근에 설립되며, 운하 부근은 일급 주택지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그 결과 농촌 및 중소도시 지역이 쾌적한 생활공간과 저렴한 생활비 그리고 고소득의 일자리를 갖춘 곳으로 변화되면서 대도시의 창의적인 젊은이들이 쾌적한 삶을 찾아 운하 근방으로 이주하게 될 것이다.

 





















» 전택수 이명박 후보 자문교수
이상은 결코 허황된 꿈이 아니라는 것을 선진국의 성공적인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뉴욕주 북부 인구의 75%는 제조업 및 문화관광업 등이 산재해 있는 이리(Erie)운하 주변에 몰려 살고 있다. 독일의 바바리아는 알엠디(RMD)운하 건설 이후의 경제활성화로 독일 최고의 첨단산업지대로 부상했다. 또한 벨기에도 운하 주변에 많은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 대운하는 수도권에 대한 규제 대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통해 전국을 균형되게 발전시킬 최고의 정책이 될 것이 확실하다.

 

 

전택수 이명박 후보 자문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문화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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