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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 수질개선의 정답은 규제완화 아닌 규제개선

팔당호 수질개선의 정답은 규제완화 아닌 규제개선

[수도권의 젖줄 팔당호를 가다⑥] 경기도 광주 팔당수질개선본부를 찾아서

입력 :2006-11-30 17:23:00 백만석 (wildpioneer@dailyseop.com)기자

지난 7월1일 제4기 경기도 민선도지사로 취임한 김문수 지사는 3일 후 수도권규제·교통망·뉴타운·팔당호 등 도내 4대 주요현안과제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테스크포스팀(TFT)을 출범시켰다.

이미 오래전부터 경기도가 수도권에 대한 각종 불합리한 규제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왔고 뉴타운 사업 역시 전국적 관심사안이다. 반면 팔당호가 수도권 2300만명의 상수원이긴 하지만 경기도 4대 주요현안에 들어가야 할 만큼 급박한 사안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팔당호 주변 7개시군(가평군, 남양주시, 양평군, 광주시, 여주군, 이천시, 용인시)이 상수원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를 중첩적용받고 있다. 지나친 규제 때문에 계획적인 개발이 이뤄지지 못해 팔당호 주변지역에는 난개발이 행해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폐수오염물질은 더욱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1998년 ‘한강수계 특별종합대책’ 수립 이후 수질개선을 위해 수조원을 투입해왔음에도 불구하고 팔당호가 아직 2급수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팔당호 수질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데일리서프라이즈는 앞으로 8회에 걸쳐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인해 생기는 팔당호 주변지역의 난개발·수질오염악화의 폐해를 짚어보고 개발과 보전이 함께 이루어지는 현실적 대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 팔당상수원, 개발과 보전 모두 잡을 수 있나?
2. 팔당호급수높이기작전 ‘하수도 보급률을 올려라’
3. 오염기여도 16%···경안천 바뀌면 팔당호 바뀐다
4. 중첩규제, 오히려 난개발을 부추겼다
5. 수질오염 총량제, 왜 미루어지나?
6. 지자체 민선4기, 팔당종합대책위를 가다
7. 팔당주민대책위 정비발전지구선정 왜 요구하나?
8. 환경과 개발 어떻게 공존하나

“규제완화가 아니라 규제개선이다. 이제 규제완화란 말은 안 쓴다. 규제를 풀어달라는 게 아니라 여태까지 규제가 잘못돼왔기 때문에 고치자는 것이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광동리에 자리잡고 있는 팔당수질개선본부(이하 수질개선본부). 23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 수질관리를 책임지는 이곳에서는 엉뚱하게도 물보다 팔당호 주변지역 개발규제문제에 관해 더 높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발확대는 곧 오염증가’라는 일반상식에 비추어 볼 때 수질개선본부가 현 팔당호 주변 7개시군의 개발면적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직무유기이자 심하게 말하면 조직의 본말이 전도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 29일 경기도 광주 퇴촌면에 자리잡고 있는 팔당수질개선본부에서 만난 이한대 본부장. 그는 “규제를 해서 제대로 수질이 좋아진다면 이렇게 중첩규제를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합리적은 규제개선을 촉구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수질관리에 역점을 둬야 할 수질개선본부가 본래 업무와 별 상관도 없어보이는, 나아가 수질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개발규제개선에 왜 집중하고 있는 걸까? 이들은 오래전부터 수도권 규제 완화를 주장해온 경기도의 입장을 대변하는 하위조직에 불과할까?

이러한 질문을 9일 이한대 팔당수질개선본부장에게 물어봤다. 그는 지난 1975년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팔당호 주변지역 규제사례를 열거하며 잘못된 규제가 오히려 수질을 더 악화시킬 수 있음을 주장했다.

팔당호가 수도권 지역의 상수원 역할을 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75년. 그때 처음으로 팔당호 주변이 상수원 보호구역(158.8k㎡)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상수원 보호가 미흡하다고 여긴 정부는 82년 12월 광주시 전역을 포함하는 3838.2k㎡ 규모의 자연보전권역을 새로 지정한다.

그러나 90년 7월 다시 팔당 주변지역을 특별대책지역으로 선언하며 1권역 1248.9k㎡, 2권역 853.0k㎡의 규제지역을 설정한다. 이어 99년 9월 149.7k㎡ 규모의 수변지역이 또다시 지정된다.

이 본부장은 “규제를 해서 제대로 수질이 좋아진다면 이렇게 중첩규제를 할 필요가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규제개선과 수질정화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그 둘이 결코 다른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 다른 예로 경기도 여주와 강원도 원주는 맞닿아있으면서도 규제유무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이 본부장은 말했다. “원주에는 공업단지가 들어서고 인구도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여주는 공업단지는커녕 인구도 줄고 있다”고 그는 지적하며 “같은 한강수계이면서 행정구역에 따라 규제가 천지차이다. 계획적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수질개선도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주택 또는 공장의 면적규제가 결국 소규모 난개발을 가져오고 제대로 된 오수처리시설을 갖춘 산업단지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오폐수를 처리하는 소규모 공장들이 오히려 수질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

‘규제완화’를 위한 규제개선이 아니라 수질개선을 위한 ‘규제개선’이라는 게 이 본부장의 생각이다.

“환경규제는 강화하라. 다만 수질과 관련없는 규제는 폐지해야”

▲ 이춘구 팔당기획팀장. 그 뒤로 팔당수질개선본부 사무실과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이 보인다.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백만석 기자

“규제완화가 아니라 규제개선”이라고 강조한 수질개선본부의 이춘구 팔당기획팀장. 그는 규제개선의 뜻을 설명하기위해 고속도로의 비유를 들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최고속도제한을 시속 100km나 110km로 둬야 하는데 50km로 정해놨다고 보자. 그 이상으로 달리면 불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당연히 교통은 정체되게 된다. 따라서 고속도로 속도 제한을 미니멈으로 설정해놓으라는 것이다. 규제를 안 하자는 게 아니다. 면적제한을 풀고 오폐수처리시설 기준을 강화시키면 되지 않나.”

경기도 팔당주변 7개시군에서 요즘 최대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오염총량제에 관련해서도 이 팀장은 “오염총량제라는 건 엄청난 쇠사슬이다. 그것을 스스로 차겠다는 것이다. 대신 수질과 관련없는 필요없는 규제는 개선해야 한다. 환경관련 규제는 강화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규제개선에 대해 환경관련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조금만 시각을 달리하면 친환경적 계획적 개발을 할 수 있다. 지금의 난개발보다 낫다. 근거는 명명백백하다”고 반박했다.

환경부가 1998년 팔당종합대책을 내놓고 2005년 팔당호 1급수 실현을 목표로 추진해왔지만 결국 실패했고 올해에 다시 물관리종합계획을 통해 2015년까지 1급수 실현을 공언했지만 성공여부는 알 수 없다는 것.

98년 팔당종합대책 발표 후 수질개선을 위해 공식적 2조원, 비공식적으로는 4조원 이상 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1급수에 다다르지 못한 것은 결국 현 상태의 면적규제가 오염원을 많이 배출했다는 것이고 개선없이는 2015년도 마찬가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게 이 팀장의 주장이다.

이한대 “팔당 현지 실태를 알아야 제대로 된 정책수립”

▲ 수도권 2300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 전경 (자료사진) ⓒ경기도

하지만 수질개선본부가 단지 규제개선만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규제개선의 최종목표가 팔당호 1급수 실현인 만큼, 5대분야 16개대책을 세워 추진 중이다.

팔당호 유입비율은 1.6%이면서 오염기여도는 16%에 달하는 경안천 수질개선사업, 전국평균보다도 낮은 팔당주변지역 하수도보급률 제고, 환경공영제 강화, 오염총량관리제 시행에 따른 대비대책 강구, 팔당호 주변 수질오염행위 감시용 CCTV 설치, 오염원조사를 통한 자료통합관리체제 구축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하지만 4개팀 37명, 청원경찰 15명의 힘으로 팔당상수원 전체를 총괄하기엔 인력과 예산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하수도 보급과 같은 시설문제는 결국 예산이 관건이다. 국고지원의 비중이 높을수록 필요한 예산을 제 때 지원받기 위해 더 많이 뛰어야 한다.

더구나 9월20일 본부가 발족한 직후 국정감사와 행정사무감사 등을 거치면서 본업보다는 감사업무에 많은 시간을 뺏겨왔다.

직원 대부분이 수원, 분당, 안산, 부천 등 외지에 퍼져 있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신생조직이기 때문에 수질개선이라는 본업무를 위한 기초자료조차 많이 부족한 상태다. 따라서 직원들의 사기문제, 조직의 안정 문제 등 수질개선본부가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다.

이한대 본부장 역시 분당에 살고 있지만 출퇴근이 힘들어서 광주 초월읍에 작은 아파트 전세를 얻을 계획이다. 이 본부장은 “어디든지 초창기 멤버들이 고생한다. 수질개선본부의 경우 환경단체의 주시를 받고 있고 외부 민원도 많다. 어제도 행정사무감사 받느라 외부에 나갔다가 겨우 4시에 이곳으로 돌아와 점심으로 김밥 한 줄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팔당호 현지의 실태를 모르고 수질정화를 하겠다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 현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자신도 본부장으로 부임하자마자 학자들과 함께 팔당호 주요 지역을 3일간 걸으며 로드체킹(road-checking)했다.

이 본부장은 일괄적인 규제가 아니라 계획적이고 과학적인 물관리를 통해서만이 팔당호 1급수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일정 정도의 개발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친환경 개발을 꾀해야 한다는 것.

그는 “다양한 물관리 시스템이 존재하고 관련 학자들도 많다. 또 옛날처럼 하천에 오폐수를 무단 방류하는 일이 있으면 지역주민들이 먼저 고발을 한다”고 말하며 시대의 흐름에 맞는 수질개선정책을 촉구했다.

▲ 경기도 광주 퇴촌면에 있는 팔당수질개선본부. 기존의 상수원관리사무소를 확대 개편해 4팀 37명의 직원으로 재탄생됐다. ⓒ2006 데일리서프라이즈 백만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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