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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의 아름다운 공존 ‘메노르카 방식’

[동아일보]


오스트리아의 그로세 발서탈 지역에서 생산하는 치즈와 목재에는 특별한 인증마크가 붙어 있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전지역’에서 나온 제품이라는 뜻이다. 인증마크를 사용한 뒤 판매량이 30%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독일의 뢴도 생물권보전지역. 여기서 생산하는 유기농 제품에도 유네스코 인증마크가 붙어 전국의 호텔, 맥주회사, 식당에 공급되고 있다. 소비자는 이 마크가 있으면 믿고 산다.

● 환경파괴 최소화하면서 지역발전도 도모

올해로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전지역’을 처음 지정한지 30년이 됐다. 생물권보전지역은 경관이 뛰어나고 다양한 종이 서식하기 때문에 보전가치가 큰 생태계를 말한다. 생물권보전지역에서는 람사르지역이나 세계유산지역 등 다른 자연보호 구역과 달리 순수한 보전만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개발이 함께 진행된다. 물론 환경파괴는 최소화한다.

생물권보전지역에서 이뤄지는 개발의 일환이 바로 인증마크 사업이다. 그 지역에서 나는 농수산물, 생활용품, 관광상품 등에 인증마크를 달아 주는 것. 청정 환경에서 생산된 제품임을 인증해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어 지역 주민에게 경제적인 이득을 줄 수 있다.

유네스코는 1971년부터 ‘인간과 생물권 계획(MAB)’ 프로그램을 가동해 생물권보전지역의 지정과 관리를 총괄해왔다. 국내에서는 설악산과 제주도가 각각 1982년과 2002년 지정됐다. 유네스코 MAB한국위원회와 제주도청도 인증마크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달 23∼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제19차 MAB국제조정이사회가 열렸다. 이번에 러시아 볼가 강 유역 등 25곳이 추가돼 현재 생물권보전지역은 102개국의 507곳에 이른다.

유네스코 MAB한국위원회 심숙경 차장은 “제주도는 아시아태평양 섬과 연안의 생물권보전지역과 협력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신탁기금을 매년 5만 달러씩 6년간 유네스코에 내기로 했다는 내용을 이번 이사회에서 보고했다”고 밝혔다.

● 환경평가지표 100여 개… 한국은 고작 23개

이번 이사회에 초청된 스페인의 크리스티나 나르보나 루이스 환경부 장관은 “정부가 보전과 발전의 공존 방안을 모색하는 지역 주민들의 활동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베리아 반도 동쪽에 있는 스페인의 작은 섬 메노르카가 대표적인 곳. 1993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 섬의 주민과 과학자들은 자발적으로 ‘메노르카 사회환경관측소(OBSAM)’라는 단체를 조직해 개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지표를 개발하고 있다.

메노르카 지역정부 환경보호파트의 매니저 율라리아 코마스 씨는 “OBSAM이 개발한 평가지표는 자그마치 100여 개”라며 “이는 정부가 개발정책을 세우는데 과학적인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OBSAM의 평가지표 중 동식물, 특히 지역 고유종에 대한 항목은 매우 세분돼 있다. 최근 몇 년간 특정 고유종의 서식지 분포 경향, 개체 수, 이동경로 등 시간에 따른 생태계의 구체적인 변화를 자료로 축적해 놓는다.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이상돈 교수는 “한국의 경우 지역별 평가항목은 거의 없다”며 “공식 환경영향평가에 쓰는 평가항목도 전국에 일괄 적용되기 때문에 지역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환경영향평가의 평가항목은 23개뿐. 그나마 25년 전 환경영향평가를 시작할 때 미국에서 도입한 것을 계속 쓰고 있다. 동식물 항목은 종이 있는지 없는지 만을 주로 조사한다.

한국토지공사 환경교통처 안진회 팀장은 “최근 우리도 개발사업 시행 전에 주민참여기구(환경성검토위원회)를 만들어 지역 현황을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메노르카=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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