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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갈치·조기 새끼뿐, ‘밥도둑’ 씨가 마른다

[한겨레] 지난 7일 새벽 부산 공동어시장에서는 은빛 갈치 거래가 한창이었다. 이날 하루 3465상자 62t이 위판됐다. 하지만 이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2283상자 41t은 ‘풀치’라고 불리는 길이 20~30㎝의 어린 갈치였다. 올 들어 부산에서 위판된 1년도 안 된 어린 갈치는 모두 1만9천여t으로, 다 자란 갈치보다 1.8배나 많았다.


인천의 수협공판장에서도 요즘 한창 어장이 형성된 참조기가 넘쳐났다. 그러나 절반 넘게 굴비로 엮기도 힘든 20㎝ 이하짜리 어린 것들이었다. 다 자란 것들은 100상자 가운데 한두 상자꼴에 지나지 않는다.

식탁에 갈치나 참조기 등 우리 연안에서 잡은 생선이 오르지 못할 날이 머잖았는지 모른다. 우리나라 연근해의 갈치와 참조기 열 마리 가운데 아홉 마리 이상이 한번도 알을 낳아보지 못한 미성숙어일 만큼 재생산 능력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시험조업 결과를 바탕으로 9일 밝힌 연근해 주요 어종의 미성숙어 비율을 보면, 갈치가 99.1%, 참조기가 93.5%였다. 연근해 바닷속 갈치 백에 아흔아홉이 길이 25㎝ 이하의 어린 고기라는 얘기다. 참조기도 대부분 알을 낳을 수 있는 19㎝에 이르지 못했다. 삼치는 연근해 자원 모두 미성숙 개체(길이 78㎝ 미만)였다. 이 밖에 미성숙어 비율이 높은 어종은 전갱이 83.4%, 갯장어 74.2%, 민어과의 보구치는 73.4%, 참돔 62.3% 등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로 나타난 특징은 어업 생산량이 줄어드는 한편으로 고급어종과 큰 개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자료에도, 연근해 어획량은 1986년 170만t에서 지난해 110만t으로 떨어졌다. 어획물도 민어, 참조기 등 바다 밑에 사는 값비싼 저서어류에서 멸치 등 값싼 표층성 어류로 바뀌고 있다. 80년대 40% 수준이었던 어획물 중 성어 비율은 2000년대 들어 20% 아래였다. 특히 이런 현상들은 간척·매립과 오염이 집중된 서해에서 두드러진다.

양동엽 해수부 자원회복팀장은 “내버려 둔다면 앞으로 10년 뒤에는 연근해 어획량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어업기반이 상실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인천·대천/이정애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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