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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울진의 잘생긴 나무 다 모였네”

울진군, ‘울진의 명산 그리고 숲과 나무’ 발간

【울진】한국의 전통사회에서 산과 숲은 모둠살이를 규정하는 근간이다. ‘마을’이 사람살이의 역사문화적 집적체이자 지역문화의 원형이라는 점에서 산과 숲은 사람과 함께 마을을 이루는 초석이다.

일찍이 문화학자 웨슬리(Joseph Wessely)는 “문화 없이 숲 없고 숲 없이 문화 없다”고 역설했다. 문화가 인간 삶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이처럼 숲과 인간과의 관계를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말은 찾기 어렵다. 예부터 숲은 인간에게 다양한 가치를 갖는 대상이자 인간생명의 원천으로 여겨왔다.

특히 서양과 달리 동양에서 숲과 산은 물질적 이용의 대상이 아니라 생명적 보호의 대상이자 상존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외경심은 남다르다.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산과 숲은 모둠살이를 규정하는 근간이다. ‘마을’이 사람살이의 역사문화적 집적체이자 지역문화의 원형이라는 점에서 산과 숲은 사람과 함께 마을을 이루는 초석이다. 사진은 지난 2004년도 생명의숲본부로부터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울진 엑스포공원 솔숲'
시민의신문 남효선기자

한국의 전통사회에서 산과 숲은 모둠살이를 규정하는 근간이다. ‘마을’이 사람살이의 역사문화적 집적체이자 지역문화의 원형이라는 점에서 산과 숲은 사람과 함께 마을을 이루는 초석이다. 사진은 지난 2004년도 생명의숲본부로부터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울진 엑스포공원 솔숲’


전통 마을에서 마을숲은 곧 마을의 역사를 가늠해 주는 잣대이다. 흔히 민속학자들은 마을의 역사를 가늠할 때 마을숲이나 마을에 버티고 서 있는 노거수의 연원을 주요한 척도로 삼는다.

이처럼 숲은 특히 한국전통사회에서 사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물로 자리잡아 왔다.

마을의 곡절을 고스란히 담은 소중한 결과물










울진 서면 소광리의 '작은빛내(소광천)'와 큰 빛내(대광천)' 일대는 조선조에서 황장봉계로 지정하여 관리해 온 울진금강송(일명; 황장목, 적송)이 유일하게 군락을 이루고 자생하는 곳이다.
여의도통신 김진석기자

울진 서면 소광리의 ‘작은빛내(소광천)’와 큰 빛내(대광천)’ 일대는 조선조에서 황장봉계로 지정하여 관리해 온 울진금강송(일명; 황장목, 적송)이 유일하게 군락을 이루고 자생하는 곳이다.


최근 울진군이 펴낸 ‘울진의 명산 그리고 숲과 나무’는 울진 공동체를 이룬 주요한 축을 한자리에 모으고 또 이들의 연원을 세세히 기록했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고 또 소중한 작업으로 평가된다. ‘울진의 명산…’이 눈길을 끄는 것은 울진지역의 마을과 함께 성장하고 마을의 곡절을 고스란히 담고 있을 ‘울진의 산과 숲과 나무’를 하나도 빠뜨림 없이 기록물로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이는 순전히 ‘발품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이어서 더욱 더 소중한 결과물로 다가온다.

특히 이 책 구석구석에는 수 십 년간 울진의 산림유산을 어루만지고 가꾸며 생활해 온 임영수 군 산림과장과 김진업 담당을 비롯한 산림 공직자들의 자연유산에 대한 애정과 따뜻한 숨결이 물씬 묻어나와 읽는 이로 하여금 이들이 밟고 다녔을 소중한 문화유산 현장을 함께 다닌 것처럼 벅찬 감동을 느끼게 한다.

울진은 ‘산과 숲과 나무와 물’의 고장이다. 이는 ‘울진(蔚珍)’이라는 지명에서부터 확연하게 드러난다. ‘蔚’은 ‘무성하다’는 의미 외에도 ‘숲’의 의미를 함께 지니고 있어 이를 더욱 더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울진의 명산…’에서 볼 수 있듯이 울진의 마을 도처에는 마을의 모둠살이와 함께 해 온 마을숲과 노거수가 즐비하게 현존하고 있다.

울진에는 경관 빼어난 비보 ‘쑤’ 즐비

『동국문헌비고』나 『신증동국여지승람』따위의 고문헌 기록에 따르면 울진지방에는 당시의 우주관이나 세계관을 좇아 조성한 비보적(碑補的) 성격을 담은 마을숲(쑤, 藪)이 다수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천연기념물 제96호인 근남면 수산리 굴참나무 주변에 조성된 것으로 확인되는 ‘수산리 쑤’와 평해 월송정을 둘싸고 있는 ‘월송 쑤’, 울진읍 정림리 마을 앞에 조성돼 있는 ‘정림 쑤’, 평해 오곡리의 ‘오곡 쑤’ 등은 전통인문지리학인 풍수사상을 반영한 ‘비보 쑤’의 전형을 보여주는 마을숲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수산리 쑤’는 취운루(翠雲樓)가 있던 곳으로도 이름나 있다.

고려 말 대문장가인 관동별곡의 저자 안축(安軸, 1282-1348)이 이 곳을 찾아 「저 소나무들이 자라기를 기다려 정자를 여기에 지으면 그 운치가 한송(寒松), 월송(月松)의 두 정자와 서로 갑을이 될 것이라….성 남쪽에 새로 한 층루를 지었는데 나무심어 그늘 이루니 지경이 더욱 그윽하구나 정오의 해가 공중을 불태워도 붉은 빛 새어들지 않고 여름그늘이 난간을 둘러싸니 푸른 빛 흐르는 것 같은 것이…에전 보던 어린 소나무들 자라 이미 성장했는데 올라와 구경하니 옛날 놀던 일 감회깊구나」〔민족문화추진회, 신증동국여지승람 5권, 1996, 590쪽〕라고 읊었다.










울진 서면 소광리 '울진금강송 군락지'에 우뚝서 위용을 자랑하는 금강송. 이 소나무의 수령은 약 520여년으로 추정된다.
여의도통신 김진석기자

울진 서면 소광리 ‘울진금강송 군락지’에 우뚝서 위용을 자랑하는 금강송. 이 소나무의 수령은 약 520여년으로 추정된다.


이로 미루어 ‘수산리 쑤’와 ‘취운루’의 연원은 고려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곳은 특히 지난 해 성공적으로 치룬 ‘울진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가 펼쳐진 수산리 엑스포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는 ‘송림’은 19세기 초엽에 유실된 것으로 확인되는 ‘수산 쑤’의 잔존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05년도에 생명의숲국민운동본부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마을숲’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은 명산,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및 천연기념물, 보호수, 마을숲 등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울진의 명산과 마을숲, 노거수 모두를 수록해놓은 셈이다.

특히 이 책은 나무와 숲을 통한 울진지방의 문화사적 궤적을 더듬는 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울진지방에 현존하고 있는 마을숲과 보호수, 노거수에 대한 식생학적 특성을 낱낱이 밝혀 울진의 생태학적 특성을 밝히는데도 발품을 아끼지 않았다.

김용수 군수는 “사람은 산과 숲과 나무로부터 양식과 지혜를 얻고 그 속에서 신화와 시와 음악 등 문화를 일구며 산과 숲을 경외하고 애호하는 문화 속에서 살아왔다”며 “이 책이 울진군의 소중한 산림유산인 산과 숲과 나무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이를 가꾸고 보존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남효선 기자 nulcheon@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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